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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쓰임 Note] 다시, 사랑

20190210 쓰임교회 주일설교

 

다시, 사랑

 

<누가복음 5장 1-11절>

 

1. 예수께서 게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셨다. 그 때에 무리가 예수께 밀려와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2. 예수께서 보시니, 배 두 척이 호숫가에 대어 있고,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서,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께서 그 배 가운데 하나인 시몬의 배에 올라서, 그에게 배를 뭍에서 조금 떼어 놓으라고 하신 다음에, 배에 앉으시어 무리를 가르치셨다. 

4. 예수께서 말씀을 그치시고,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대답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6. 그런 다음에, 그대로 하니, 많은 고기 떼가 걸려들어서,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었다. 

7. 그래서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자기들을 도와달라고 하였다. 그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히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9. 베드로 및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은, 그들이 잡은 고기가 엄청나게 많은 것에 놀랐던 것이다. 

10. 또한 세베대의 아들들로서 시몬의 동료인 야고보와 요한도 놀랐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뭍에 댄 뒤에, 모든 것을 버려 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자기애'를 좇는 일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하시길 빕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잘 돌보며 사십니까? 혹시 자신을 잘 사랑하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에리히 프롬의 책 <사랑의 기술>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프롬은 이기심과 자기애를 구분 짓는데,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는 주는 데서는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받는 데서만 기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자기애’와 ‘이기심’을 같은 개념으로 보곤 합니다. 그런데 프롬은 ‘이기심’을 ‘자기애’와 구분 지으며 이렇게 설명합니다. ‘순수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단순히 감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는 자의 성장과 행복에 대해 능동적 갈망을 하는 사람입니다. 말이 좀 어려운 거 같은데, 간단히 말하면 이런 말입니다. ‘자기애’를 잘 실천하는 사람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상대를 대하기보단 상대 안에 있는 능력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바라봐주며 그가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 관점을 자신에게도 적용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기심’과 ‘자기애’는 구분지어질 수 있으며 우리가 ‘자기애’를 좇는다면 그 일은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잘 사랑하는 일이 곧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사랑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잘 사랑하는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절박함이 만든 기적

 

그런데 우리는 매번 ‘자기애’적인 사랑을 기반으로 상대를 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육체를 입은 존재이기에 그렇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인간이란 끊임없이 뭔가를 추구하고 고민하고 흔들리는 존재이기 때문에 한결같음을 추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론 우리 안에 사랑이 메말라 버리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에겐 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저는 그 힌트를 오늘 본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5장 서두의 말씀을 보면, 아직 예수의 제자가 되기 전의 인물들 몇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누구입니까? 시몬 베드로와 세베대의 아들들이자 그의 동료인 야고보, 요한입니다. 

 

 

예수께서는 게네사렛 호수에서 무리를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계셨습니다. 근처에는 배 두 척이 있었고 어부들은 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을 하느라 예수의 말씀을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배 두 척 가운데 시몬 베드로의 배에 올라 그 위에서 다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을 전하던 예수께서는 갑자기 시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아라." 전날 허탕을 친 시몬은 예수의 말씀을 듣고 어리둥절해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의 말씀에 순종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우리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시몬은 절박했습니다. 단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해 며칠 혹은 몇 주 동안의 생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밤 경험으로 예수의 제안이 터무니없다고 여겼지만 아쉬울 것 없다는 마음으로 예수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많은 고기떼가 그의 그물에 걸려 그물이 찢어질 정도가 되었다고 성경은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까지 불러 그물 걷는 일을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예수의 말대로 해서 얻은 결과물은 호숫가에 있던 두 배에 고기가 가득 차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를 알아본 시몬 베드로

 

이 일을 직접 몸으로 체험한 시몬 베드로는 비로소 자신에게 이 일을 맡기신 이가 누구인지를 알아봅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누구이고 지금껏 무엇을 위해 일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는 상식에서 벗어난 일을 했습니다. 그는 절박했기 때문입니다. 불안정한 생계의 위기 속에 그는 늘 불안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자기 곁에 있는 분이 누구인지를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그는 그 순간 자신에게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리라고 제안했던 이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깨닫게 되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한 없이 연약하고 부족한 죄인임을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시몬은 예수를 향해 자신은 죄인이기에 자기로부터 떠나달라고 부탁합니다. 이 고깃배 기적을 목격한 이들은 많았는데, 그 중엔 시몬의 동료였던 야고보와 요한도 있었습니다. 시몬의 이야기에서 진정성을 느낀 예수는 그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시몬과 야고보, 요한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갔습니다. 

 

 

은총의 유입 통로, ‘고통’

 

쓰임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는 우리의 삶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무언가를 꿈꾸게 되고 또 머지않아 그 꿈이 좌절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도대체 삶에는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있다면 그 의미는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자기 내면에 많은 상처가 쌓이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그런 순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할 때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욕망이 좌절되는 순간은 매우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은총이 유입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시몬은 지난 밤 아무것도 잡지 못해 당분간 생계를 유지함에 불안과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런 절박함이 시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고 그 절박함과 간절함이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예수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했습니다. 그러자 어떤 결과가 일어났습니까? 단순히 두 배에 물고기가 가득 차는 기적을 기뻐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가 어떤 분인지를 알아차리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시몬과 이를 지켜보던 동료인 야고보, 요한마저 ‘사람을 낚는 어부’로써 예수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신뢰

 

여러분, 제가 말씀 서두에 ‘자기애’에 대해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자신을 잘 돌보고 자신을 잘 아낀다는 것은 곧 자신의 처지를 헤아리고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차린다는 것은 곧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내 안에 자신의 형상을 심어 놓으신 하나님에 관해 알아차리는 일과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우리는 늘 하나님은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그 사실을 삶에서 가깝게 느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을 잘 살피는 과정 속에 반드시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게 될 거라 봅니다. 절망의 순간에 하나님의 은총을 경험한 시몬처럼 우리의 삶도 가장 어두운 순간, 가장 어렵고 힘든 순간에 밝은 빛을 경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입니다. 어둠을 통해 빛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그 신뢰 말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살피기 위한 기도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무너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더 솔직하고 더 진솔하게 하나님과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그래서 사랑의 관계가 무너진 자리에서 언제든 ‘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합니다. 자신 안에 깃든 하나님의 사랑을 빛이 사라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서 발견해야 합니다. 반드시 거룩한 영이 우리 갈 길을 인도하실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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