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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2025. 4. 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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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 토요일 / 어제 탄핵 선고를 들었다. 울컥하였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지 못하기에 역사 속에서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한다. (...) '진정성'이 어떻게 정의되건 그것은 한 인간이 제 마음 깊은 자리에서 끌어낸 생각으로 자신을 넘어서서,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을 때에만 확보된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79) 

 

이 생각에 동의한다. 인생이란 남의 일로만 여기던 것들이 나의 일과 무관하지 않음을 차차 알게 되는 것이라는 말 말이다. 김연수 소설가가 한 이야기를 듣고 계속 맴돌았던 말이다. 그가 한 말의 전문은 이러하다. "어쩌면 인생이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알지 못해서 몰랐던 게 아니라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모르는 척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마음산책, 2014, p.191) 20대 초반의 일이다. 대학교 동기가 말끝마다 '객관적'이라는 말을 하는 게 그렇게 듣기 싫을 수가 없었다. 그때, 객관화라는 말의 비 객관성을 강하게 느꼈다. 객관성이 신뢰를 잃는 순간은 서로의 객관화가 충돌할 때나 혹은 그 객관화가 아무리 보아도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할 때이다. 그럼 참된 객관화는 가능한 일일까? 쉬운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이어오는 양극단의 가치 충돌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서로의 객관적 사실이 다르기에 견해가 좁혀지지 않는다. 결국 '객관화'의 '진정성'은 경험을 경유할 수밖에 없는데, 내가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알기 전까지 그 '진정성'이 확보되기는 너무 어렵다. 다가온 경험, 다가간 경험. 그리고 그러한 경험이 내 마음 깊은 곳을 뒤흔드는 또 다른 경험. 진정성은 거기서부터 출현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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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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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2013년 3월 9일에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끝나는 글을 담은 이번 산문집은 첫 번째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것으로, 첫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그 어떤 흐트러짐이나 곁눈질 없이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번역가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참혹하리만치 망가져버렸던 우리 정치사회의 면면
저자
황현산
출판
난다
출판일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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