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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믿음과 확신 사이

 

언제부턴가 믿음의 반대말이 불신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확신에 차고 여백이 없는 말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침묵은 늘어만 간다. 

 

오늘 선생님께서 언어가 가진 힘에 관해 다시 말씀해 주셨다. 어떤 사안에 관해 언어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사고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하셨다.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고, 타인을 어떻게 규정하며, 발생한 일에 관해 어떤 옷을 입히느냐에 따라 나도, 상대도, 상황도 전혀 달라질 수 있음을 느낀다. 

 

신앙생활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모호함과 불확실성을 견디기 어려워, 그리고 확신에 가득 차, 다른 누군가를 틀 속에 가두는 일은 더 큰 죄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기서 규정은 당연히 누군가를 향한 정죄의 언어와 적대의 시선을 말한다.

 

가슴이 먹먹하다. 예수께서 무너뜨린 담을 현대의 신앙인들이 다시 세우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다. 이제는 믿음의 반대가 불신이 아닌 확신의 시대가 된 것만 같다. 아니,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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