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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을 걸어 다니는 것은 신기하다. 나무도 돌도 모두 쓸쓸하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하니 모두가 혼자다.
나의 인생이 빛났던 날에는 세상의 친구도 많았었다.
지금 안개가 내리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 어둠의 의미를 모르는 자는 지혜롭다 말할 수 없으리라.
피할 수 없이 조용하게 만물로부터 떠나게 만드는 이 어둠,
안개 속을 걸어 다니는 것은 신기하다.
인생은 외로운 것! 아무도 남을 모르니 모두가 혼자다.
헤르만 헤세, <청춘이란 무엇인가>
넋 놓고 방심했더니 그 틈을 비집고 찬 바람이 가슴에 드리워졌다. 적적한 마음을 달래고자 이야기 나눌 육신의 벗들을 찾았지만 오늘 따라 모든 것이 허사로다.
며칠 전, 중고서점을 기웃대다 헤세의 책 한 권과 만났고 손에 들린 그 때의 그 책이 지금 이 마음에 새로운 꽃 한 송이를 피워냈구나. 우연히 길동무를 만났으니 참 기분 좋은 일이로다.
‘인생은 외로운 것, 아무도 남을 모르니 모두가 혼자로구나.’ 내 그래서 헤세 당신을 벗 삼았다만 그래도 이내 몸은 육신의 벗들을 더욱 그리워하고 있음을 그대는 알고 있을 것이오. ‘정신의 벗’ 또한 평생 함께 할 운명의 짝이겠지만 아직까진 ‘육신의 벗’을 격하게 사랑하고 또 만나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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