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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민수기 (3)] 떠남이 주는 유익

20220526 청파교회 새벽설교

 

떠남이 주는 유익

 

<민수기 12장 13-16절> 

 

13.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어 아뢰었다. "하나님, 비옵니다. 제발 미리암을 고쳐 주십시오." 

14.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미리암의 얼굴에 그의 아버지가 침을 뱉었어도, 그가 이레 동안은 부끄러워하지 않겠느냐? 그러니 그를 이레 동안 진 밖에 가두었다가, 그 뒤에 돌아오게 하여라." 

15. 그래서 미리암은 이레 동안 진 밖에 갇혀 있었다. 백성은 미리암이 돌아올 때까지 행군을 하지 않았다. 

16. 그가 돌아온 뒤에, 백성은 하세롯에서 떠나, 바란 광야에 이르러 진을 쳤다. 

 

 

떠남과 머무름

 

이집트를 탈출해 광야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떠남과 머무름’의 시간을 반복합니다. 이 ‘떠남과 머무름’의 시간을 보내던 가운데, 광야 한 가운데에 잠시 정착하여 회막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회막에서 머무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갖가지 규율 혹은 법규를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교육의 시간이 끝나고 민수기 10장에 이르러서 히브리 민족은 다시 긴 여정을 떠납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 바로 그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정착해 있던 삶을 정리하고 떠난다는 것은 보장된 안전을 포기하고 낯선 곳으로 나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이 낯선 곳은 곧 불안하고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입성을 앞 둔 이 여정 중에 위태롭고 불안한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히브리 민족은 감사를 잃은 채 하나님 앞에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으며 또 하나님의 진노하심 앞에 용서를 구하는 일을 반복합니다. 사람은 익숙한 곳에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낯선 상황에 처하면 자기 안에 감춰져있던 불안과 의심이 증폭되는 걸 경험하곤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그러했고 우리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의 변덕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구스 여인을 맞아들인 사건

 

오늘 본문인 민수기 12장은 가나안을 향해 떠나는 히브리 민족이 겪은 에피소드 가운데 한 사건을 보여줍니다. 어느 날, 모세가 구스 여인을 데려와 아내로 맞습니다. 여기서 ‘구스’는 일반적으로 ‘에디오피아’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모세가 그의 아내 십보라를 두고 다른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되 하필 저 이방 나라의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기 때문인지 몰라도 모세의 누이 미리암과 모세의 형 아론은 모세를 비방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이 일로 모세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모세만이 중재자 노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모세는 이들의 비난을 들었을 테지만 어떠한 변명도 없이 그들의 비난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주님은 모세를 향한 미리암과 아론의 비난을 들으시고 세 사람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구름기둥으로 임하신 주님은 아론과 미리암에게 따로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종 모세는 다르다. 그는 나의 온 집을 충성스럽게 맡고 있다. 그와는 내가 얼굴을 마주 바라보고 말한다. 명백하게 말하고, 모호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는 나 주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그런데 너희는 어찌하여 두려움도 없이, 나의 종 모세를 비방하느냐?” (민 12:7-8) 

 

주님의 이 말씀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주님은 모세에게 특별한 종의 지위를 부여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마치 주인집의 모든 일을 도맡고 있는 가장 높은 종의 위치와 견줄 만 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세는 이미 다른 여느 선지자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진노, 하나님의 용서

 

주님의 진노가 있고 난 후, 미리암에게 한 가지 사건이 일어납니다. 미리암이 악성 피부병에 걸린 것입니다. 그녀의 피부는 눈처럼 하얗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론도 함께 모세를 비난했지만 미리암만 피부병에 걸린 것은 모세의 혼인과 관련하여 미리암 홀로 모세를 비난한 이야기가 따로 있었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론은 모세를 함께 비난했던 자로써 그녀만 벌을 받는 것이 마음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세에게 간청합니다. 우리를 벌하지 말아달라고 말입니다. 

 

모세는 마음이 완악한 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론의 간청을 듣고 미리암을 낫게 해달라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은 심판하는 자이기도 하지만 그는 먼저 자비가 가득한 분이셨습니다. 주님은 한 가지 조건을 내걸고 미리암을 용서하기로 하셨습니다. 그 조건은 그녀가 칠일 동안 이스라엘 진영 밖에 갇혀 있다가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조건은 주님께서 레위기 14장에서 말씀하신 악성 피부병에 걸린 자가 깨끗케 되기 위한 규례인 것입니다. 그렇게 미리암은 그 기간을 잘 지켜 치유되었고, 백성들은 그녀가 이 기간을 다 채울 때까지 함께 기다려주었습니다. 

 

떠남이 주는 유익

 

익숙한 곳을 떠나면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낯선 동네로 이사를 가도 그렇고 학교를 옮겨도 그러하며 교회를 옮겨도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익숙한 곳을 떠난다는 것은 우리가 취약해지는 것을 받아들인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더 먼 곳으로의 여행은 우리가 더 무방비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고 또 반대로 그만큼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회막 생활을 마감하고 새로운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여정은 안정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과도 같았습니다. 그 과정은 숱한 시행착오를 수반합니다. 그러나 그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히브리 민족은 살아 있는 신앙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떠나는 중에 모세는 새로운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였고 그런 모세가 맘에 들지 않았던 아론과 미리암은 하나님의 마음을 잃은 채 모세를 비난하게 됩니다.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이 일도 떠나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떠난다는 것은 안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떠남’은 평온함이 없는 위태로운 상황을 수반합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떠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이 더 깊어질 기회를 갖기 어려울 것입니다.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떠나는 훈련을 하는 여러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봄의 단잠에서 깨어나게 해 주십시오. 안온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초대하시는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게 해 주십시오. 아멘!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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