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청파 Note

[청파 Note / 설날 가정 예배] 마음의 도피성

20220204 청파교회 새벽설교

 

마음의 도피성

 

<여호수아 20장 1-6절> 

 

1.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2.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렇게 일러라. '내가 모세를 시켜 너희에게 말한 도피성을 지정하여, 

3. 고의가 아니라 실수로 사람을 죽인 사람을 그 곳으로 피하게 하여라. 그 곳은 죽은 사람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사람을 피하는 곳이 될 것이다. 

4. 살인자는 이 성읍들 가운데 한 곳으로 가서, 그 성문 어귀에 서서, 그 성의 장로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사고를 설명하여야 한다. 그러면 그들은 그를 성 안으로 받아들이고, 그가 있을 곳을 마련해 주어, 함께 살도록 해야 한다. 

5. 죽은 사람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사람이 뒤쫓아온다 할지라도, 그 사람의 손에 살인자를 넘겨 주어서는 안 된다. 그가 전부터 그의 이웃을 미워한 것이 아니고, 실수로 그를 죽였기 때문이다. 

6. 그 살인자는 그 성읍에 머물러 살다가, 회중 앞에 서서 재판을 받은 다음, 그 당시의 대제사장이 죽은 뒤에야 자기의 성읍 곧 자기가 도망 나왔던 성읍에 있는 자기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하나님의 축복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과 함께하길 빕니다. 오늘 말씀은 도피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도피성이 가장 먼저 등장한 곳은 민수기 35장입니다. 주님께서는 누군가 실수로 사람을 죽였을 때, 도피성에 들어가 보호를 받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동족이건 이방 사람이건 그 누구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도피성은 신명기 19장과 여호수아서 20장에서도 언급됩니다. 

 

그런데 여호수아서에 등장하는 도피성은 민수기와 신명기에 등장하는 도피성과 좀 다릅니다. 여호수아서의 도피성은 지금-당장 만들고 마련해야 하는 곳이지만 민수기와 신명기의 도피성은 바로 마련할 필요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아직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서에서는 다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들어갔고 그렇기에 유보되어 있던 일을 이제 실행에 옮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7절 이하에는 도피성을 세워야 할 구체적인 지명까지 등장합니다. 결국, 민수기 때 시작된 하나님의 말씀이 여호수아서에 이르러서야 성취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왜 하나님께서 도피성을 만들라고 지시했냐는 것입니다. 도피성의 역할이 무엇이기에 하나님은 이 장소를 마련해 두라고 하신 걸까요? 사람은 실수를 합니다. 삶의 모든 정황을 통제할 수 없기에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뭇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없지도 않은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여호수아가 살던 시대에 이 같은 일은 빈번했을지 모릅니다. 지금보다 몸을 더 사용하는 사회였기 때문입니다. 신명기 19장 5절에 나무를 하러 갔던 이가 실수로 친구를 죽이게 된 예화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듯 인간의 내밀한 역사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실수로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을 경우, 이 도피성에서 자기 생명을 보존하게끔 하신 것입니다. 

 

사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상황이 불리해지면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럽고 남에게는 엄격해집니다. 이렇듯 구부러진 마음을 가진 우리는 이 도피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요? 물리적인 장소에서 벗어나 우리의 내면으로 이 개념을 끌어들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어쩌면 도피성은 하나님이 판단하실 수 있게 우리의 생각을 내려놓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거리 두기 공간일 수 있습니다. 내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개입하실 수 있게, 이기적인 자아를 지워가는 공간이 바로 이 도피성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코로나와 오미크론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명절을 보내고 있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마음의 도피성들을 잘 쌓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공간을 마련해주신 주님과 함께 아름다운 관계의 회복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www.youtube.com

 

728x90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