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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삼킨별

<산티아고 에세이> Day 5. 보이지 않는 마음의 유대 Day 5. 보이지 않는 마음의 유대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 에스테야(Estella) : 5시간 (22.4Km) 어제 묵었던 마을을 빠져나오다보면 아름다운 다리 하나를 건너게 되는데, 이 다리의 이름은 마을의 지명과 같다. 마을의 이름이자 다리의 이름은 ‘푸엔테 라 레이나(Puente la Reina)’ 즉, ‘여왕의 다리’이다. 이 다리는 여섯 개의 아치로 이루어져있고 10-12세기 사이 유럽에서 유행한 로마네스크의 양식을 띠고 있다. 전해지기로는 11세기 나바라 왕국(Reina de Navarra)의 여왕이 순례자들을 위해 이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천년의 세월을 견디고도 여전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여왕의 다리.’ 이곳을 오가던 수많은 사람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 더보기
[에세이]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영화 에서는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게 행복이었다는 대사가 반복해서 나온다. 밤삼킨별 김효정씨는 어른이 되어가는 사람들을 일러 '슬픈 능력자들'이라 했다. 다음은 그녀가 했던 이야기들이다. 우리의 불행했던 기억은 겨우 찾아온 행복을 의심하게 한다. 이별을 통보받던 그날의 경험은 사랑을 고백받는 이 순간을 온전히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사랑은, 이별의 가능성 없이는 완전하지 않다는 것 또한 받아들여야 완벽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언젠가는 변할 것'이라는 변함없는 진실을 받아들이며, 있었던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전제가 된다. 이 능력자들은 아는 게 병이라 모르는 게 약이라 한다. 과거의 어떠한 경험들로 미래의 본질을 믿을 수 없다 하여 현재의 아름다움을 외면할 필요, 그 무엇이겠.. 더보기
20160110 주보 더보기
[에세이] 어둠이 짙게 드리운 새해는 밝았지만 여전히 어둡기만하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 떠오르는 해를 보았지만,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는 내 삶의 해는 여전히 떠오르지 않고 있다. 삶을 나누는 메시지를 준비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빛을 보는 사람이다.' 사실 이 말은 나의 고백이지만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어둠 속에 있는 나는 빛을 보기 어렵다. 길을 잃은 것만 같다. '절망' 속에서 헤어나올 방법을 모르겠다. 느지막이 집을 나서며 김기석 목사님이 선물해주신 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무슨 위로가 있기를 바라며 동네 카페에 나와 책을 펼쳤다. 요즘 나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질문들이 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 더보기
[에세이] 나만이 아는 길 잠에서 깹니다 지금 이 시간은 많은 사람들이 나른해질 시간일 겁니다 저는 그럴 즈음, 잠에서 깹니다 요즘 같이 추운 날에는 잠에서 깨도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하는 노동이란 이불속에서 세상 소식을 살피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이젠 정말 일어나야겠다, 싶으면 이불을 온몸에 싸매고 책상다리를 하고 20분 침묵을 합니다 해는 이미 중천에 뜬 그 시간 주섬주섬 점심을 챙겨 먹고 설거지와 집 바닥 청소를 하고 씻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하루의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것이 아무 일정이 없는 날의 하루입니다 근데 이런 날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기분이 괜찮은 날도 있습니다 어제 빡빡한 스케줄이 있었거나 어제 보람된 일이 있었거나 그날 저녁에 약속이 있으면 스스로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할 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