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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그 음성이, 내 귀에 들리기를

20160306 쓰임교회 주일설교

 

그 음성이, 내 귀에 들리기를

 

<요한계시록 1장 10-12절>

 

10. 주님의 날에 내가 성령에 사로잡혀 내 뒤에서 나팔 소리처럼 울리는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11. 그 음성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네가 보는 것을 책에 기록하여, 일곱 교회, 곧 에베소와 서머나와 버가모와 두아디라와 사데와 빌라델비아와 라오디게아의 교회로 보내라."
12. 그래서 나는 내게 들려오는 그 음성을 알아보려고 돌아섰습니다.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저는 내일부터 10박12일 동안 성지순례를 떠납니다. 사순절 기간 중에 떠나는 성지순례가 순례 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일상을 떠난 자리에서 복음의 숨결을 느끼고 내면을 감싸고 있는 하나님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이 짧지 않은 여정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 성지순례는 성서 상에 ‘소아시아’ 즉 터키와 그리스로 갑니다. 그곳은 바울사도가 선교여행 했던 곳이기도 하고 계시록의 일곱 교회의 터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말씀 정하기를 고민하다 공부도 할 겸해서 일곱 교회의 터가 기록된 ‘요한계시록’으로 정해 봤습니다. 일곱 교회 이름을 살펴보고 이 교회들을 향한 요한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면 좋겠습니다.

 

요한계시록의 저자와 배경(조경철, 〈신약성서가 한 눈에 보인다〉. p376-377)


먼저 요한계시록은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여러 가지 상징적인 언어와 비유적인 형상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계시록만큼 해석의 오해 소지가 많은 본문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오해의 폭을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 요한계시록의 배경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계시록의 저자는 전통적으로 예수의 제자인 세배대의 아들 사도 요한으로 알려져 있으나, 문헌 자체로는 증명될 수 없는 견해입니다. 그래서 저자를 사도 요한이라고 부르기보다 예언자 혹은 선지자 요한(22:9)이라고 부르는 게 옳습니다. 그리고 계시록 기록 당시는 이미 소아시아 지역에 로마의 황제숭배가 강요되었고, 그로 인해 로마제국과 교회 사이에 심각한 충돌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로마의 도미치안 황제의 통치 말기에 해당되는 시기인데, 그렇게 본다면 요한계시록의 기록 시기는 대략 AD90-95년 사이로 볼 수 있습니다.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가 있던 도시에는 이미 황제숭배를 위한 수많은 기구들과 제도들이 있었습니다. 에베소의 황제숭배 신전에는 도미치안 황제 상이 세워져있었고, 버가모에는 제우스 신전이 도시에서 가장 높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계시록이 쓰여 졌던 당시는 사회⦁정치⦁경제⦁종교적으로 모두 로마황제 중심이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곱 교회에 관하여(위의 책, p380)

 

이제 일곱 교회의 이름과 일곱 교회를 향한 선지자 요한의 메시지를 살펴볼까 합니다. 그리고 그 교회들을 향한 요한의 메시지가 지금 우리의 교회와 각자를 향해 하나님의 어떤 마음을 전해주는지도 귀기울여보면 좋겠습니다.

 

사실 요한계시록에는 7이라는 숫자가 여럿 등장합니다. 일곱 교회, 일곱 봉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의 환상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서 7이라는 의미는 이렇게 접근이 가능합니다. 7은 성서에서 완전수입니다. 그래서 일곱 교회는 ‘모든 교회’를 의미하며, 나머지 일곱 봉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 등은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역사를 다스리고 계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을 염두 해두며 일곱 교회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등장하는 교회는 ‘에베소 교회’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요한계시록 2장 1-7절에 등장합니다. 에베소 교회에 주님은 손에 일곱별을 쥐고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는 분으로 등장합니다. 이 교회는 주의 일을 수고하며 잘 참았다고 칭찬을 받았지만 사랑이 식었다는 꾸중을 듣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촛대를 옮기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기는 사람에게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게 하겠다고 또한 하십니다. 여기서 이긴다고 하는 것은 로마황제를 섬기지 않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지키는 것을 말하는 것 일 텝니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교회는 ‘서머나 교회’입니다. 서머나 교회는 계시록 2장 8-11절에 등장합니다. 서머나 교회에 주님은 처음과 마지막이며 죽었다 살아나신 분으로 등장합니다. 이 교회는 가난하고 환란에 시달리지만 그 가운데 부유함의 의미를 알고 있기에 주님께 칭찬을 받습니다. 고난과 악마의 시험이 없지는 않으나 죽도록 충성을 다하면 생명의 면류관을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주께서는 그들이 자족하며 환란을 이겨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등장하는 교회는 ‘버가모 교회’입니다. 버가모 교회는 계시록 2장 12-17절에 등장합니다. 이 교회에서 주님은 날카로운 양날을 가진 분으로 묘사됩니다. 버가모 교회는 주의 이름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칭찬을 받지만, 발람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단자들이 있음을 두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래서 회개하지 않으면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칼로 싸우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기는 사람에게는 만나와 흰 돌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여기서 이긴다고 하는 것은 에베소 교회와 마찬가지로 로마황제를 섬기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한 신앙을 지키는 것을 말할 것입니다.

 

네 번째로 등장하는 교회는 ‘두아디라 교회’입니다. 두아디라 교회는 계시록 2장 18-29절에 등장합니다. 이 교회에 등장하는 주님은 눈이 불꽃과 같고 발이 놋쇠와 같은 분으로 묘사됩니다. 두아디라 교회는 행위의 훌륭함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오래 참음으로 칭찬을 받습니다. 그러나 예언자로 자처하는 이세벨이라는 여인을 용납한 것에 대해 크게 꾸짖으셨습니다. 그녀는 주의 백성들을 미혹하여 간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였습니다. 주께서는 그녀와 또 그녀의 가르침에 넘어간 이들이 회개하지 않으면 큰 환난을 당하게 할 것이며 자녀들 또한 죽게 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이기는 사람, 즉 주의 일을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민족을 다스릴 권세를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거짓교사의 훼방과 로마의 지배 하에서 굳건히 믿음을 지킬 것을 권고하고 계십니다.

 

다섯 번째로 등장하는 교회는 ‘사데 교회’입니다. 사데 교회는 계시록 3장 1-6절에 등장합니다. 이 교회에서 주님은 일곱 영과 일곱별을 가진 분으로 묘사됩니다. 사데 교회를 향해 주께서는 당신 앞에 살아있다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은 것이라며 다시 깨어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가르침을 지키고 회개하며 도둑같이 올 그 때를 잘 맞이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칭찬받을 일도 있습니다. 아직 자기 옷을 더럽히지 않은 사람 몇이 있는데, 그들을 향해 생명책에서 지워버리지 않고 천사들 앞에서 그들을 시인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깨어서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보고 느껴야 할 것들을 느끼기를 바라는 주님의 요청인 듯 보입니다.

 

여섯 번째로 등장하는 교회는 ‘빌라델비아 교회’입니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계시록 3장 7-13절에 등장합니다. 이 교회에서 주님은 거룩하고 참되신 분, 다윗의 열쇠를 가진 분으로 묘사됩니다. 빌라델비아 교회의 교인들은 비록 힘은 적지만, 당신의 말을 지키고, 당신의 사랑을 가르쳤으며, 인내하라는 말을 지켰기에 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기는 사람들은 하나님 성전의 기둥으로 삼겠다고 하십니다. 끝내 믿음을 지키는 사람을 늘 당신의 품에 품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마지막 일곱 번째 등장하는 교회는 ‘라오디게아 교회’입니다. 라오디게아 교회는 계시록 3장 14-22절에 등장합니다. 이 교회에서 주님은 아멘이시고, 신실하고 참된 증인이시고, 창조의 처음이신 분으로 묘사됩니다. 라오디게아 교회의 다음의 부분이 자주 인용되긴 하는데요, 라오디게아 교회는 행위가 차지도 뜨겁지도 않고 미지근하다하여 책망을 받습니다. 그래서 주께서는 그들을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열심을 내어 노력하고 회개할 것을 요청합니다. 누구든지 당신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그와 더불어 먹겠다고 하셨습니다. 당신을 향한 신뢰를 바탕으로 믿음의 행동을 할 것을 요청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라오디게아 교회의 문과 우리의 마음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칭찬받은 ‘서머나 교회’와 ‘빌라델비아 교회’(위의 책, p382)


일곱 교회의 소개가 좀 길었습니다. 정리를 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서머나 교회’와 ‘빌라델비아 교회’를 제외하고 모든 교회가 책망을 받았습니다. ‘에베소 교회’는 첫사랑을 잃어버렸음을 책망(2:4)받았고, ‘버가모 교회’는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교회 안에 있음에 책망(2:15)을 받았고, ‘두아디라 교회’에게는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용납한 것에 대해 책망(2:20)을 하셨으며, ‘사데 교회’에게는 살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죽은 행실을 하고 있음에 대해 책망(3:1)했으며, ‘라오디게아 교회’는 믿음이 차지도 덥지도 않은 미지근함 때문에 책망(3:15-16)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주님께서는 ‘서머나 교회’에게는 궁핍한 중에서도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지키고 있음을 칭찬(2:9-10)하셨고, ‘빌라델비아 교회’에게는 적은 능력으로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사탄의 회당을 물리치고 믿음의 승리자가 된 것을 칭찬(3:8-9)하셨습니다.

 

일곱 교회를 향한 음성이, 지금 내 귀에 들리기를

 

사랑하는 쓰임교회 공동체 여러분,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일곱 교회의 상황이 무척 다양했던 것을 우리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짧은 시간을 통해 모든 이야기를 우리의 몸과 마음에 담기는 어렵겠지만, 일곱 교회가 처했던 상황과 각 교회의 신앙여정들을 기억하시되 현재 나의 마음(신앙)의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당시 선지자 요한을 통해 주어졌던 하늘의 음성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교회와 우리 각자의 귀에 들리길 바랍니다.

 

오늘은 설교를 통해 간략한 교회의 소개와 상황을 나열했던 것이기에 본문과 깊이 만나기 위해서는 오늘의 본문을 다시 묵상하셔야 합니다. 일상의 작은 과제로 여기시고 일곱 교회를 자신의 삶에 잇대어 생각해보시고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여정 가운데 빛이신 주님이 함께 하길 빕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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