[청파 Note / 전도서 (1)]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2024. 6. 12. 10:56Note

20240613 청파교회 새벽설교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전도서 3장 9-12절> 

 

9. 사람이 애쓴다고 해서, 이런 일에 무엇을 더 보탤 수 있겠는가? 

10. 이제 보니,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수고하라고 지우신 짐이다. 

11. 하나님은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만드셨다. 더욱이,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하게 하셨다. 

12.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

 

 

전도서가 갖는 의미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전도서 3장입니다. <전도서>는 여러 지혜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혜문헌에 속하는 책으로는 성경에는 <잠언>, <전도서>가 있고, 성경 밖 외경에는 <집회서>와 <지혜서>가 있습니다. 그리고 몇 권의 <시편>(시 38; 49; 112; 127; 128; 133)과 <욥기>에도 지혜의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전도서>가 갖는 위치는 특별한데, 그 이유는 다른 전통적인 지혜서들에 비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지혜서들은 보통 사람이 선한 행동을 하게 되면, 하나님이 주시는 복과 은총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희망적입니다. 그러나 전도서가 말하는 지혜는 이러한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전도서는 미래가 희망찰 거라는 입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전도서가 결코 비관적인 지혜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도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겸손과 기쁨입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만물의 의미를 알고 계시고, 사람은 수수께끼와 같은 이 삶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겸손히 살아가되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을 기억하며, 현재에 집중해서 사는 것이 가장 큰 기쁨임을 알려줍니다.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오늘 함께 나눌 전도서 3장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먼저 전도서 3장 1-8절을 보면, 전도서의 저자는 모든 일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습니다. 허물 때가 있으면, 살릴 때가 있습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를 때가 있으면, 평화를 누릴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말은 삶을 통달한 사람이 할 법한 말입니다. 삶의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할 만한 말입니다. 사람은 어떤 일의 한복판을 지날 때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깨달음은 늘 사후적으로 오는 법입니다. 전도서의 저자는 지나고 보니, 삶에는 저마다의 때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인간의 삶이 늘 한결같으면 좋으련만, 삶이란 결코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낡은 건물을 새로 짓기 위해서는 이전의 건물을 허물어야 합니다. 사람의 관계도 비슷합니다. 관계가 어긋나고 삐걱거릴 때는 거리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관계를 허문다’라고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긋났던 관계가 회복되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우연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섭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람은 살다 보면, 뭔가가 허물어지거나 반대로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모든 경우가 마찬가지입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사랑할 때가 있으면, 미워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어떤 순간도 영원한 순간은 없습니다. 모든 상황은 유동적이고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남은 몫은 현재에 충실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한다

 

이어서 9-12절에서 전도서의 저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은 주셨지만, 그분이 하실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하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만약 사람이 자기 삶의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된다면,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해집니다. 그러나 사람은 결코 자기 미래의 일을 내다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은 주셨으나, 모든 것을 다 알 순 없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도서의 저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12) 삶의 우여곡절을 겪었던 전도서의 저자는 깨달았습니다. 삶이란 복잡해 보이지만, 매우 단순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순간순간 기쁘게 사는 것 그리고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삶의 전부임을 깨달았습니다.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고 지금, 현재에 집중해서 사는 삶이 가장 중요한 삶임을 그는 깨달았습니다. 

 

모든 행위는 심판받을 때가 있다

 

이어서 13-17절에서 전도서의 저자는 말합니다. “의인도 악인도 하나님이 심판하실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모든 행위는 심판받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17) 전도서 저자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기 마련인데, 의인과 악인도 곧 심판받을 때가 온다고 말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종종 느끼게 되는 것은 끝이 있음을 아는 사람이 참 현명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인생의 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모든 현실도 다 끝이 있음을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좋은 상황이든 그렇지 않은 상황이든 세상에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자만하지 말아야 하고반대로 깊이 절망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심판의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도서의 저자는 결국 사람의 행위도 평가를 받을 때가 온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세상의 마지막 때에 모든 것이 드러난다는 말일 수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사는 도중에도 자기 행위에 따른 보응을 받기도 한다는 말입니다.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때로 이성의 영역을 뛰어넘어서 발현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진실은 자신을 스스로 증명하기도 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세상에 영원히 드러나지 않고 감춰지는 것은 없습니다. 사람의 행위는 그것이 선한 행위이든 악한 행위이든 간에 언젠가는 드러나기 마련이고, 하나님의 심판은 다른 특별한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자기 행위가 드러남을 뜻합니다. 이 사실이 우리를 겸손과 희망의 길로 인도합니다. 

 

사람과 짐승에게 닥치는 운명은 같다

 

마지막으로 18-22절에서 전도서의 저자는 말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짐승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깨닫게 하시려고 사람을 시험하신다. 사람에게 닥치는 운명이나 짐승에게 닥치는 운명이 같다. 같은 운명이 둘 다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가 죽듯이 다른 하나도 죽는다.”(18-19) 전도서의 저자는 사람과 짐승에게 닥치는 운명이 같다고 말합니다. 그 운명은 바로 죽음입니다. 사람과 짐승은 다른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진실은 누구나 궁극적으로는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도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끝이 정해져 있기에 우울감을 갖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22)며 사는 게 중요합니다. 죽음 이후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이생에서 주는 선물도 중요한 법입니다. 그 선물은 보람, 의미와 같은 것을 말합니다. 

 

전도서 3장의 교훈

 

오늘 우리는 전도서 3장의 말씀을 나눴습니다. 전도서는 지혜서에 속한 성경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전도서가 다른 지혜서들과 갖는 차이점은 바로 회의적은 분위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전도서는 결코 비관적이지 않습니다. 전도서의 저자는 하나님만이 만물의 의미를 알고 계시고, 인간은 이 수수께끼와 같은 인생을 다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정직한 마음과 겸손한 마음 그리고 일상의 기쁨입니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삶이 유한하듯 모든 상황에도 때가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행함으로 주어진 하루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물 같이 주어진 오늘 하루에 충실히 임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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