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6일 일요일 / 봄비가 내린다
"프랑스는 10세기에 극심한 종교 전쟁을 치렀다.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 하루 동안에 학살된 3천 명의 위그노 신교도들을 포함해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그 전쟁에서 죽었다.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사를 강의하는 시간에 한 학생이 물었다. "이 사람들의 복수는 누가 해 줍니까?" 복수를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유럽에서건 우리 사회에서건 종교나 종파가 다르다고 해서 서로 죽이지는 않는다. 이것이 복수라면 복수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거대한 복수다. 그것은 바로 화해이면서 복수고, 복수이면서 화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대답이었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26)
좋은 복수가 있을까. 없다. 그런데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도 좋은 복수 방식이다. 함무라비 법전에 담긴 이 동태 복수의 방식이 좋은 복수 방식이다. 과도함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는 또 다른 방식의 좋은 복수 방식이 있으니, 그것은 억울한 희생이나 억울한 죽임을 당한 이들의 그 억울함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나와 다른 것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들을 죽임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슬픈 역사지만 그런 죽임을 당한 이들의 그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황현산 선생은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거대한 복수'라고 말했다. 좋은 복수는 미련한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느리고 미련한 것들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경계 밖에서 생각할 줄 아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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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황현산
- 출판
- 난다
- 출판일
- 201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