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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민수기 (5)] 주님의 마음을 품게 하소서

20220609 청파교회 새벽설교

 

주님의 마음을 품게 하소서

 

<민수기 22장 36-39절> 

 

36. 발락은 발람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맞이하러, 그의 영토가 끝나는 아르논 강 경계에 있는 모압의 한 성읍까지 나아갔다. 

37. 발락은 발람에게 말하였다. "내가 당신을 불러오려고 사신을 보내고 또 보내지 않았습니까? 어찌하여 곧바로 나에게 오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당신을 존귀하게 대접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셨습니까?" 

38. 발람이 발락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이렇게 제가 임금님께 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저의 입에 넣어 주시는 말씀, 그것이 무엇이든지, 저는 그것만을 말하겠습니다." 

39. 발람은 발락과 함께 갔다. 그들은 후솟 마을까지 갔다.

 

 

발락과 발람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을 향해 계속 전진합니다. 여정 중에 갖가지 위협도 있었고 그 위협과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잃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계속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민수기 22장에 이르러서 여리고의 맞은편인 모압 땅에 도착합니다. 

 

당시 모압의 왕은 십볼의 아들 발락이었습니다. 발락은 이미 이스라엘 민족이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일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모리 족속과 바산 족속을 물리치고 모압 땅 근처까지 도달한 이스라엘 민족의 명성을 익히 들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움 가운데 있던 발락은 발람이라는 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습니다. 발람은 당시 꽤나 유명한 점술가 혹은 예언자였습니다. 발락은 무력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대적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방 예언자의 주술 혹은 기도를 무기로 삼으려했던 것입니다. 

 

발락은 사신들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게 합니다. 하지만 발람은 발락의 초대를 거절합니다. 그는 거짓 예언자이지만, 하나님의 존재를 알고 있던 자이기도 했습니다. 발람은 하나님께 사신들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에 관해 낱낱이 아뢰었고, 이 이야기를 들은 하나님은 모압 사신들의 초대를 거절하라고 명합니다. 발람은 하나님께 들은 말씀 그대로 사신들에게 전했습니다. 

 

주님의 진노

 

하지만 모압 왕 발락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발람을 찾아갑니다. 다시 사신들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게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실패했습니다. 발람은 주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다시 한 번 모압 왕 발락의 초대를 거절했습니다. 발람은 거짓 예언자였지만, 하나님을 두려워하던 자였습니다. 

 

그런데 모압 왕 발락은 참 집요한 자였습니다.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발락은 직위가 높은 자들을 그 수까지 늘려서 발람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발람에게 초대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는 모압을 위해 이스라엘 민족을 저주해주기만 한다면, 당신의 소원이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발람은 다시 한 번 하나님께 묻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들이 너를 부르러 왔으니, 너는 일어나 그들과 함께 가거라. 그러나 내가 너에게 하는 말만 하도록 하여라.”(20)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이 발람에게 한 이 말씀을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발람에게 하신 이 말씀의 무게 중심은 ‘그들과 함께 가라’가 아닌 ‘너는 내가 너에게 하는 말만 하도록 하여라’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발람은 무작정 발락의 사신들을 따라나서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메신저가 되기 위해 잠잠히 기다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발람은 아직 주의 말씀이 그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발락의 사신들을 따라 나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님은 크게 진노하십니다. 

 

발람을 막아선 주님의 천사

 

주님이 발람을 막아서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꽤 익숙합니다.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1. 나귀를 타고 모압으로 향하는 발람을 주님의 천사가 막아섭니다. 주님의 천사가 칼을 들고 길을 막아서자, 발람을 태운 나귀는 두려움에 길을 벗어나 밭으로 향하게 됩니다. 발람은 길을 벗어난 나귀가 잠시 방향을 잃은 거라 여겼기에, 나귀를 때려서 다시 바른길로 들어서게 합니다. 2. 하지만 주님의 천사가 다시 나타나 나귀의 앞길을 막습니다. 이번에도 나귀는 천사를 피해 조심히 길을 지나지만, 그만 발람의 발을 벽에 긁고 맙니다. 깜짝 놀란 발람은 제대로 안내하지 않는 나귀를 때려 다시 똑바로 걷게 했습니다. 3. 두려움에 떨던 나귀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 가운데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않고 말았습니다. 이에 화가 난 발람은 이번엔 지팡이를 들고 나귀를 세게 때렸습니다. 

 

그러자 어떤 일이 일어났나요? 주님께서 나귀의 입을 열어 사람의 말을 하게 했습니다. 나귀는 말합니다. “제가 주인 어른께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저를 이렇게 세 번씩이나 때립니까”(28)라고 말했습니다. 1. 한 번도 자신의 뜻을 어긴 적 없던 이 나귀에게 실망한 발람과 2. 한 번도 주인의 뜻을 어긴 적 없던 자신을 미워하는 주인이 원망스러운 나귀는 계속 말씨름을 이어갔습니다. 그때 주님께서 닫힌 발람의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주님의 천사를 알아 본 발람은 두려움에 머리를 숙여 엎드렸고, 나귀를 막아선 것이 주님의 뜻임을 이제야 알아차리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해지기도 전에 제 멋대로 떠난 발람을 질책했습니다. 

 

잘못을 뉘우친 발람은 주님께 다시 자신의 땅으로 돌아 가냐고 묻자, 주님은 일행과 같이 가되 자신이 전하는 말만을 전하라고 재차 명하셨습니다. 이후 발람은 모압 땅에 무사히 도착하여, 모압 왕 발락을 만납니다. 민수기 22장은 여기서 그 내용이 마무리됩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게 하소서

 

오늘 본문은 신비로운 장면 몇 가지를 보여줬습니다. 1. 주님께서는 ‘백성을 멸망시키는 자’ 혹은 ‘탐하는 자’라는 뜻을 가진 이 ‘발람’과 소통하셨습니다. 그리고 2. 동물의 입을 빌어 주님의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거짓 예언자인 발람의 최후가 어떤 하던 간에 하나님은 이 발람을 통해, 모압 왕 발락에게 자신의 뜻을 전합니다. 이스라엘에게 저주를 바라던 발락에게 주님은 발람의 입술을 빌어 축복을 전하게 하십니다. 

 

사실 발람의 첫 등장이 성경에 그리 좋게 그려지진 않습니다. 그는 등장하자마자 섣불리 떠나는 실수를 범합니다. 그러나 그는 제멋대로 행동했지만, 이스라엘을 향한 저주를 축복으로 바꾼 하나님의 메신저로 쓰임 받았습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은 참 오묘합니다. 성경을 읽다보면, 하나님은 1. 완전하고 선한 존재만을 택해 일하시거나 또는 2. 맘에 드는 대상만을 골라 일하는 분이 아님을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때론 인생이라는 것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어떻게 잘 어울려 지내냐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다보면, 1.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2. 같은 그리스도인이지만 생각이 너무나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좋고 나쁨의 기준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게 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런 판단이 자꾸 우리를 괴롭힌다면 주님께 도움을 구해야합니다.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주님의 계획에 동참하는 자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청해보십시오.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적절한 때에 여러분의 마음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부디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는 주님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판단과 정죄의 마음을 그치고 주님의 마음을 품게 해 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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