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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우리의 마음이 쓰이는 곳

20151220 쓰임교회 주일설교

 

우리의 마음이 쓰이는 곳

 

<히브리서 10장 5-10절>

 

5.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실 때에, 하나님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제사와 예물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입히실 몸을 마련하셨습니다. 

6. 주님은 번제와 속죄제를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7. 그래서 내가 말하였습니다. '보십시오, 하나님! 나를 두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나는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습니다.'"

8. 위에서 그리스도께서 "주님은 제사와 예물과 번제와 속죄제를 원하지도 기뻐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것들은 율법을 따라 드리는 것들입니다.

9. 그 다음에 말씀하시기를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습니다"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두 번째 것을 세우시려고, 첫 번째 것을 폐하셨습니다.

10.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써 우리는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평범한 일상의 위대성

 

이른 아침부터 강추위를 뚫고 이곳까지 오신 여러분을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시간이 정말 빠릅니다. 벌써 이번 주가 대림절 마지막 주고 다음 주는 성탄절입니다. 대림절을 맞아 여러분들은 어떤 날들을 보내고 계신지요?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나에게 와서 ‘요새 어떻게 지내?’라고 물어보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 합니까? 질문한 사람과 나 사이에 있는 시간 중에 ‘큼직한 일’을 골라 대답을 하곤 합니다. 물론 그 ‘큼직한 일들’이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을 채우는 중요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사실 그 ‘큼직한 일’보다 작고 사소하고 평범한 일들이 더 많은 일상을 채우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속회예배가 있고 나서 쓰임교회에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사실 저도 교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봐도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들이 더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 큼직큼직한 일들이 너무 없어도 그렇겠지만, 삶에서 그보다 더 중요한 시간들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다들 다재다능하셔서 바쁜 하루를 보내시겠지만 혹, 삶에 빈 공간이 느껴질 때 조금 전의 이야기를 기억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개종한 유대인들을 위한 서신, 히브리서

 

저는 대림절 넷째 주를 맞아 설교 본문을 두고 고민하다 히브리서 10장의 말씀을 고르게 됐습니다. 처음 말씀 준비를 할 때, 마음이 번잡하여 본문에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만 그래도 시간의 간격을 두고 말씀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이들이 항상 말씀의 바다에서 행복하게 헤엄치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이 벽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요새 저는 개인적으로 그 벽을 뚫어내느라 고생 좀 하고 있습니다. 

 

말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히브리서는 개종한 유대인 성도들을 위한 서신입니다. 히브리서가 쓰여 질 당시,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 출신 성도들이 동족 유대인들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었습니다. 본 서신은 저자로 지목되는 이가 수없이 많아 누구 한 명을 꼬집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중세 교부였던 오리겐(Origen)의 말대로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야말로 ‘하나님 한분만이 아신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저자가 정확히 누구이던 간에 히브리서는 개종한 유대인들을 위해 구약의 율법과 각종 제사들이 신약의 그리스도에게서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율법을 폐하신 예수

 

이러한 배경을 염두 해두고 본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의 입을 빌려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주님은 제사와 예물을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입히실 몸을 마련하셨습니다. 주님은 번제와 속죄제를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내가 말하였습니다. '보십시오, 하나님! 나를 두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나는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습니다(5-7).” 

 

예수께서는 하나님께서 제사와 예물을 원하지 않으시고 자신의 몸을 마련하셨다고 했습니다. 문맥의 흐름이 자연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 말씀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으로 향할 때 가지고 나오던 ‘예물’이나 죄 사함을 받기 위해 필요로 했던 ‘제사’보다 자신의 몸을 원하셨다는 것입니다. 

 

이어 예수께서는 구체적인 제사의 방식이었던 ‘번제와 속죄제’를 거론하며 정작 자신과는 무관하게 드려졌던 제사의 방식을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행할 수 있는 자신의 몸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율법을 폐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생겼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8절을 보면, 저자는 구약의 제사 방식들이 율법에 관한 것임을 확실하게 집고 넘어갑니다. 이어 9절에서 저자는 예수께서 주님의 뜻을 행하러 왔다고 이야기하며 율법보다 중요한 예수의 권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10절에서 예수가 하나님께 자신의 몸을 단번에 드림으로 우리 모두가 거룩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그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이 본문을 읽으며 우리는 무엇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까? 자신의 몸을 드렸던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예수라는 다리가 놓이게 된 것입니다. 

 

몸으로 살아내고 마음으로 헤아리고

 

오늘 이 히브리서의 말씀은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들을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을 두고 예수께서 오신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율법을 없애고 예수 자신이 하나의 법이 된 사건. 저는 이 새로운 법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잡아봤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과 자신 사이에 놓여있던 율법을 없애고 직접 자신의 ‘몸’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곧 하나님의 뜻이 되었습니다. ‘몸’을 통한다는 건 곧 우리의 몸이 담겨있는 ‘삶’을 통한다는 말일 것입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 혹은 하나님을 만나는 길은 우리의 몸을 드린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다는 것. 과연 이 하나님의 뜻, 하늘의 뜻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답을 ‘마음 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마음을 얼마만큼 쓰느냐에 따라 누군가를 알아가는 깊이의 높낮이가 달라지고, 또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의 이해의 폭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예수께서는 먼저 하나님의 뜻을 알고 나서 그 뜻을 몸으로 살아내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몸으로 하늘의 뜻을 살아내시기 전에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계셨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하나님의 마음, 하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 우리의 마음 씀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대림절을 보내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 씀이 필요합니다. 요즘 우리의 마음은 어느 곳에 가장 많이 가 있습니까? 영성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는 것입니다. 

 

혹시 요즘 마음 쓰이는 일이나 사람이 있습니까? 그 마음이 하늘이 주신 마음이라고 여겨진다면 우리의 몸을 움직여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마음이 쓰이는 그곳에 하늘의 뜻이 담겨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또 성탄을 기다리며 우리의 몸과 마음을 잘 보살피고 또 우리의 몸과 마음의 간격을 자꾸만 좁혀가는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지금 모든 교회는 대림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그리고 지금 우리의 삶에 예수께서 오신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예수의 탄생이 동화 속 이야기처럼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설레고 생동감 있는 사건으로 여겨지게 하옵소서. 

 

성탄을 기다리는 요즘, 우리의 마음이 쓰이는 곳이 주님의 마음이 머무는 곳이 되게 하옵소서. 사는 일이 바빠 주님과 멀어지지 말게 하시고 항상 우리의 마음이 주님의 마음과 맞닿을 수 있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창고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입니다. 말씀을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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