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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청파 Note / 에스라 (2)] 에스라의 감수성 20230622 청파교회 새벽설교 에스라의 감수성 3. 이 말을 들은 나는, 너무나 기가 막혀서, 겉옷과 속옷을 찢고, 머리카락과 수염을 뜯으면서 주저앉았다. 4. 그러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저녁 제사 때까지 넋을 잃고 앉아 있는 동안에, 그들은 포로로 잡혀 갔다가 되돌아온 백성이 저지른, 이렇게 큰 배신을 보고서, 나에게로 모여들었다. 5. 나는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로 앉아 있다가, 저녁 제사 때가 되었을 때에 일어나서, 찢어진 겉옷과 속옷을 몸에 그대로 걸치고,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들고서, 주 나의 하나님께 6a. 기도를 드렸다. 두 번의 귀환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라기 9장입니다. 에스라기는 우리에게 포로에서 해방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 더보기
[청파 Note / 기도] 8월의 기도, 5 자비하신 하나님, 빛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삶의 호흡이 가지런해지다가도 갖가지 현실의 벽 때문에 막막함을 느끼곤 합니다. 주님,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눈앞의 현실 때문에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긍휼에 힘입어 하루하루 살아가게 해 주십시오. 주님, 여전히 답답한 시절이지만 종종 기쁨의 소식이 들려옵니다. 한국의 대아프가니스탄 협력 사업을 도운 현지인 직원과 가족들이 세심한 배려를 받아 입국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설 땅을 잃어버린 이들이 불편을 겪지 않게 도왔던 그 손길들이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신실한 종을 기뻐하시는 주님, 작은 일에도 주님 주신 생명과 평화의 감수성으로 임하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더보기
[에세이] 가을비 그리고 물구덩이에 담긴 추억 어릴 땐 비오는 날 발견한 물구덩이가 왜 그렇게 반갑던지. 그 안에 발을 담그지 않으면 절대 그 길을 지나가선 안 될 것 같은 의무감에 발을 풍덩풍덩 담근다. 만약 그날 신은 신발이 장화였다면 흥은 더욱 주체가 안 된다. 물론 그로인해 빨랫감이 늘어난 엄마의 얼굴은 더 굳어갔지만. 어른이 되어가며 잃는 게 너무 많다. 신비함, 경외감, 놀라움이 갈수록 줄어든다. 삶의 모든 것을 그저 무덤덤하게 바라보는 것이 꼭 좋기만 한 걸까 생각해 본다. 슬라보예 지젝은 앞으로 맞이할 시대의 위험 중 하나가 새로운 것을 보며 놀라거나 경외감을 느끼는 일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오랜만에 가을비가 내린다. 길에 물구덩이가 생겼고 혹 신발이나 바지 끝단이 젖을까 신경을 곤두세워 피한다. 물구덩이에 올챙이는 없나, 혹시.. 더보기
[에세이] 뒤통수와 미용실 이발 할 때의 기준이 뒷머리의 길이가 된 적이 있다. 어느 날 뒷머리를 거울로 비춰보았는데 정리도 안 되고 보기도 싫어 곧장 미용실로 향했다. 지금 다니는 미용실로 옮기기 전, 마지막으로 갔던 동네 미용실 디자이너 선생님께 조금 전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뒷머리가 무슨 상관이냐며 사람들은 주로 뒷모습보단 앞모습을 보고 머리 자를 때를 판단해 온다고 했다. 나도 늘 그래왔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뜬금없이 뒷머리가 보기 싫어 미용실로 간 적이 있었던 것이다. 늘 당연하게 여겼는데 그날따라 디자이너 선생님의 대답이 새롭게 들렸던 건 왜일까. 사람이라는 존재가 본모습보다 겉으로 보여 지는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좀 서글프고 답답해서였을까. 사실 ‘앞모습’은 우리가 사람들 앞에 비춰지고 싶.. 더보기
[에세이] 살아보는 거다 자신을 향한 부정의 언어를 거두는 게 필요하다. 이 말은 스스로를 향한 자책의 언어를 육체의 고통으로 바꿨을 때 그 고통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 방금에 한 말이 한 가지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데, 그 때가 언제냐면 릴케가 말한 ‘당신의 일상이 너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경우’이다. 나는 책상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사랑은 뭐지? 신은 또 뭘까? 삶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거야? 생기를 잃은 셀프 탁상담론이다. 작가 이승우와 그리스인 조르바는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 토르의 뿅망치를 날린다. 이승우 작가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은, 사랑을 겪고 있기 때문에, 사랑이 그의 몸 안에 살고 있기 때문에, 즉 그가 곧 사랑이기 때문에 사랑이 무엇인지 물을 이유가.. 더보기
[에세이] 연락 얼마 전, 친구와 커피를 마시다 무심코 '넌 사람들한테 연락 자주 하잖아?'라는 그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발끈해 버렸다. 평소의 나는 먼저 연락을 잘 못하는 편이다. 누군가 내 연락을 받았다면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생각만하고 연락하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다. 왜 그 말이 기분 나빴을까, 생각해 본다. 사실 친구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들은 거 같긴 하지만, 쨌든 사람들에게 연락을 자주 한다는 그 말에, 평소 내가 고독과 외로움을 견딜 줄 모르는 나약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느낌을 받은 모양이다. SNS의 거짓된(!) 인간관계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사는 지인들보다 저 멀리 일본에 사는 H형, 호주에 사는 H님, 인도에 계신 J선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