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광기와 죽음

 

"미쳤다는 건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해. 마치 네가 낯선 나라에 와 있는 것처럼 말이지. 너는 모든 것을 보고, 네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인식하지만 너 자신을 설명할 수도 구할 수도 없어. 그 나라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니까." 

 

"그건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느껴본 거예요." 

 

"우린 모두 미친 사람들이야,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문학동네, p.92

 

우리는 누구나 타인에게 설명하기 힘든, 설명할 수 없는 내 속의 무엇을 간직하며 산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중요한 것은 옳은 답이 아니라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반어법일 테다. 그런데 남들이 옳다고 여기는 것 중 대부분은 어떤 대단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지 않고 단순히 집단적인 욕망에 잘 들어맞으면 되는 것이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 하는 것, 사람들이 ‘당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어야 하는 것’을 사는 것은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이던가! 책은 자기 내부에 있는 '광기(狂氣)의 인식'과 '죽음의 인식'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하고 더불어 생기 있는 삶을 살게 할 거라며 넌지시 말을 건넨다. 

 

쉽게 털어 놓을 수 없는, 그렇지만 내 것일 수밖에 없는 어떤 '광기(狂氣)'와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죽음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죽음'의 자각이 우리를 다시 살게 만들 것이다. 신의 은총이 위험을 감내하는 모든 이들의 용기 위에 함께 하길.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