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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레위기 (5)] 규율이 필요한 때

20220505 청파교회 새벽설교

 

규율이 필요한 때 

 

<레위기 24장 17-20절> 

 

17. "남을 죽인 사람은 반드시 사형에 처해야 한다. 

18. 짐승을 죽인 사람은, 생명으로 생명을 갚아야 하므로, 살아 있는 것으로 물어주어야 한다. 

19. 자기 이웃에게 상처를 입혔으면, 피해자는 가해자가 입힌 만큼 그 가해자에게 상처를 입혀라. 

20. 부러뜨린 것은 부러뜨린 것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아라. 상처를 입힌 사람은 자기도 그만큼 상처를 받아야 한다.

 

 

1. 등불 규정 2. 상 규정

 

레위기 24장에도 하나님이 내리신 갖가지 규율이 담겨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의 규정이 담겨 있는데, 어느 것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성소의 등불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성막 내의 등불이 꺼지지 않아야 한다고 명하십니다. 이 등불은 저녁부터 아침까지 켜두어야 했는데, 이것은 해 진 후에도 계속해서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심을 상기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밤이 오더라도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 중단되지 말아야 함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어서는 성소 안에 차려 놓아야 할 상에 관한 규율이 등장합니다. 상차림에 관한 규정도 등불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것과 그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등불은 매일 저녁마다 켜두어야 했지만, 상 차리는 일은 일주일에 한 번, 즉 안식일 때마다 차려 놓으면 됐습니다. 

 

3. 외국 사람에 대한 규정

 

다음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외국 사람들에 대한 규율입니다. 외국인 보호법에 관한 이야기는 레위기에 종종 등장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등장한 이야기가 주로 외국인들을 보호하는 이야기가 그 중심이었다면, 오늘 본문은 그 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 점점 이방 사람들의 수가 늘어 갔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에 관한 규율은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 반면, 이방 사람들에 관한 규율은 좀 느슨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레위기 24장에 이르러 이방 사람들에게까지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규율을 세워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그와 관련된 한 가지 예가 등장합니다. 이집트인 아버지와 이스라엘 사람 어머니 사이에 한 아들이 있었습니다. 자녀가 태어나면 모두 아버지 쪽 영향을 받게 되기에 1. 그 아이의 엄마가 이스라엘 사람이라 해도 또 2. 그 아이가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살고 있어도 이방신을 섬겨왔던 이집트인인 아버지의 권한이 훨씬 크게 적용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서로 다른 민족 사이에서 태어난 그 아들이 다른 이스라엘 남자와 싸움을 하게 됐습니다. 그 아들이 화가 난 나머지 다른 이스라엘 남자를 향해 주님의 이름을 모독하면서 저주하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스라엘 사람들은 주님의 이름을 모독한 그를 붙잡아 모세에게로 끌고 왔습니다. 그리고 모세는 이방인이기도 하고 같은 민족이기도 한 이 자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주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고 곧 주님의 판결이 떨어집니다. 주님은 먼저 주님을 모독한 자를 끌고 온 사람들이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밝힌 후, 어떤 음해나 관여가 없었다면 주님을 모독한 자를 돌로 쳐 죽이라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말씀하십니다. 

 

“주의 이름을 모독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형에 처해야 한다. 온 회중이 그를 돌로 쳐죽여야 한다. 주의 이름을 모독하는 사람은 이스라엘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외국 사람이라 하여도 절대로 살려 두어서는 안 된다.” (레 24:16) 

 

주님은 주님을 모독하는 일에 있어서는 이스라엘 사람이든 외국 사람이든 할 것 없이 엄중히 다뤄야 함을 보여주셨습니다. 

 

4. 인과응보에 대한 규정

 

그리고 레위기 24장에 담긴 마지막 규율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당한 만큼 갚아줘야 한다는 이 규율은 성경보다 앞서 기록된 함무라비 법전에 먼저 등장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은 남을 죽인 사람은 반드시 사형에 처하고, 남의 짐승을 죽인 사람은 반드시 살아 있는 짐승으로 물어줘야 했으며, 상처를 입힌 사람은 자기도 그만큼의 상처를 돌려받아야 했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이 말은 구약 성경 몇 군데에 더 등장하는데, 출애굽기 21장(출21:22-25)과 신명기 19장(신19:21)이 바로 그곳입니다. 

 

사실 이 인과응보의 이야기는 신약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우리에게는 곤란한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면 마태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이 인과응보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전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것이든 받은 것을 그대로 돌려주지 말고 절대로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구약의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는 이 말씀을 그대로 역전 시키고 계신 것입니다. 

 

성경 내의 대립적인 이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예수께서 모든 것을 참고 인내하라고 말씀하신 건 아닐 겁니다. 아마도 그분은 계속될 악의 순환 고리를 염려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입은 손해의 방식 그대로 상대에게 돌려주지 말고, 돌려주되 자신이 받은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돌려줘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계신 겁니다. 이는 지나친 정의감에 사로 잡혀 뭔가 자신이 받은 것 이상을 돌려주려는 사람들의 복수심에 대한 염려 혹은 과도함에 대한 경계로 여겨집니다. 

 

레위기 24장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오늘 말씀을 정리하자면, 오늘 레위기 24장에는 네 가지의 규율이 등장했습니다. 등불을 계속 켜 놓을 것, 안식일마다 상을 차려 놓을 것, 외국 사람들 또한 주님의 이름을 저주하였을 시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과응보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했습니다. 슬슬 레위기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흥미롭고 때론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 레위기 말씀 속에서 지금 우리 삶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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