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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에세이] 셔츠 오래전 헤어진 그녀가 선물한 셔츠가 눈에 띄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셔츠는 여전히 잘 버텨주고 있었다. 문득 빨래를 널다가 셔츠를 유심히 보게 되었고 옷걸이에 걸려 있는 셔츠를 보며 이별의 아픔보다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그 셔츠를 여전히 입고 있다는 건 몸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반대로 나의 몸이 그때 그 셔츠에 더 잘 맞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성숙함으로 상처를 줬던 그녀에 대한 반성 때문일까. 7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지금이 그때보다 더 성숙해졌다는 하나의 상징일까. 모르겠다. 셔츠에 잘 맞는 몸이 되었듯이, 이젠 누군가를 이해하는 그 이해심의 깊이가 더 깊어지긴 한 걸까. 사랑의 기억.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 더보기
[에세이] 슬픔의 힘 간밤, 우연히 보보의 를 듣게 됐다. 아니, 본 게 맞는 것 같다. 뮤비에는 故 이은주 씨가 등장했고, 90년대 감수성답게 짧은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었다. 노래 가사와 그녀의 연기력에 잠시 감탄을 하다가 그녀의 이력이 궁금해 검색해보았다. 은주 씨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25살이었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그 우울이라는 병이 자신을 죽음에까지 내몰 위험한 병인지 몰랐다고 그녀는 유서를 통해 말했다. 그 우울증이 언제, 어디서 온 건지 그녀의 몇 마디 말과 유서를 통해 추측할 뿐이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그 우울감이 시작됐는지 어느 누구도 알 길이 없다. 본인도 몰랐겠지. 그리고 결과는 .. 더보기
[에세이] 봄이 주는 감정 봄의 영향 때문일까. 따스한 기운이 주위를 감싸다 보니, 마음속 묵혀 온 감정도 꽃피울 준비를 한다. 봄기운에 기대어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려 본다. 규칙적이고 반복적으로 흐르는 일상. 그 일상에 조금의 균열을 내고 싶나 보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장소를 떠올리니 가슴이 일렁인다. 봄의 기운은 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꽃피우나 보다. 하긴 몸은 마음과 떨어질 수 없는 뗄 수 없는 사이. 설렘의 감정. 두근거림. 낯선 만남. 내 안에 새로운 감정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BibleSalon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www.youtube.com 더보기
[내가 경험한 단어] 정상 정상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지나치게 냉소적이거나 지나치게 무관심하거나 지나치게 기만한 상태 정상적인 상태란 교과서에만 나오는 그런 개념은 아닐까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JH(@ss_im_ho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89명, 팔로잉 168명, 게시물 428개 - JH(@ss_im_ho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기억의 저장소 : 네이버 블로그 개인적이지만 개인적이지 않은 공간 더보기
[에세이] 감정과 이성의 줄다리기 감정이 지나간 자리엔 찾아온다. 나른하고 평온한 게으름 또는 차분하고 맑은 정신이. 사강이 지나간 자리에 카뮈가 찾아왔고 이는 곧 파리가 가고 로마와 그리스가 찾아왔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인간을 온전히 다 받들지 않는다면 인간을 전혀 받들지 않는 것”이라는 카뮈의 말은 인간의 불안정한 감정을 그려낸 사강의 이야기까지 기꺼이 포용하는 듯했다... 더보기
[에세이] 느끼는 감정이 아닌, 목도의 감정 선생님 책장에 꽂혀 있던, 이미 오래전 선생님이 읽으셨던 카뮈의 책 한 권을 빌려왔다. 손때가 뭍은 책이기에 선생님이 줄 치신 흔적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랬다. 사시는 모습처럼 그는 그랬다. 평소 선생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처럼 끈기, 의지, 초인, 책무 등에 밑줄을 그어 놓으셨다. 삶의 방식을 재확인하고, 책이 건네는 말에 다시 한번 삶의 방.. 더보기
[에세이] 감정이 가진 힘 어떠한 감정이든 지나가기 마련이고, 어떠한 감정이든 되살아나기 마련입니다. 사람에게 감정의 지분은 꽤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감정은 참 힘이 세더군요. 그래서 가끔, 삶이 무료할 땐 그 힘에 기대 보기도 하는 거고요. 사강(sagan)이 그녀의 소설 에서 한 말에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세상 사람들이 가장 잘 나눠 가진 것은 상식이 아니라 감정이다.”라는 그 말에요. 이작가야의 이중생활 문학과 여행 그리고 신앙 www.youtube.com 더보기
[에세이] 돌보지 못한 감정 잠들기 전, 조금은 지친 몸을 이끌고 강변을 뛰었다. 숙면을 위해서였다. 돌아와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빨주노초파남보의 다채로운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가장 도드라진 감정은 분노였다. 가라앉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랬다. 돌보지 못한 감정은 이내 돌아왔다. 방심하고 있는 어느 순간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다리를 파괴하는 가자.. 더보기
[청파 Note / 성서학당] 사랑한다면 투쟁하라: 요셉 20191016 청파교회 수요 성서학당 사랑한다면 투쟁하라: 요셉 안녕하세요. 뜬금없는 질문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께서는 안 좋은 일을 겪거나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저도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중인데요. 잠을 자기도 하고, 자극적인 영화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뭘 먹기도 하죠. 그런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방법은 ‘생각과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고요히 머무는 것입니다. 20분씩 타이머를 맞추고 고요히 머무는 시간을 갖는데요. 대가들은 자주 내 안에 있는 ‘내적 공간’을 인식하라고 합니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그 공간에 주목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에도 비슷한 대목이 나오죠. “당신의 내면에는 당신이 매 순간마다.. 더보기
[기도] 7월의 기도, 5 사랑의 하나님! 오늘은 7월의 마지막 날이자, 여름의 한가운데 날이기도 합니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걸맞듯, 날씨가 종잡을 수 없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어제 낮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더니, 오늘 아침과 새벽에는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뜨거움과 시원함이 이 땅을 오가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요즘 우리의 마음이 이 장마와 같을 때가 있습니다. 즐거운 순간을 보내다가도, 때론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져 바닥에 가라앉은 기분일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과 감정이, 우리의 생각과 의지를 넘어서서, 곡예를 부리곤 합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때론 우리가 세상의 모든 이치를 아는 것처럼 살지만, 사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자신의 한계밖에 없음을 깨닫습니다. 요동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