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5일 토요일 / 평온한 듯 분주한 아침
"당신 마음속의 해결되지 않은 모든 것에 대해서 인내를 가져주십시오. 그리고 물음 그 자체를 닫혀 있는 방처럼, 아주 낯선 말로 쓰인 책처럼 사랑해 주십시오. 지금 당장 해답을 찾아서는 안 됩니다. 아마도 당신이 해답에 맞추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당신에게 그 해답이 주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산다는 것은 긴요한 일입니다. 지금은 물음을 살아가십시오. 그렇게 하면 아마도 당신은 차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먼 미래의 어느 날, 해답 속으로 들어가서 해답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송영택 옮김, 문예출판사, 2018, p.35)
나는 성격이 급하다.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보지 않는다. 나에게서 여유를 발견한 사람들은 내가 빠르게 판단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말하지 못해서 머뭇거렸던 것임을 알지 못한다. 나는 급한 사람이다. 꼼꼼한 편이지만 그래서 구멍도 많다. 그렇기에 만약 내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친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지적인 호기심 등 나를 불편하게 하는 일과 마주하면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그래서 실수도 잦았고 후회도 많았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와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분별하는 게 쉽진 않으나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것들'을 인내를 갖고 대해야 함을 배운다. 릴케의 편지가 오늘도 나의 조바심을 내려놓게 만든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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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출판
- 문예출판사
- 출판일
- 2018.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