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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삶은 법정에 선 것 같다

 

“인간 세계에서는 정의(재판)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그 정의는 필연적으로 그러한 외관들만을 보고서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 정의는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거짓되고 억지이며 왜곡된 것입니다. 뫼르소라고 하는 ‘우리들에게 어울리는 단 하나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바는 바로 복음서가 말하는 ‘남을 재판하자 말라’인 것입니다.” 

 

로제 키요, <알베르 카뮈, 『이방인』을 다시 읽다> 中

 

그는 몇 마디 말을 더 건넨다.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인간의 정의와 사법만이 아니라고, 우리 삶 전체가 법정에 선 것 같다고, 도처에서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이다. 

 

<이방인> 주인공 뫼르소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거부의 자세를 취한다. 카뮈는 말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자기가 아는 것보다 더 말하는 것에 동의하는 것도 의미한다.” 

 

이렇게 사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소외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선택할 때라야 진실을 마주할 수 있으니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서로 옳다고만 여기는 세상에서의 평화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어렵지만 오래된 이 경구의 말이 우리 인식의 틀에 균열을 내길 기대해본다.  

 

“너는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에게 '친구야, 내가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줄 테니 가만히 있어라' 하고 말할 수 있겠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리해야 그 때에 네가 똑똑히 보게 되어서,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이작가야의 문학생활 (Lee's Literature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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