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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2025년 4월 17일 목요일 / 고난주간에 더 한 고난들 "그러나 당신이 더 좋아하는 것은 종이로 출판된 옥스퍼드 사전이다. 책과 잉크의 냄새가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고, 한 낱말을 찾다가 다른 낱말에 한눈을 팔 수도 있으며, 책의 수택에 연구자로서 긍지를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전을 뒤적이다 피곤할 때는 그 두꺼운 사전을 베고 잠을 잘 수도 있다." (황현산, , 난다, 2024, p.83) '연세대 한국어 사전'의 편찬 위원이셨던 이상섭 교수님의 이야기다. 나는 그분을 알지 못하나 그분이 하신 이야기에 공감했고 재미를 느꼈다. 교수님이 하신 이야기는 두꺼운 사전에 관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분의 이야기를 종이책에 대한 호감의 표시로 읽었다. 나는 전자책 읽기에 여러 번 실패했고 또 책을 좋아..

Salon 2025.04.17

[청파 Note / 고난주간 기도회] 예수의 침묵

20250415 청파교회 고난주간 설교 예수의 침묵 1. 그들 온 무리가 일어나서, 예수를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다. 2. 그들이 예수를 고발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우리 민족을 오도하고, 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반대하고, 자칭 그리스도 곧 왕이라고 하였습니다." 3. 그래서 빌라도가 예수께 물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대답하셨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소." 4.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보니 이 사람에게는 아무 죄도 없소." 5.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주장하였다. "그 사람은 갈릴리에서 시작해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온 유대를 누비면서 가르치며 백성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6.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서 물었다. "이 사람..

Note 2025.04.16

[청파 Note / 요엘서 (1)] 피조세계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20250410 청파교회 새벽설교 피조세계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5-7절>  5. 술을 즐기는 자들아, 깨어나서 울어라. 포도주를 좋아하는 자들아, 모두 다 통곡하여라. 포도 농사가 망하였으니, 새 술을 만들 포도가 없다. 6. 셀 수 없이 많고 강한 메뚜기 군대가 우리의 땅을 공격하였다. 그들의 이빨은 사자의 이빨과 같고, 날카롭기가 암사자의 송곳니와 같다. 7. 그들이 우리의 포도나무를 망쳐 놓았고, 우리의 무화과나무도 그루터기만 남겨 놓았다. 나무 껍질을 다 벗겨서 그 줄기가 모두 하얗게 말랐다.  요엘서의 어려움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요엘서 1장입니다. 요엘은 예언서 가운데 세 장으로만 이루어진 짧은 성경입니다. 물론 (곧 다루게 될) 오바댜서 같이 한 장으로만 이뤄진 성경도 있습니다만,..

Note 2025.04.10

객관화

2025년 4월 5일 토요일 / 어제 탄핵 선고를 들었다. 울컥하였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지 못하기에 역사 속에서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한다. (...) '진정성'이 어떻게 정의되건 그것은 한 인간이 제 마음 깊은 자리에서 끌어낸 생각으로 자신을 넘어서서,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을 때에만 확보된다." (황현산, , 난다, 2024, p.79)  이 생각에 동의한다. 인생이란 남의 일로만 여기던 것들이 나의 일과 무관하지 않음을 차차 알게 되는 것이라는 말 말이다. 김연수 소설가가 한 이야기를 듣고 계속 맴돌았던 말이다. 그가 한 말의 전문은 이러하다. "어쩌면 인생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알지 못해서 몰랐던 게 아니라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모르는 척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

Salon 2025.04.05

악마

2025년 4월 3일 목요일 / 4.3의 아픔을 잊고 사는 나 "보들레르는 「너그러운 노름꾼」이라는 기이한 산문시를 썼다. 시인이 마귀들의 왕인 사탄을 만난 이야기다. 마음씨 좋은 늙은 귀족의 풍모를 지닌 마왕은 온갖 지식에 통달한 존재이며, 특히 인문학에 이르러서는 그 체계 하나하나가 어떻게 성립되어 어떻게 발전했는지 꿰뚫어 알고 있다. 이런 사탄도 단 한 번뿐이긴 하지만 간담이 서늘한 적이 있다. 어느 예리한 설교자가 '악마의 가장 교묘한 술책은 그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사람들에게 믿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말라'고 말했을 때였다. 이 말은 악이 늘 평범한 얼굴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들이 온갖 미명을 동원하여 받들고 있는 제도와 관습 속에 교묘하게 숨어들어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은..

Salon 2025.04.03

[청파 Note / 호세아서 (2)] 수고의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20250403 청파교회 새벽설교 수고의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십시오   12. '정의를 뿌리고 사랑의 열매를 거두어라. 지금은 너희가 주를 찾을 때이다. 묵은 땅을 갈아 엎어라. 나 주가 너희에게 가서 정의를 비처럼 내려 주겠다.'  호세아를 통한 경고의 말씀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호세아서 10장의 말씀입니다. 10장이 포함된 호세아서 4-14장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는 11장에 가서야 등장하기에 오늘 본문인 호세아서 10장에는 하나님의 심판 메시지만이 등장합니다.  오늘 우리가 다룰 이야기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1-8절과 9-15절입니다. 1-8절은 북이스라엘을 향한 메시지인데 여기에는 예언자의 경고 메시지가 등장하고, 9..

Note 2025.04.03

악독한 힘

2025년 4월 2일 수요일 / 함께 일할수록 가슴이 답답하다  "부지런한 보들레르 연구자이며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전문가인 막스 밀레르는 1960년 『프랑스 문학에 나타난 악마』라는 책을 출간했다. 상•하권을 합해 천 쪽 가까이 되는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그 연구의 동기가 제2차 세계대전의 참극에서 시작되었다고 쓴다. 그 끔찍한 집단적 범죄, 인간 행위의 일반적 척도를 넘어서는 악독한 힘의 폭발이 오직 인간의 의지와 능력으로만 이루어진 것일까. 인간의 내부에는 개인적 차원과 집단적 차원을 망라해서 어떤 알 수 없는 명령에 복종하도록 준비된 악덕의 심연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바로 이런 의문이 끊임없이 문학의 주제가 되어온 악마의 존재를 다시 검토하게 했다고 말한다." (황현산, , 난다, ..

Salon 2025.04.02

거친 말

2025년 4월 1일 화요일 / 갈등으로 마음이 무겁다  "청년기에 접어드는 학생들이 말에 가하는 폭력은 말과 자아를 함께 발견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고, 자기를 둘러싼 세상의 의미 체계를 은근히 깨부숴보려는 소심한 모험이기도 하다. 그것은 탓할 생각은 없다. 거친 말이 거친 심성을 만든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오히려 이미 거칠어진 심성이 그렇게 순화되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황현산, , 난다, 2024, p.62)  거친 말이 거친 심성을 만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미 거칠어진 심성이 거친 말을 발설함으로 순화될 수도 있다. 이때 '거친 말'은 나를 순화시키는 하나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참고 인내하는 게 좋은 것임을 안다. 스트레스를 받는 족족 남에게 털어놓거나 자신의 마음을 다..

Salon 2025.04.01

성공

2025년 3월 27일 목요일 / 할머니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도 전에 다른 장례가 쏟아지는 3월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예술가를 양성하는 학교에 다시 입학하던 날, 그 학교 총장 명의의 서신을 받았다. 어떤 재능을 지닌 사람이건 자신이 지원하는 기예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을 연습에 몰두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이었다. 이른바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자기 재능을 끌어내어 작품으로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이 시간은 하루에 열 시간씩 연습한다고 쳐도 얼추 3년의 세월에 해당한다. 내 경우에도 비평가가 되기 위해, 갖가지 지식을 쌓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게 알맞은 문체를 만들어내고 작품을 보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만도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어, 딸이 그 편지를 정성 들여 읽기를 바랐다...

Salon 2025.03.27

[청파 Note / 호세아서 (1)] 하나님이 바라는 것

20250327 청파교회 새벽설교 하나님이 바라는 것    6. 양 떼와 소 떼를 몰고 주님을 찾아 나선다고 하여도, 주님께서 이미 그들에게서 떠나셨으니, 그들이 주님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권위자들에 대한 심판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호세아서 5장입니다. 호세아서는 크게 두 단락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1-3장 그리고 4-14장입니다. 1-3장은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불신과 또 백성들의 불신에 대조되듯 하나님의 신실함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조가 혼인에 비유되어 등장했습니다. 4-14장도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사랑이 마치 대조되듯 등장합니다.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는 후반부에 등장하기에 오늘 우리가 다룰 호세아서 5장은 하나님의 심판 이야기만 담겨 있습니다.  호세아..

Note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