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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영화 ‘Youth’ 그리고 젊음

“저 산을 봐봐.
젊었을 때는
이렇게 모든 게 가까워 보여,
미래니까.

반대로 이렇게 봐봐.

늙으면
모든 게 이렇게 멀게 보여,
과거니까”

영화, <유스, Youth>
​​


영화는 젊음을 이렇게 비유한다. 망원경을 정방향에서 보면 멀리 있는 것이 가까워 보이지만, 거꾸로 잡고 볼 때는 가까이 있는 것마저 멀리 보인다. 영화는 젊음이란 무엇인지, 젊음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황을 여럿 연출한다. 그곳에서 발견한 젊음의 흔적 몇 가지를 기록해본다.

1. 용기, 감정, 체면: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는 하지만 며칠 째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는 부부. 결국 먼저 ‘용기’를 낸 부인이 아무 말 없이 식사 중인 남편의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은 묵혀왔던 ‘감정’을 터뜨리게 된다. 인생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던 두 부부는 ‘체면’을 버리고 담장을 넘어 사랑을 나누게 된다.

2. 육체(몸): 고급 호텔에서 테라피스트(therapist) 혹은 안마사로 일하는 한 젊은 여성은 자신은 해야 할 말이 별로 없다며 ‘몸’으로 느끼고 ‘몸’으로 말한다고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젊음을 잃은 사람들은 자신의 ‘몸’과 타인의 ‘몸’에 무관심하며 어떤 자극이 와도 대수롭지 않아 한다. 그렇지 않은 척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하다.

3. 새로움, 열망: 인기 남자배우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역할에 머물러 있다. 그는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다. 준비되지 못했다는 핑계만 대고 시간을 흘려보내다 무명시절의 역할을 알고 있는 한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움’에 자신을 내던진다. 그는 울분을 토하듯 이야기 한다. “당신의 열망과 내 열망을 말하고 싶어요. 너무 순수하고 불가능하고 비도덕적 열망을요. 우리가 사는 이유는 결국 그 열망 때문이죠.”

4. 솔직함, 감정: 영화계의 거장과 50년 넘게 일한 유명 여자배우는 그가 머물고 있는 호텔로 찾아와 다음 영화는 함께 찍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연인 같기도 하며 아주 오랜 친구 같기도 한 둘은 잠시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다 ‘솔직한’ 생각을 나누게 된다. 둘은 진솔한 생각과 감정을 감추지 않았고 이제 더는 당신과 함께 촬영할 수 없음을, 당신의 능력은 이미 한계에 부딪쳤고 과거에 머물러 있음을 말해준다. 다들 눈치를 보느라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오랜 친구는 ‘용기’를 내 ‘솔직히’ 전해준다.


영화 ‘유스(Youth)’는 색감이 무척 아름다운 영화다. 감독은 스위스의 어느 고급 호텔을 배경으로 ‘젊음’과 ‘늙음’이 어떻게 나뉘는지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유심히 그리고 반복해보지 않으면 놓칠 것들이 많은 영화다.

위에 언급한 것들 외에도 영화를 보다보면 ‘젊음’이란 과거에서 벗어나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 기존 규율에서 벗어나 경솔하게 행동하는 것, 환상을 깨드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용기를 갖는 것 등이 아닐까, 를 보여준다.

그렇기에 ‘젊음’은 용기, 감정, 육체(몸), 새로움, 도전, 솔직함, 미래, 경솔함 등을 간직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그래서 젊음은 나이와 무관하며 나이로는 젊었어도 이미 노년의 삶을 사는 이들이 있고 반대로 나이는 들었지만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 젊음을 유지하는 게 왜 좋으냐 묻는다면, 그 이유는 삶이 주는 다채로움을 경험하고 그로인해 생기 있는 삶, 한 마디로 진짜 즐거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motions are all we've got”
우리가 가진 것 중에 감정이 전부야.


내 속에 있는 것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작가야

문학과 여행 그리고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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