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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빛과 어둠 사이에서

20180107 쓰임교회 주일설교

 

빛과 어둠 사이에서

 

<창세기 1장 1-5절>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3.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

4. 그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셔서,

5. 빛을 낮이라고 하시고, 어둠을 밤이라고 하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하루가 지났다.

 

 

주현절에 나타난 예수의 행위 기반

 

평화의 주님이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오늘은 새해 첫 번째 주일입니다. 더불어 우리는 교회력으로 주현절 첫 번째 주를 맞이했습니다. 주님의 현현(顯顯)을 기념하는 이 ‘주현절’에 우리 모두는 주님이 하신 일을 기억합니다. ‘공현절(公現節)’이라고도 부르는 이 날은 복음서 기록의 밑바탕이 된 예수의 행적을 핵심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주현절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그의 삶을 집중 조명해보는 시간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각 교회는 이 시기를 맞아 예수의 삶을 세밀하게 살펴봅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예수의 구체적인 행적을 살펴보기 이전에 창세기 말씀을 통해 그분의 행위 기반을 알아볼까합니다. 그 근거 중 하나라고 말씀드리는 게 더 정확해 보입니다. 좀 거창한가요? 다시 말해 예수께서 하나님 아들로서 어떤 선택을 하셨고 그 선택의 근거는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창세기 말씀의 ‘빛과 어둠’을 가지고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창세기>에 대한 우리의 이해

 

창세기는 여전히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한 성경입니다. 창세기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신앙의 넓이나 깊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께 창세기는 어떤 성경입니까? 그리고 여러분께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창세기는 여러분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창세기는 실제 발생한 사건을 사실 그대로 서술한 보고서는 아닙니다. 창세기는 하나님과 사람을 포함해 온 세계를 이해하는 ‘이해서’로 보시면 됩니다. 그렇기에 창세기에 기록된 말씀은 깊은 묵상이 필요합니다. 깊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창세기는 환상의 세계만 보여주는 그런 책은 아닙니다. 창세기는 인간의 구체적인 삶, 실제 삶에 대한 해석을 전해주기에 그만큼 사실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존재 목적이 된 세상

 

먼저 오늘 우리가 함께 살펴볼 본문이자 창세기의 첫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읽어드리겠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1).” 바로 이 창세기의 첫 구절이 그리스도인들을 신앙인으로 존재하게 하는 근거가 됩니다. 그렇기에 1절은 매우 강력한 힘을 갖습니다. 이 말은 제1성서인 구약성서의 근거이자 당시를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고백이기도 합니다. 묵직한 메시지로 창세기의 문을 연 저자는 2절부터 하나님의 구체적인 활동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그의 이야기를 더 따라가 보겠습니다. 

 

2절은 태초의 세상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읽어드리겠습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2).” 이 말씀을 들은 우리의 느낌은 어떠합니까? 무질서의 세계를 상상하게 됩니다. 아직 질서가 세워지기 전의 상태, 무(無)의 세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기에 혼돈(chaos)입니다. 하지만 태초의 세상에도 지금처럼 땅과 어둠, 물은 존재했지만 현재 우리가 직접 보고 느끼는 것과는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세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창조의 활동을 시작합니다. 왜 그러셨을까요? 이 질문이 참 중요하지만 무척 어렵기도 합니다. 이 질문이 왜 중요하냐면 이 물음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결정되고 더불어 그 결정이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깊은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경에서 정확한 답을 말하고 있진 않습니다. 말씀을 기반으로 약간의 상상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 이 ‘함께’라는 의미가 굉장히 중요해 보입니다. 하나님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함께, 더불어 살아갈 존재가 필요했고, 이 마음의 흐름이 곧 인간과 동식물 창조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싶으시죠? 그러니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나님의 창조물은 하나님 없이 살아갈 수 없지만 반대로 하나님도 하나님의 창조물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말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의 목적이 된다는 말입니다. 

 

심오한 세계로의 안내 ‘빛의 창조’

 

그래서 3절부터는 하나님께서 본인과 함께 할 피조물과 그들이 살 세상의 창조 과정을 보여주십니다. 3절을 읽어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3).” 2절을 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 없는 요소가 하나 보이는데 혹시 그것을 찾으셨습니까? 바로 ‘빛’입니다. 창조 이전의 세상은 땅과 어둠, 물은 있지만 아직 빛은 없는 세상입니다. 물론 빛의 창조가 그저 밤과 어울리는 하나의 어울림으로 창조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절의 빛은 우리에게 조금 심오한 질문도 던져줍니다. 그 근거가 다음 4-5절에 나옵니다. 

 

해당 구절을 읽어드리겠습니다. “그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셔서, 빛을 낮이라고 하시고, 어둠을 밤이라고 하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하루가 지났다(4-5).” 이 구절이 뭐가 심오한가 싶으시죠? 그 근거는 4절에서 하나님께서 빛을 보시고 좋았다고 하셨다는데 있습니다. 물론 방금 구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전혀 무리는 없습니다만 저는 여기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전형을 보게 됩니다. 

 

더 나은 삶으로의 선택 ‘빛’

 

그럼 여기서 우리는 ‘빛과 어둠’의 개념을 살펴볼까합니다. 먼저 태초의 세상은 빛이 없는 어둠만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둠은 하나님과 함께 머물고 있던 기본적인 속성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십니다. 그리고는 어둠에게는 전하지 않던 말씀을 빛에게 전하시죠. 뭐라고 하셨습니까? 그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빛 보다 어둠이 먼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악과 함께 머물고 계신 것은 아니기에 이 어둠은 하나님과 대립된 개념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방금 구절을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창조물들의 ‘삶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태초에 어둠이 하나님과 함께 있었기에 어둠은 하나님의 부재는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의 어둠도 하나님을 인식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어둠도 우리의 친구라도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빛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신 이 말씀을 두고 우리의 삶이 어둠보다는 빛 가운데 거하는 것이 더 좋은 것임을 알려준다고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이 말은 우리 삶은 매 순간 ‘선택’ 앞에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은 삶으로의 선택을 하라는 하나님의 그 가리킴이 빛이 들었던 칭찬의 의미인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빛’ 

 

사랑하는 쓰임교회 공동체 여러분, 우리는 매 순간 빛과 어둠 사이에 있습니다. 물론 반복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여기서 어둠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인식하게 하는 긍정적인 개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빛 가운데 거하길 원합니다. 왜일까요? 왜 빛 가운데 머무는 것이 더 중요할까요? 빛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낮 곧 아침은 새로움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하라는 것입니다. 요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힘을 우리에게 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주님께서는 실패해도 혹은 좌절해도 다시 일어설 것을 요구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 하셨고 또 함께 계실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을 늘 신뢰하는 여러분 되기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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