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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어둠이 짙게 드리운

 

 

 

 

새해는 밝았지만 여전히 어둡기만하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있구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 떠오르는 해를 보았지만,

내 마음을 붙잡고 있는 내 삶의 해는 여전히 떠오르지 않고 있다. 

 

삶을 나누는 메시지를 준비할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빛을 보는 사람이다.'

 

사실 이 말은 나의 고백이지만 나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어둠 속에 있는 나는 빛을 보기 어렵다. 

길을 잃은 것만 같다. '절망' 속에서 헤어나올 방법을 모르겠다. 

 

느지막이 집을 나서며 김기석 목사님이 선물해주신 <예수>라는 책을 집어 들었다. 

무슨 위로가 있기를 바라며 동네 카페에 나와 책을 펼쳤다. 

 

요즘 나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질문들이 있다.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김목사님은 <예수>라는 책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의 있음과 없음이 나와 내 주변에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 

아무리 되뇌어도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답이 없다고 하여 살기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답 없는 삶을 산다는 것, 어쩌면 그게 운명인지도 모른다(p20).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를 바라며 나는 또 이렇게 묻는다. 

'예수도 절망하셨을까?'

 

 

이 질문에 김목사님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눈물과 기도와 탄식, 그리고 고난이야말로 예수라는 존재를 탄생시킨 모태였다. 

그는 육체를 지닌 존재의 취약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었기에 구원자가 될 수 있었다. 

동시에 그는 절망이라는 실존의 조건에서 면제된 존재가 아니었다. 

'보냄을 받은 자'로서의 소명 의식을 품고 살기는 했지만 

부조리한 현실이 그의 확신을 뒤흔들어놓을 때가 많았을 것이다(p331).

 

그래, 예수도 그랬다는 말에 힘이 난다, 조금은.

그런데 그는 어떻게 그런 상황을 넘어 자신을 초월한 사랑을 하게 된 것일까?

 

그는 기도의 사람이었다고 한다. 

 

기도를 통해 상황이 바뀌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도는 기도자 자신을 변화시킨다. 

기도는 사물이나 사태에 붙박인 우리의 시선을 멀어지게 한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면 우리를 그토록 사로잡고 있던 문제의 크기가 달리 경험되듯이, 

기도는 하늘의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끈다(p333). 

 

또 그가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대면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너무도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절망에 쉽게 빠질 수 없는 법이다(p333).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절망할 수 없다(p335). 

 

그래, 나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적이 있는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예수가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던 다른 까닭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자기가 넘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시리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오래 절망하지 않았다(p335). 

 

 

 

난 요즘, 

목사가 되었지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지 갈 길을 잃은 것 같고,

사랑하는 인연을 만났지만 헤어진 후에 모든 것을 상실한 것만 같다. 

 

사랑하는 이에게 다시 다가가고 싶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 미래를 들고 어떻게 그녀에게 갈 수 있다는 말인가?

 

나에 대한 기대가 조금도 남아있는 않은 그녀에게 내가 어떻게 갈 수 있겠는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으며 무슨 표정을 지을 수 있겠는가?

 

그녀와 함께 꿈꿨던 소박한 삶의 미래가 없어지자 모든 것이 공허함뿐이다. 

 

난 그래서 신께 기도한다. 

내 문제에 사로잡혀 숲을 못보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그리고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게 해달라고, 

그리고 신께서 이렇게 무기력한 나에게 기대할 일이 남아 있는지를 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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