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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말

2025년 4월 1일 화요일 / 갈등으로 마음이 무겁다  "청년기에 접어드는 학생들이 말에 가하는 폭력은 말과 자아를 함께 발견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고, 자기를 둘러싼 세상의 의미 체계를 은근히 깨부숴보려는 소심한 모험이기도 하다. 그것은 탓할 생각은 없다. 거친 말이 거친 심성을 만든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오히려 이미 거칠어진 심성이 그렇게 순화되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황현산, , 난다, 2024, p.62)  거친 말이 거친 심성을 만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미 거칠어진 심성이 거친 말을 발설함으로 순화될 수도 있다. 이때 '거친 말'은 나를 순화시키는 하나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참고 인내하는 게 좋은 것임을 안다. 스트레스를 받는 족족 남에게 털어놓거나 자신의 마음을 다..

Salon 2025.04.01

성공

2025년 3월 27일 목요일 / 할머니를 잃은 슬픔을 달래기도 전에 다른 장례가 쏟아지는 3월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예술가를 양성하는 학교에 다시 입학하던 날, 그 학교 총장 명의의 서신을 받았다. 어떤 재능을 지닌 사람이건 자신이 지원하는 기예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을 연습에 몰두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이었다. 이른바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자기 재능을 끌어내어 작품으로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이 시간은 하루에 열 시간씩 연습한다고 쳐도 얼추 3년의 세월에 해당한다. 내 경우에도 비평가가 되기 위해, 갖가지 지식을 쌓는 시간을 제외하고, 내게 알맞은 문체를 만들어내고 작품을 보는 눈을 기르기 위해서만도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어, 딸이 그 편지를 정성 들여 읽기를 바랐다...

Salon 2025.03.27

[청파 Note / 호세아서 (1)] 하나님이 바라는 것

20250327 청파교회 새벽설교 하나님이 바라는 것    6. 양 떼와 소 떼를 몰고 주님을 찾아 나선다고 하여도, 주님께서 이미 그들에게서 떠나셨으니, 그들이 주님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권위자들에 대한 심판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호세아서 5장입니다. 호세아서는 크게 두 단락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1-3장 그리고 4-14장입니다. 1-3장은 하나님을 향한 이스라엘의 불신과 또 백성들의 불신에 대조되듯 하나님의 신실함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대조가 혼인에 비유되어 등장했습니다. 4-14장도 하나님의 심판과 하나님의 사랑이 마치 대조되듯 등장합니다.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 이야기는 후반부에 등장하기에 오늘 우리가 다룰 호세아서 5장은 하나님의 심판 이야기만 담겨 있습니다.  호세아..

Note 2025.03.27

문학과 예술

2025년 3월 25일 화요일 / 바람 부는 지독하게 따뜻한 봄 날씨  "그러나 문학과 예술을 비롯한 여러 문화적 제도의 역할이 요청되는 것도 그 지점이다. 문학의 언어는 고백의 언어이면서 동시에 토론의 언어다. 이를테면 시의 여러 기능 가운데는 방언을 떠나서는 표현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의 은밀한 구석에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그것을 공공의 언어로 표현하는 일도 포함된다." (황현산, , 난다, 2024, p.46)  황현산 선생은 말한다. 방언은 인간의 '원시적 감정이 담긴 언어'이고, 표준어는 사람의 '깊은 감정을 공공의 광장으로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는 언어'라고 말이다. 그래서 방언은 '고백의 언어'라 말할 수 있고, 표준어는 '토론의 언어'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개인화될 수밖에 없는 ..

Salon 2025.03.25

외로움

2025년 3월 23일 일요일 / 한국이 행복지수 58위란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왔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 속에서 외롭게 사는 언어라는 뜻도 된다. 외래어의 현명한 표기가 어느 정도는 그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겠다." (황현산, , 난다, 2024, p.42-43)  외래어는 외롭다. 외래어는 '파뤼'를 '파티'로, '워럴'을 '워터'라고 발음하는 것을 말한다. 어느 나라나 외국어를 외래어로 표시하는 그 나라만의 방식이 있다. 물 건너온 외국어는 자기 나라가 아닌 곳에서 사느라 수고가 많다. 그래서 외국어는 외롭다. 그런데 이 외국어를 덜 외롭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물 건너온 외국어를 정확한 외래어로 표기해 주는 것이다. 그러면 외국어의 표기와 발음을 두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는 사람 사..

Salon 2025.03.23

제거

2025년 3월 22일 토요일 / 따뜻한 봄날의 토요일 "흉악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폐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사형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나 같기에 우리의 패배를 증명하는 꼴이 된다. 게다가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흉악범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일상이기 때문이다." (황현산, , 난다, 2024, p.34-35) 1. 히어로물 영화도 좋아한다. 히어로물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악당을 무찌르는 영웅들의 압도적인 힘의 매력 때문이다. 서사에 이끌려 가다 보면, 악당에 대한 분노가 쌓이게 되고 그럼 그 악당을 제거해 버리고 싶은 강한 욕구가 올라온다. 그때 선인이라고 여겨지는 히어로가 나타..

Salon 2025.03.22

어려운 개념

2025년 3월 21일 금요일 / 봄 날씨와 미세먼지의 콜라보  "사후 세계를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보들레르가 생각했을 한 점 티끌도 없이 완전히 찬란한 어떤 빛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보들레르는 가난한 노동자들이 죽음 뒤에 얻게 될 휴식처를 상상했고, 동반 자살한 연인들이 죽음 뒤에 이루게 될 완전한 사랑을 꿈꾸기도 했다. 죽음 속에서만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적은 없다. 이 세상에서 그 빛을 볼 수는 없지만, 죽는 날까지 내내 시를 씀으로써 저 빛 속의 삶과 가능한 한 가장 가까운 삶을 이 땅의 우여곡절 안에서 실천하려고 했다."  (황현산, , 난다, 2024, p.32)  누군가에는 쉬운 개념일지 몰라도 내게 어려운 개념이..

Salon 2025.03.21

[청파 Note / 다니엘서 (3)] 밝은 어둠의 순간

20250320 청파교회 새벽설교 밝은 어둠의 순간    8. 나는, 듣기는 하였으나, 이해할 수가 없어서 물었다. "천사님, 이 모든 일의 결과가 어떠하겠습니까?" 9. 그가 말하였다. "다니엘아, 가거라. 이 말씀은 마지막이 올 때까지 은밀하게 간직되고 감추어질 것이다. 10. 많은 사람이 깨끗해질 것이다. 그러나 악한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악해질 것이다. 지혜 있는 사람들만이 이해할 것이다.   마지막 날의 환상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다니엘서의 마지막 장인 12장입니다. 다니엘서 12장에도 다니엘이 본 환상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12장의 시작은 ‘그때에’로 시작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그때’는 앞서 다룬 11:40의 ‘마지막 때’와 관련됩니다. ‘그때’는 바로 인간들이 서로 경..

Note 2025.03.20

좋은 복수

2025년 3월 16일 일요일 / 봄비가 내린다 "프랑스는 10세기에 극심한 종교 전쟁을 치렀다.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하루 동안에 학살된 3천 명의 위그노 신교도들을 포함해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그 전쟁에서 죽었다.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사를 강의하는 시간에 한 학생이 물었다. "이 사람들의 복수는 누가 해 줍니까?" 복수를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유럽에서건 우리 사회에서건 종교나 종파가 다르다고 해서 서로 죽이지는 않는다. 이것이 복수라면 복수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거대한 복수다. 그것은 바로 화해이면서 복수고, 복수이면서 화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대답이었다." (황현산, , 난다, 2024, p.26)  좋은 복수가 있을까. 없다. 그런데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좋은 복..

Salon 2025.03.16

여관집 밥상

2025년 3월 15일 토요일 / 런닝의 힘듦은 익숙해지지 않음  "호남 지방에 내려가 웬만한 식당에 들어가면 스무 가지 서른 가지 반찬이 그득하게 차려진 밥상을 받을 수 있다. 감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호남 사람들이, 비록 부잣집에서라고 하더라도, 일상적으로 그런 밥상을 차려놓고 먹었던 것은 아니다. 내 아버지 세대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런 차림은 일제 강점기에 목포나 군산 등지 미두장에 투기꾼들이 모여들면서 생겨난 여관의 밥상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 잔칫집 같은 데서 "이게 여관집 밥상인가" 하며 불평하는 어른들을 본 적이 있다. 차린 것은 많은데 먹을 것은 없다는 뜻이다." (황현산, , 난다, 2024, p.16)  10여 년 전, 진급을 밟느라 1박 2일 내내 교육을 받는 ..

Salon 2025.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