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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

<산티아고 에세이> 새로운 모험이자 새로운 경험, '산티아고' 2. 새로운 모험이자 새로운 경험, ‘산티아고’ 우연이었을까 서서히 다가오는 필연이었을까? 아르주아(Arzua)에서 만난 캐나다 순례자 제이미와의 만남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었다. 만일 내 안에 있던 것들이 솟아 나오려는 것이었다면 그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순례가 끝난 자리에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콤포스텔라를 눈앞에 둔 그 시점에 갑자기 고민이 쏟아졌다. 마음의 불안을 낮추고 내적 평화를 누리고자 이곳에 왔는데, 이상하리만큼 목적지에 다가가면 갈수록 혼란은 가중되었다. 이 무슨 하늘의 장난이란 말인가. 차분히 마음을 들여다보니 나의 마음은 또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산티아고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다. 이대로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았다. 항공권을 연장해서라도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30. 여기 없는 이는 소용없다 Day 30. 여기 없는 이는 소용없다.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 페레이로스(Ferreiros) : 7시간30분 (29Km) 까미노는 미팅의 천국이다. 물론 남녀가 비슷한 의도를 가지고 만나게 되는 그런 즉석 만남의 미팅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다양한 만남(meeting)의 축제, 이것이 ‘길’이라는 뜻의 ‘까미노(Camino)’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이 길을 걸은 지 열흘 쯤 됐을 때였나? 땅만 보며 부지런히 걷고 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바로 앞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걷고 있는 게 보였다. 일본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던 그녀는 경상도 사투리가 매력적인 부산 아가씨 은경이었다. 처음 만났을 당시 우리는 아주 잠깐 함께 걸으며 가볍게 인사를 나눈 정도였다. 그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9. 지나간 모든 시간이 기적이었음을 Day 29. 지나간 모든 시간이 기적이었음을 베가 데 발카르세(Vega de Valcarce) – 트리아카스텔라(Triacastela) : 8시간 (32.6Km) 동트기 전 일어나 출발을 서두른다. 그리고 오늘은 일찍이 과일과 빵으로 배를 채워두기로 한다.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걷는 양을 줄이기로 한 정아는 느지막이 출발하기로 한다. 막 일어난 그녀와 기약 없는 만남을 뒤로한 채, 먼저 문을 나선다. 어제 일(Day.28)의 여파 때문인지 그녀와 함께 머물던 이층침대 사이에 어색한 기운이 감돈다. 감정이란 사람 몸에 오래 머무는 기운인가보다. 생장에서 받은 지도에 의하면, 오늘 높은 언덕을 오르게 된다. 크게 심호흡 한번하고 각오를 다지며 한발 한발 내딛어 본다. 드디어 가파른 산맥의 등장..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25. - Day 26. 다 식은 커피 같을 때가 있다 Day 25. - Day 26. 다 식은 커피 같을 때가 있다. 폰세바돈(Foncebadon) – 폰페라다(Ponferrada) : 7시간 (28.4Km) 1.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은 후 기분 좋은 출발을 한다. 어제부터 동행이 된 혜영이와 지영 듀오와 출발하는 시간은 달랐지만 늘 그렇듯 길 위에서 마주치면 함께 쉬었고 또 시간이 지나면 헤어지기도 했다. 간밤에 산 미구엘(San Miguel) 한 잔씩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다. 오해를 푸는데 진솔한 대화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십자가 형상이 나타났다. 어디서 봤더라? 산티아고 순례를 준비하며 TV나 책, 인터넷에서 자주 봤던 ‘철의 십자가’였다. 대부분 순례자는 이 ‘철의 십자가’에 ..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18. 단순함 속에 담긴 즐거움 Day 18. 단순함 속에 담긴 즐거움 카리온 데 로스 콘데스(Carrión de los Condes) – 테라딜로스 데 로스 템플라리오스(Terradillos de los Templarios) : 6시간30분 (26.6Km) 산티아고 순례가 주는 매력 중 하나는 ‘단순함’이다. 많은 사람이 입을 모으길, 순례를 하다 보면 내면의 혼란들이 잠잠해지고 차분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에겐 적용되지 않는가 보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질문에 까미노에서 얻은 갖가지 경험까지 더해져 혼란은 가중이다. 하지만 이전의 나의 모습과 달랐던 한 가지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났다. 혼란이라는 것이 그것을 경험한 자의 ‘유쾌함’만은 뺏어 가지 못했다. 어디를 가든 문제는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만큼은 달.. 더보기
<산티아고 에세이> Day 15. 내 고향은 어디인가 Day 15. 내 고향은 어디인가 호닐로스 델 카미노(Honillos del Camino) – 카스트로헤리스(Castrojeriz) : 5시간 (20.4Km) 카스트로헤리스로 향하는 길에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가 뜨거운 햇살은 가려줬지만 습기를 가득 안고 왔기에 땀이 억수로 흐른다. 그렇게 얼마나 더 걸었을까? 안개가 걷히니 길옆으로 난 빨간 양귀비꽃들이 길을 밝혀준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밀과 보리밭 사이로 작은 새 한 마리가 곡예를 펼치고 있다. 오늘은 또 어떤 소식을 전해주려 이토록 지저귀나, 기대가 된다. 어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 ‘물집’은 쉬었다 걸을 때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젠 휴식마저 신경 쓰인다. 그래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곳이 까미노이기에 이를 악물고 걸어본.. 더보기
홀로 떠난 제주기행 _ 1 처음 떠나는 혼자 여행이다. 여행은 홀로 떠나야만 한다던데,이제야, 이제서야 고독하고, 외롭겠지만 그래도 시작만큼은 산뜻하게 가보세.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 사진 따윈 찍을 틈이 없었다. 사실 찍고 싶었지만 몬 찍었다. 여긴 첫날 제주시에 묵었던 다. 하루 묵었던 6인실이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몹시 배가 고팠다. 제주하면 역시 고기국수를 먹어 줘야징!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 추천으로 에 가서 호로록! 예소담 벽면에 붙어 있는 글귀가 참 GooooooD 올레를 상징하는 두 가지의 색이. 여긴 제주시에 나름(?) 유명한 독립책방 이다. 여긴 제주시에서 나름 유명한(?) 소품샵 다.두 가게는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첫날 오후 늦게 움직였는데, 아쉬워서 걷고 또 걸어 까지 다녀왔다. 힘들었다. 무지 무지. 역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