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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기도가 이런 걸까

할머니께서 생선 손질을 마치고 일어서시며 혼잣말을 하셨다. "아휴, 아부지. 다리에 근력을 좀 주셔유." 할머니는 여든이 넘어가며 평소 다리에 힘이 없어 일상을 불편해하곤 하셨다. 참고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할머니가 말한 '아부지'는 나도 어떤 대상인지 모르겠다. 


이 말을 무심히 듣고 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다. '기도가 이런 것일까?'


사실 우리가 가만히 앉아 팔과 다리에 힘(근육)을 달라고 기도하면 그 기도의 응답은 어떻게 오겠는가? 백날 가만히 앉아 이러한 기도를 드린다고 없던 힘(근육)이 생기는 건 아니다. 할머니를 한심하게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단지 내 기도를 돌아보고자 하기 위함이다. 할머니는 저 말씀 후에 부지런히 걷고 또 걸어 다니셨다. 


기도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다만 내가 계속 기도하는 건 정직한 내 마음이 무엇인지 톱아보기 위한 것이고, 내가 움직일 때를 알게 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난 요새 불가능한 일을 두고 기도한다. 내가 정말 바라는 게 무엇인지 몰랐다. 정직한 마음이 저기 어딘가 숨어 있었는데 나 스스로 그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나보다. 

나의 진실한 바람이 무엇인지 알게 된 이 때, 기도가 나를 움직이게 한다. 그래서 하나씩 그렇게 하나씩 해보려 한다. 


비틀거렸지만 꾸준하려고 애썼던 기도는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되었고, 그 기도의 축적물은 정직한 마음을 확인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instagram: http://www.instagram.com/ss_im_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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