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75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자유발언
2013. 5. 22. 수요일 오전 11시30분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
KSCF 조직행정부장
어느 덧, 매서웠던 겨울은 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따스한 봄날이 다가왔습니다. 뭇사람들은 갈수록 이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간다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 가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곳 ‘평화로’에, 그리고 한주도 빠짐없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 인권회복을 위해 싸우는 이들 곁에 서 있노라면 아직 이 세상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평화의 날을 맞이하기엔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직도 까마득해 보입니다.
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서로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던가요. 오래 전, 고통과 수치의 세월을 보내셨을 할머님들을 지금 우리가 어찌 감히 다 이해한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당신들이 서 있는 자리에 함께 서고, 당신들이 내는 소리에 작은 목소리 하나 보탤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이 작은 행동은 외로이 싸우는 이들에게, 또 정의와 평화를 회복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결코 작을 것일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생님께서는 ‘정의’를 위한 싸움은 신적 대의를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정의를 위해 싸울 때 하나님으로부터 유입되는 힘과 위로가 있게 된다. 이 싸움은 명랑해야 이길 수 있다. 아무리 평화운동가라 하더라도 자기 내면에 평화가 없으면 절대 평화를 이뤄낼 수 없다. 싸우는 사람은 내면속에 기쁨이라고 하는 힘, 그 힘없이는 진정한 싸움을 이뤄갈 수 없다. 이 때문에 말씀 앞에 멈춰서고 기도하는 시간은 대단히 소중한 시간이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주서 있는 사람에 대한 미움, 원망, 증오를 버리는 것이다. 적으로 규정하는 한 온전한 싸움이 될 수 없다. 그들조차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있을 때 지치지 않는다. 적으로 규정할 때 내 속이 황폐해질 수밖에 없고 황폐함은 서로에게 상처가 될 뿐이다.” (국민일보 노조를 방문한 김기석 목사의 설교 中)
그렇습니다. 할머님들과 우리가 함께 싸워가야 할 시간은 짧을 수도 있고 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명량함을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011년 한국정부에 등록된 234명의 할머님들 중 현재 살아계신 분들은 극히 적지만, 정의와 평화를 위한 다음 세대의 여정은 계속 되어질 것입니다. 속히 이 아픔에 정의가 강물처럼, 평화가 들불처럼 일어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작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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