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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무엇을 바랐던 것인가?

20160228 쓰임교회 주일설교

 

무엇을 바랐던 것인가?

 

<이사야 55장 1-9절>

 

1. 너희 모든 목마른 사람들아, 어서 물로 나오너라. 돈이 없는 사람도 오너라. 너희는 와서 사서 먹되, 돈도 내지 말고 값도 지불하지 말고 포도주와 젖을 사거라.

2. 어찌하여 너희는 양식을 얻지도 못하면서 돈을 지불하며, 배부르게 하여 주지도 못하는데, 그것 때문에 수고하느냐? "들어라, 내가 하는 말을 들어라.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으며, 기름진 것으로 너희 마음이 즐거울 것이다.

3. 너희는 귀를 기울이고, 나에게 와서 들어라. 그러면 너희 영혼이 살 것이다. 내가 너희와 영원한 언약을 맺겠으니, 이것은 곧 다윗에게 베푼 나의 확실한 은혜다.

4. 내가 그를 많은 민족 앞에 증인으로 세웠고, 많은 민족들의 인도자와 명령자로 삼았다."

5. 네가 알지 못하는 나라를 네가 부를 것이며, 너를 알지 못하는 나라가 너에게 달려올 것이니, 이는 주 너의 하나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너를 영화롭게 하시기 때문이다.

6. 너희는, 만날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너희는, 가까이 계실 때에 주님을 불러라.

7. 악한 자는 그 길을 버리고,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주님께서 그에게 긍휼을 베푸실 것이다. 우리의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주님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실 것이다.

8.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너희의 길은 나의 길과 다르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9. "하늘이 땅보다 높듯이, 나의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다. 

 

 

 

‘우수(雨水)’를 보내고 있는 우리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마지막 만남이 작년 12월18일이었으니 대략 두 달 만에 다시 뵙는 것 같습니다. 아직 새해 인사를 못 드렸으니 새해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새해에도 복 된 삶들 사시기 바랍니다. 그간 어떻게들 지내셨는지요? 예배 마치고 찬찬히 얘기 나누면 좋을 듯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우리 모두는 ‘우수(雨水)’를 보냈습니다. ‘우수(2월19일)’는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2월4일)’과 동면하던 개구리도 깬다는 ‘경칩(3월5일)’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 하나입니다. 요즘 날씨를 보면 ‘우수’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뜻한 봄이 아직 오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우리 일상의 봄과 이 사회의 봄도 아직은 요원해 보입니다. 

 

약간의 긴장감이 필요한 사순절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 우리는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사순절 세 번째 주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여러분들은 일상에서 사순절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계신지요? 일부로라도 의식하지 않으면 매일 해야만 하는 일들에 파묻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약간의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긴장감이 우리의 흐릿해져버린 정신을 맑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사야서를 흐르는 두 개의 줄기: 깨우침(심판)과 은총(구원)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말씀은 <이사야서>입니다. 이사야서는 66장까지 있는 두꺼운 책입니다. 이렇게 긴 이사야서에는 두 줄기의 주제가 흐르고 있는데, 하나는 ‘심판’이고 다른 하나는 ‘은총(구원)’입니다. 이사야가 활동하던 시기에 남쪽 유다는 다섯 명의 왕이 통치를 이어갔고, 북쪽 이스라엘은 일곱 명의 왕이 교체되었으며 더구나 호세아 왕 때에 와서는 앗수르에 의해 나라까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BC 722년경). 그래서 이사야가 활동하던 당시는 국제 질서가 급격히 재편되고 국내외적으로 혼란스런 시대였습니다. (라이프 성경사전 <이사야> 참조)

 

사실 이렇게 본다면 당시 백성들의 삶이 혼란스러운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러한 백성들의 삶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 이들을 ‘심판’하시려 했다가 보다는 지난 시간들을 망각했던 백성들에게 깨우침을 주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 해두며 본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본문인 이사야 55장은 예언자를 통해 백성들에게 깨우침을 주고 난 이후, 하나님의 구원 혹은 은총을 전하고 있는 장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목마른 사람이나 돈이 없는 사람은 하나님께 나아와 어떠한 대가도 없이 포도주와 젖을 사라(1)고 말입니다. 대가를 치러도 제 몫을 받지도 못하는 일들에 왜 그렇게 열심을 내느냐고 꾸짖습니다(2). 오히려 하나님은 다윗과 맺은 언약을 상기시키고 영혼을 살리기 위해 자신에게 나아오라(3)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 이사야는 주님께서 늘 당신들 가까이 계셨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만날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아라. 너희는, 가까이 계실 때에 주님을 불러라. 악한 자는 그 길을 버리고, 불의한 자는 그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돌아오너라. 주님께서 그에게 긍휼을 베푸실 것이다. 우리의 하나님께로 돌아오너라. 주님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실 것이다(6-7).” 이사야는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을 잊었던 삶에서 돌이켜 다시 돌아올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나의 생각과 나의 길은 너희들의 것과 다르다. 

 

오늘 설교본문의 마지막 두 절은 많이 들어본 구절일 것입니다. 8-9절에서 이사야는 하나님의 마음을 하나님의 입을 빌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너희의 길은 나의 길과 다르다. 하늘이 땅보다 높듯이, 나의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나의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다(8-9).” 사실 이 두 구절이 오늘 본문 중에 여러분과 가장 나누고 싶은 구절이기도 합니다. 이 구절은 당시 혼란스러운 정세 가운데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위엄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시대가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혼란 속에 살아가는 지금 우리를 향한 그의 위엄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의 생각은 당시 백성들의 생각과 다르며, 그의 길은 당시 백성들의 길과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의 길은 백성들의 길보다 높았으며, 그의 생각은 백성들의 생각보다 높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여러분께서는 어떤 생각과 마음이 드시는지요? 있는 그대로 이 말씀을 수용할 수 있으십니까? 아니면 거부감부터 드십니까? 

 

어둠을 대면하는 시간, 사순절

 

저는 이번 사순절을 기도 중에 자신의 어둠을 대면하고 그 어둠 속에서 사랑으로 바라보시는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으로 잡았습니다. 하나의 흥미로운 시도로 삼아 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둠이란 나쁘고 없애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감싸줘야 할 것, 부드럽게 다뤄줘야 할 그 무엇을 말합니다. 이 어둠은 모든 사람들 내면에 있는 것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가기 위해 반드시 발견해야 하고 마주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어둠에 깊이 침잠하다보면 우리 안의 수많은 욕망과 상처, 아픔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저도 아직 내면의 깊은 어둠 속에 들어가 보진 못했습니다만, 이러한 어둠과 마주하다보면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다양한 욕망들과 만나게 됩니다. 그 안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주로 내 욕망을 들어주는 하나님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을 거쳤어도, 또 이것이 꼭 하나님을 위한 일이라고 여겨졌어도 어쩌면 그 바람마저 하나님의 뜻과 무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말 하나님의 뜻과 같은 것일까요? 그것의 이뤄짐은 하나님 또한 기뻐하는 일일까요?

 

정말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은밀함 중에 바라는 것이 정말 하나님의 뜻과 같은 것일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염려하지 말 것은 있는 그대로의 바람과 마음의 소원을 하나님 앞에 가져가도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그리 속 좁은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하나님의 뜻이 그분의 뜻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소원하는 것들이 나와 우리와 가족들에게 정말 좋은 것일지는 하나님만 아신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신뢰’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하나님이 계획하신 길은 내가 생각하는 길과 다를 수 있음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정말 내가 바라는 것들이 하나님도 바라는 것이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과연 무엇을 바라고 있었나?’ 이러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순절이 3주 정도 남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하나님 앞에 고요히 침묵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내면의 어둠을 응시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둠을 대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많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기에 인내심을 갖고 하나님 앞에 매일 머무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내가 바라는 것들이 정말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내가 바라던 것이 하나님과의 일치 외에 다른 무엇이었는지 분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지난하고 흥미로운 여정동안 하나님의 은총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기도 _ 사랑의 하나님,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반가운 얼굴들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버나움 속회원분들의 매일의 삶 속에 빛이신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게 하옵소서. 

 

저희는 지금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사순절은 우리 안에 드리워진 어둠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삼겠습니다. 이 어둠은 내쫓아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이것 또한 우리의 모습임을 인정하고 그 안에 숨겨놓은 당신의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 어둠 속에서 정말 내가 당신 앞에서 바라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시고, 그 안에서 가득 찬 사랑으로 기다리고 계시는 당신과 만날 수 있게 하옵소서. 그 건강함을 갖고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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