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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민수기 (4)] 삶에서 돋아난 싹

20220602 청파교회 새벽설교

 

삶에서 돋아난 싹

 

<민수기 17장 6-10절> 

 

6.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니, 각 지도자마다 지팡이 하나씩을 그에게 주었다. 각 종족마다 한 지도자에 지팡이가 하나씩이므로, 지팡이는 열두 개였다. 아론의 지팡이도 그 지팡이들 가운데에 있었다. 

7. 모세는 그 지팡이들을 증거의 장막 안, 주님 앞에 놓았다. 

8. 이튿날이 되어, 모세가 증거의 장막 안으로 들어갔다. 레위 집안 아론의 지팡이에는 움이 돋았을 뿐 아니라, 싹이 나고, 꽃이 피고, 감복숭아 열매까지 맺은 것이 아닌가! 

9. 모세는 모든 지팡이를, 주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 모두에게로 가지고 나왔다. 그들은 그것들을 보았다. 저마다 자신의 지팡이를 집어들었다. 

10.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아론의 지팡이는 증거궤 앞으로 도로 가져다 놓아, 반역하는 사람들에게 표적이 되도록 잘 간직하여라. 너는 다시는 그들이 나를 거역하여 원망하지 못하게 하여라. 그래야만 그들이 죽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택하는 바로 그 한 사람

 

가나안을 향해 진군하던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는 민수기 15장에 이르러서 잠시 호흡을 고릅니다. 가나안 정탐에 관해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자, 하나님은 믿음 없는 이스라엘 백성들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그 답답한 마음이 유지되는 가운데, 가나안 정탐에 관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뒤이어 몇 가지 법규에 관한 내용이 다시 등장합니다. 

 

오늘 민수기 17장은 다양한 법규 이야기에 이어서, 신비로운 이야기 한 가지를 건넵니다. 하나님께서는 뜬금없이 모세를 향해 자신이 어떤 한 사람을 택하겠다고 말씀하시며, 열 두 지파의 지도자들에게 지팡이 하나씩을 준비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마치 모세의 뒤를 이어, 벌써 새로운 지도자를 뽑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들은 모세는 각 지파가 모은 지팡이에다가 (지파의) 지도자들의 이름을 새깁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특별주문 한 가지를 내리시는데 그것이 무엇이냐면, 레위 지파의 지팡이에는 모세의 형인 ‘아론’의 이름을 새기라고 특별주문을 한 것입니다. 뭔가 레위 지파만을 특별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아론의 지팡이

 

(사실 잘 세어보면 레위 지파까지 포함된 지파의 수는 열 두 개가 아니라 열 세 개가 됩니다. 열 개의 지파는 야곱의 아들들의 지파이고, 두 개의 지파는 요셉의 아들들의 지파인데, 통상적으로 요셉의 아들들의 지파인 에브라임, 므낫세 지파는 하나의 지파로 여깁니다. 이렇게 본다면, 지파의 수는 레위 지파를 포함해 총 열 두 개가 맞습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모인 총 열 두 개의 지팡이를 증거궤, 즉 하나님의 계명 앞에 두라고 하셨습니다. 그곳에 지팡이를 잘 두면, 주님께서 택할 그 한 사람의 지팡이에서 움(싹)이 돋아나게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하나님이 굳이 증거궤 앞에다 지팡이를 두라고 하신 이유는 하나님이 이 일에 직접 관여하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님이 택하셨다’라는 말의 의미가 중요한데, 만약 하나님이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시려는 계획이 아니라면, 이 한 사람을 택해서 어떤 일을 하시려는 지가 궁금해집니다. 그 의미는 ‘하나님이 택하시겠다는 말씀’ 바로 이어서 등장합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를 거역하여 불평하는 이스라엘 자손의 불만을 내가 없애고야 말겠다.”(5)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조금은 서둘러 한 사람을 세우신 이유는 계속된 이스라엘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함이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이 명한대로 지도자들의 지팡이를 모아 하나님의 궤 앞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다음 날이 되자 모세는 부지런히 장막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던가요? 신기하게도 레위 집안의 지팡이인 아론의 지팡이에만 움이 돋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아론의 지팡이에는 싹이 나고, 꽃도 피고, 열매까지 맺혀 있었습니다. 

 

모세는 싹이 돋은 아론의 지팡이를 들고 백성들 앞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지팡이를 백성들 모두 볼 수 있게끔 아주 높이 들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론의 지팡이를 증거궤 앞으로 도로 가져다 놓아서, 반역하는 자들이 이 지팡이를 잘 볼 수 있게 하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거역하려 할 때마다 이 지팡이를 보며, 자신들이 누구에게 속한 존재인지 잊지 않게끔 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

 

사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하나님께서 어떤 한 사람을 택하셨다는 말은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징성을 지닌 한 인물을 세우려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아론’이라는 한 사람의 이름으로 대표되었지만, 그의 이름은 단순히 아론 자신만을 드러내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아론의 지팡이에서 싹이 돋게 하신 이유는 바로 ‘레위 지파’가 지닌 역할 때문이었습니다. 

 

이집트 탈출 이후, 광야의 생활이 길어지며 이스라엘 민족은 지칠 대로 지쳤습니다. 그리고 굶주림과 갖가지 위협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불평과 원망의 목소리는 나날이 커져갔습니다. 다행히 모세의 기도로 하나님의 심판은 면할 수 있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의 습관화된 원망의 목소리를 잠재울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아론의 지팡이’ 사건으로 드러났던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아론의 지팡이에 싹이 돋았다는 것은 하나님이 레위 지파를 기준점으로 삼으셨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리고 레위 지파를 택하셨다는 말은 곧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함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그네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무엇을 뜻할까요? 그것은 규례와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환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돌보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오늘 하루,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심을 떠올리게 하는 말씀 한 구절, 장소 혹은 어떤 책이나 어떤 사람은 없었는지 떠올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점점 주님의 말씀이 우리 가슴 속에서 시들어가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해 주십시오. 다시 주님의 말씀이 우리의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잔잔히 타오르게 해 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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