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 Note]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2015. 6. 21. 21:05Note

20150621 쓰임교회 예배 설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마가복음 4장 35-41절>

 

35. 그 날 저녁이 되었을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
36. 그래서 그들은 무리를 남겨 두고,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함께 따라갔다.
37. 그런데 거센 바람이 일어나서, 파도가 배 안으로 덮쳐 들어오므로, 물이 배에 벌써 가득 찼다.
38.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예수를 깨우며 말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39. 예수께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으시고, 바다더러 "고요하고, 잠잠하여라" 하고 말씀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고요해졌다.
40.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41. 그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서로 말하였다. "이분이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까지도 그에게 복종하는가?"

 

 

마가복음에 담긴 이야기

 

오늘 이렇게 쓰임교회 오신 여러분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었던 말씀은 마가복음입니다. 예수님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 중에 가장 먼저 쓰여 진 성경이 바로 이 마가복음이에요. 마가복음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냐면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아들이셨고, 또 그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하셨으며, 또 사흘 만에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래서 이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바로 ‘십자가’ 사건이에요. 그럼 이 마가복음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셨듯이 예수님을 믿는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그 길을 묵묵히 걷기를 바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고물에서 주무시는 예수님

 

오늘은 이 마가복음 가운데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긴 부분을 함께 읽었어요.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그의 제자들과 함께 바다를 건너게 되었어요. 그런데 배를 타고 가던 중에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커다란 파도가 배 안으로 덮쳐 들어와서 배에 물이 차기 시작했어요. 이미 배는 아비규환이었어요. 제자들과 사람들은 배가 침몰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예수님은 어디 계신지 보이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제자들이 예수님이 어디에 계신가 찾아봤더니 배의 가장 아래층은 ‘고물’에서 잠을 청하고 계셨어요. 이 모습을 본 제자들은 급히 선생님을 깨우며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 우리가 죽게 되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으십니까?”

 

그러자 잠에서 깨신 예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람을 꾸짖으시고, 또 바다더러 “고요하고, 잠잠하여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은 그 순간 바람이 그치고, 모든 상황이 아주 고요하게 된 것이에요.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라고 말입니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무리의 사람들은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바다까지도 그에게 복종하는가?”라고 수군거렸습니다.

 

바다라는 일상을 살아가며

 

사실 이 성경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마가복음의 저자가 이 말씀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씀을 이렇게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바다’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거센 바람과 파도’는 평범한 일상에 틈을 내는 크고 작은 일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제자들이 함께 탔던 ‘배’는 우리의 ‘신앙’, 혹은 ‘믿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물론 신앙과 믿음은 구분 지을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설교 가운데 이를 논하진 않겠다). 그리고 배에 탄 ‘제자들과 사람들’은 우리 모두를 가리킵니다.

 

우리는 바다라는 일상을 살아갑니다. 바다는 그 모습도 다양하고 또 그 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들과 일들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즉 우리의 일상은 바다와 같이 이처럼 다양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반드시 어려운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누구도 이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삶에 거센 바람과 파도가 치는 순간을 가리킵니다.

 

중요한 건 바로 이 순간입니다. 하늘의 빛과 마주했던 사람들은 이 순간에 삶과 태도에 다른 결들을 나타내야 합니다. 그저 그렇게 몸과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성경 이야기에서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제자들조차 폭풍우 앞에 흔들립니다. 그래서 삶의 환란 중에 저희가 흔들리는 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제자들의 저러한 태도가 오히려 위로가 됩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따끔하게 꾸짖으십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하늘의 빛과 마주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이라는 배의 ‘키’를 예수님께로 향하고 그 ‘닻’을 예수님의 가르침에 내렸습니다. 그러한 고백과 믿음을 가진 우리의 흔들림 앞에 예수님의 질책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위기의 순간에 그 믿음은 금새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믿음이 있고 없고는 바로 삶의 어려운 시기에, 그 환란의 시기에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물론 사람들마다 위기라고 느끼는 부분이 다르기에 누군가의 믿음을 함부로 판단하고 재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 됩니다. 믿음에 관한 부분은 하나님과 자신의 1:1 관계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여러분, 지금 주님이 우리 내면의 깊은 곳에서 나를 향해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고 묻고 계시진 않습니까? 그러나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은 아주 가까이서 예수님과 삶을 공유했던 제자들의 믿음도 흔들렸다는 사실과 또 예수님은 제자들의 믿음 없음을 보시고 안타까워하셨지 벌하거나 정죄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입니다.

 

흔들리면서도, 넘어지면서도 그 믿음의 걸어가시기 바랍니다. 주님 앞에 가만히 앉아 도움을 구하십시오. 은총과 긍휼을 잠잠히 구하십시오. 삶의 위기의 순간뿐만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도 그리 사시기 바랍니다. 메르스 때문에 사람과 사람사이가 멀어지는 이 순간에도 신앙의 본질을 잊지 않으시는 여러분들 되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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