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파 Note

[쓰임 Note] 요셉과 마리아를 통한 구원의 초석

20161218 쓰임교회 주일설교

 

요셉과 마리아를 통한 구원의 초석

 

<마태복음 1장 18-25절>

 

18. 예수 그리스도의 태어나심은 이러하다.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나서,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서 약혼자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않으려고, 가만히 파혼하려 하였다.

20. 요셉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주님의 천사가 꿈에 그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네 아내로 맞아 들여라. 그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니, 너는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2.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주님께서 예언자를 시켜서 이르시기를,

23.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이다" 하신 말씀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24. 요셉은 잠에서 깨어 일어나서, 주님의 천사가 말한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25. 그러나 아들을 낳을 때까지는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아들이 태어나니, 요셉은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Lumix gx9 / 20mm]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

 

빛으로 오신 주님의 사랑이 여러분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오늘은 대림절 네 번째 주일입니다. 그래서 각 교회는 강대상에 네 개의 촛불을 밝힙니다. 쓰임교회는 절기에 맞춰 초를 밝히진 않지만 대신 대림절 기간 동안 마음의 초를 꺼뜨리지 않고자 노력했습니다. 왜냐하면 올해만큼 촛불이 가진 상징적 의미가 또렷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10월29일부터 시작된 촛불집회는 어제를 기점으로 여덟 번째 촛불을 밝혔습니다. 감춰져있던 어둠을 드러내고 몰아내기 위해 많은 이들이 광장으로 모였습니다. 

 

물론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시간을 두고 보아야겠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각 교회와 광장이 밝힌 촛불은 2천 년 전 이 땅에 오신 예수님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만듭니다. 가장 낮은 곳에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신 위대한 이 예수,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기다리는 이 절기에 과연 그 분의 오심은 오늘날 우리 일상에 어떤 의미를 건네주는지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요셉은 누구인가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말씀은 마태복음 1장 후반부의 말씀입니다. 매년 성탄절을 맞이하기 전에 한 번씩은 꼭 읽거나 듣게 되는 본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 본문은 감리교 교회력 절기에 주어진 하나의 말씀이지만 본문을 풀어가는 방식은 개인적인 도움을 받았습니다. 존경하는 선생님이자 성남에 오기 전 전도사 시절 잠시 몸담았던 교회인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의 글과 설교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론 직접 지도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도움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옳은 것 같아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문의 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태복음 1장 후반부의 말씀은 우리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8-19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표준 새번역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태어나심은 이러하다.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나서,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서 약혼자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않으려고, 가만히 파혼하려 하였다(18-19).” 우리는 예수의 아버지 이름과 직업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요셉이고 그의 직업은 목수(막 6:3)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것 이상을 생각해보지 않게 됩니다. 교회 역사에서 요셉은 오랫동안 중요 인물로 취급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요셉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는 성경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요셉과 마리아가 약혼만하고 아직 함께 살기 전인데, 마리아가 아이를 갖게 된 걸 요셉이 알게 됐다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아마도 이 말을 전한 저자의 의도는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자 마태는 마리아가 어떻게 아이를 잉태하였는지 일체의 설명 없이 그저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고만 말을 합니다. 사실 이 대목은 지금의 우리가 읽어도 당혹감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수의 탄생 설화와 요셉의 위대함

 

김기석 목사는 다음의 이야기를 통해 ‘예수 탄생 이야기’를 ‘건국 신화’와 비교하며 우리의 이해를 돕습니다. 세계의 여러 건국 신화는 나라의 시조나 영웅들이 거품이나 알에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로마를 세운 쌍둥이 형제는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고 합니다. 대개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이들은 자기 스스로 시조이기에 아버지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사실도 그런 건국신화의 맥락에서 볼 수도 있지만 그러나 여기에는 조금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로마제국이 통치의 편이를 위해 황제들을 신화화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을 신으로 만들었다는 말입니다. 옥타비아누스가 분열되었던 로마를 통일하고 지중해 세계의 지배자가 되자, 로마의 사제 계급들은 이 옥타비아누스가 어머니 아티아와 아폴론 신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말했습니다. 황제는 그로써 신의 아들이라는 호칭을 얻게 된 것입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을 로마 제국의 강압적인 통치와 대비되는 새로운 질서를 가져온 신적 존재로 소개하기 위해 생물학적 아버지를 지우고 있습니다.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말이 갖는 중요성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복음서의 저자들이 만일 예수를 신화화하고자 했다면 그 의도는 아마도 힘, 권력, 물질과는 반대되는 ‘섬김과 사랑이 중심이 되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처음부터 예수의 아버지 요셉은 지워진 존재였습니다. 19절의 본문은 요셉을 일러 ‘의로운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의로움은 19절 후반부에 드러납니다. 여러분, 한번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약혼한 자신의 아내가 임신을 했습니다. 동침하기 전 아이를 가진 마리아를 볼 때 그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배신감에 치를 떨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감정을 마리아에게 쏟아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약혼자인 마리아에게 부끄러움을 주지 않으려고, 가만히 파혼하려 했다고 오늘 본문은 말하고 있습니다. 김기석 목사는 이런 요셉을 일러 철저히 ‘타자 중심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쉽게 말해 이 말은 요셉은 본인 스스로를 중심에 두지 않고 상대의 자리에 서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자기중심에서 탈피한 이 마음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초석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의 이름이 지닌 뜻

 

그런데 그런 요셉의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납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네 아내로 맞아 들여라. 그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니, 너는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20-21).” 여러분, 혹시 예수의 이름에 담긴 이름의 뜻을 아시는지요? 저도 이번 기회에 다시 배웠습니다. ‘예수’의 이름은 사실 구약에 등장하는 이름인 ‘여호수아’의 축약 형태인 ‘예수아’를 그리스식으로 음역한 것입니다. 

 

단어가 변형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라 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쉽게 말해 이런 말입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여호수아’라는 이름과 같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라는 이름의 뜻이 ‘주님께서 구원하신다.’이기에 ‘예수’의 이름의 뜻도 동일합니다. 천사가 말한 ‘그 아이가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라는 말은 예수라는 이름에 대한 부연 설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 마태는 이 일이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관한 것임을 입증하기 위해 이사야서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이다(23).” 예수님은 곧 임마누엘입니다. 임마누엘은 곧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말과 같습니다. 정리해본다면 이 말은 곧 예수와 함께 한다는 것은 하나님과 함께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인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행적은 곧 하나님의 뜻이자 하나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꿈에서 깨어난 요셉은 천사의 말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고 후에 마리아를 통해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습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

 

여러분께서는 요즘 일상에서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경험하며 사시는지요. 우리는 주로 언제 주님을 찾게 될까요?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본다면 우리는 기쁘거나 즐거울 때보다 힘들고 슬플 때 주님을 더 찾게 됩니다. 그럴 때 사람의 마음에 헛헛함과 빈 공간이 드러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혹시 요즘 여러분들의 마음은 어떠하십니까? 괴롭고 힘겨운 분계십니까? 혼자 된 것 같아 쓸쓸하고 외로운 분계십니까? 

 

주님께서는 침묵하고 계신 듯 보이지만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주님께서는 그저 침묵하고 계신 것이 아니라 함께 괴로워하고 계십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다정한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며 이렇게 말씀하고 계실 겁니다. 일본인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 나온 한 대목입니다. “그대가 괴로워하고 있을 때 나도 곁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끝까지 나는 그대 곁에 있겠다.” 이 사실을 늘 기억하는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마리아를 통해 온 하나님의 뜻

 

오늘 설교는 요셉에 이어 마리아에 관해 짧게 짚어보며 마치려고 합니다. 성경에 마리아의 신분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진 않지만 각 복음서와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그녀는 1세기 팔레스타인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매일 고단한 일상을 살았을 것입니다. 평범한 하층민 삶의 상징인 마리아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신분을 가진 사람의 몸을 통해 인자(人子) 즉,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태어났다는 것은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가장 낮은 자의 몸을 통해 백성을 구원할 자가 태어났다는 이 사실이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짐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하나님은 가장 낮의 자의 모습으로, 낮은 자의 몸을 통해, 가장 낮은 곳에 오셔서 힘과 권력과 부의 상징인 로마는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보여주려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너무 과한 해석일까요. 

 

성탄을 기억하는 우리의 다짐

 

사랑하는 쓰임교회 성도 여러분, 예수 오심을 기다리는 이 절기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요셉이 하나님의 마음과 일치를 이뤄 마음을 다해 마리아를 사랑했다는 것과 또 마리아를 통해 임마누엘의 하나님인 예수가 이 땅에 오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예수의 탄생을 통해 끊임없이 낮은 자리와 낮은 곳으로 우리의 시선을 돌리라 말씀하십니다. 낮은 자리와 낮은 곳은 꼭 장소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 마음 깊숙한 내면일 수도 있고, 우리의 가까운 이웃과 가족을 가리킬 수도 있고, 이 추운 날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드는 이들의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우리의 마음이 가는 곳에 우리의 몸도 있길 바라실 것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않는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www.youtube.com

 

728x90
728x90

'@ 청파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쓰임 Note] 빛을 맞이하기 위한 어둠  (0) 2016.12.26
20161225 주보  (0) 2016.12.24
20161218 주보  (0) 2016.12.17
[쓰임 Note] 인내하며 소망하는 삶  (0) 2016.12.09
20161211 주보  (0) 2016.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