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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내일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뛰는 심장이 멈추지 않습니다.
단지 기쁘고 설레여서가 아닙니다.
갑자기 찾아간 그곳에서 당신과의 만남이
마지막이 될까 두려워서 입니다.
당혹스러워하며 차갑게 반응할
당신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자꾸 가슴이 작아집니다.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웠습니다.
얼굴 마주보며 따뜻한 밥 한끼 하고 싶었습니다.
지나친 욕심인 것도 잘 압니다.
근데, 이렇게 혼자 가슴앓이 하느니
차라리 부딪쳐보고 싶었습니다.
용기를 냈습니다. 지나친 용기를 냈습니다.

그대는 요지부동일 겁니다.
나를 피하는 당신이 어쩌면 헤어진 연인들이
취해야 할 당연한 태도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3-4달을 보냈습니다.
어떤 연락도 하지 못했고
당신을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괜찮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을 비웃듯이 내 마음은
당신을 가슴 깊이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헤어졌을 때 당신이 선물한
<오자히르>를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 해가 뜨면
이제 몸을 일으켜야 합니다.
뛰는 심장에 굳어버린 몸을 일으켜야 합니다.
잘하는 행동일까요?
지금 이 정도 관계마저
끝나버리는 건 아닐까 두렵습니다.
생각이 너무 가득해
가슴이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오자히르>의 글귀를 가슴에 새기며
당신께 가보려 합니다. 참 미안합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영영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신이 오늘 내게 베푼 은총을
모두 살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은총은 쓰지 않고
보관해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더 평화로울 때 쓰자 한들
은총을 맡길 은행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축복들은 지금 온전히 쓰지 못하면
그것을 영영 잃게 될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 <오자히르>,  p.438

오늘의 은총을 살아내러 갑니다.
그것이 당신에게도 은총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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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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