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흐르고 삶이 변한다는 사실은 멈춰 서서 과거의 시간을 돌아볼 때에라야 깨달아진다. 월요일 늦은 오후. 약속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자주 가던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안에 머물며 변하지 않는 시간에 관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걱정에 가까운 생각들.

이렇다 할 문제없이 편안하고 적적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위태로운 고요함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존재에 대한 불만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길었던 단독의 시간. 누구 하나 부담을 주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해 불안하고 후회하기를 반복했던 시간들. 그날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지내도 되는 걸까? 주어진 시간에 충분히 깃들지 못하고 낙오되지는 않을까 늘 전전긍긍했던 시간들.

그 길었던 5년의 시간이 끝이 났다. 그땐 볼 수 없었던 시간의 끝을 다 지난 지금에야 목도하고 있다. 결국 시간은 흘렀고 상황은 변하였다.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은 끝나기 마련이라고 선배가 말해줬었는데. 무심히 건넨 그 말 한마디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일이었기에 커다란 울림은 없었지만 현재의 상황이 변화길 바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여기며 마음속에 담아 두었었다. 그 말은 선배의 경험에서 나온 자신의 경험담이기도 했을 거다. 그리고 유동하는 시간은 삶의 작은 진리이기도 했다.

이러한 기억들이 떠오르자 오히려 더 지난 과거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몇 년 단위로 끊기는 듯했다. 어느 장소, 어떤 종류의 일에 몸을 담았었는지 또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어떤 이와 연인의 관계를 맺었는지가 떠올랐다. 장소와 만남, 일의 형태가 세월을 나누는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지금 이곳에서의 시간도 영원하지 않을 거다. 상황이 변해서 과거의 불안은 떨쳐냈지만, 어느 시간 대에나 새로운 문제는 발견되는 법이다. 현재 나를 사로잡는 문제들. 관계의 어려움, 자존감, 자기 긍정, 영혼의 단짝, 삶의 방향성, 가족과의 관계, 신과의 신뢰 문제. 여전히 여전한 문제들이 앞에 놓여 있지만, 오늘의 생각을 지혜로 삼아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고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하는 시간이 올 거라고 가슴에 새겨본다.

글을 써내려 가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의미와 행복은 언젠가는 흘러가 버릴 이 시간들을 하루하루 소중히 여길 때라야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 말이다. 새로운 하루. 새로운 자신을 기대하며 이 밤에 눈을 감아 본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BibleSalon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www.youtube.com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