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7 청파교회 새벽설교
평화의 세상을 여는 일
<에스겔서 45장 1-3절>
1. "너희가 제비를 뽑아 땅을 나누어 유산을 삼을 때에, 한 구역을 거룩한 땅으로 삼아 주께 예물로 바쳐야 한다. 그 땅의 길이는 이만 오천 자요, 너비는 이만 자가 되어야 한다. 이 구역 전체는 사방으로 어디나 거룩하다.
2. 그 한가운데 성소로 배정된 땅은, 길이가 오백 자요 너비도 오백 자로서, 사방으로 네모 반듯 하여야 하고, 그 둘레에는 사방으로 너비가 쉰 자인 빈 터를 두어야 한다.
3. 재어 놓은 전체 구역의 한가운데, 너희는 길이가 이만 오천 자요 너비가 만 자 되는 땅을 재어 놓고, 그 한가운데는 성소 곧 가장 거룩한 곳이 되게 하여라.
새롭게 세워질 이스라엘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에스겔서 45장입니다. 에스겔 45장은 40장부터 시작된 ‘새로워진 땅에 새롭게 세워질 성전’에 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여기서 새로워진 땅은 곧 이스라엘을 가리킵니다. 에스겔에 의하면 새롭게 세워질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들과 확실히 구별되는데, 그 구별은 성전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스라엘은 성전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체였습니다. 그래서 45장에서도 성전에 관한 이야기가 그 중심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그 이야기는 땅 분배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됩니다.
에스겔은 환상 중에 ‘놋쇠같이 빛나는 모습의 사람’을 만나 따라다닙니다. 그러다가 43장에서 에스겔은 영광에 싸인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 후로 계속해서 주님을 통해 ‘새롭게 세워질 성전’에 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주님은 바로 이 성전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고 땅 분배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십니다.
제사장, 레위인이 받을 몫
먼저 주님께서는 백성들이 땅을 서로 나누게 될 때 한 구역을 따로 떼어 거룩한 땅으로 삼아 자신에게 바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구역은 하나님 스스로가 쓰실 땅입니다. 주님께서는 그 구역의 범위도 정확히 알려주시는데, 길이는 25,000자여야 하고, 너비는 20,000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길이는 12.8킬로미터이고, 너비는 10.4킬로미터 정도가 됩니다. 이 구역의 총면적은 대략 133제곱(평방)킬로미터가 넘었습니다.
이제 이 구역의 한가운데를 성소 곧 가장 거룩한 곳으로 삼아야 하는데, 이 성소는 곧 제사장들이 얻게 될 몫입니다. 제사장은 바로 이 성소에 살면서 맡겨진 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4). 다음으로는 주님은 구별된 땅 가운데 일부를 레위인들에게 주라고 말씀하시는데, 레위인들은 그 땅을 자기 재산으로 받아서 하나의 성읍을 이루게 됩니다(5). 이 레위인들은 성전에서 시중드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성전에서 일할 사람들을 위한 땅부터 마련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주님은 이 땅의 일부를 이스라엘 사람들 전체의 몫으로 주라고 명하십니다(6). 그런데 하나님은 별도로 예루살렘 도성에 관해 언급을 안 하시는데, 이는 이제 예루살렘 도성 또한 한 지파의 소유가 아닌 온 이스라엘에 속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왕이 받게 될 땅의 몫
다음으로 주님은 이스라엘 왕이 받게 될 땅의 몫에 관해 알려주십니다.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땅의 맨 서쪽과 맨 동쪽 구역을 받게 됩니다. 서쪽은 해안선까지 이르고, 동쪽은 국경선까지 이릅니다. 이렇게 구역을 나누고 나서 하시는 주님의 말씀이 흥미로운데 주님은 8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땅이 이스라엘에서 왕이 차지할 땅이 될 것이다. 그러면 내가 세운 왕들이 더 이상 땅 때문에 내 백성을 탄압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 족속에게도 그들의 각 지파에 따라서 땅을 차지하게 할 것이다.”(8) 주님께서 왕이 받을 몫도 구체적으로 정해주신 이유는 그의 권한을 제한하기 위함입니다. 왕보다 더 크신 이가 이를 정해줌으로 왕 스스로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열왕기상 21장에 등장한 바가 있습니다.
잠시 열왕기상 21장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때는 아합왕이 이스라엘 왕으로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아합은 이스르엘에 있는 나봇이라는 사람의 포도원이 갖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합은 나봇에게 포도원을 은이나 더 좋은 땅과 바꾸자고 제안했지만, 나봇은 조상의 유산을 팔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습니다. 아합왕은 이 일을 매우 속상히 여기며 침대에 누워 밥도 먹지 않았습니다. 그 때 아합의 아내였던 이세벨이 불난 집에 부채질합니다. 왕비 이세벨은 아합을 조롱하며 왕의 권력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가지게 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이세벨은 나봇을 모함하기 위해 거짓 증인들을 세웠고, 그 거짓 증인들에게 나봇이 하나님과 왕을 저주했다는 거짓 소문을 내게 했습니다. 결국 나봇은 돌에 맞아 죽게 되고 그의 포도원은 결국 아합의 것이 되었습니다.
열왕기상 21장의 이야기는 이세벨의 개입이 있었지만 왕의 권한을 함부로 사용한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불순종한 왕들은 너무나도 쉽게 자신들의 권한을 부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새로운 땅에서 받게 될 땅의 몫 가운데에서 왕이 차지할 땅도 아주 구체적으로 정해주었습니다. 임금이라고 하여도 이제 자신의 몫 이외 남의 소유를 함부로 압류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국가 중심적 유월절
하나님은 땅 분배 이야기를 마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켜야 할 절기에 관한 이야기도 전해주십니다. 45장에는 유월절 이야기를 담겨 있는데, 이 유월절은 출애굽기(11-12장)에 등장한 전통적인 유월절과는 사뭇 다른 유월절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전통적인 유월절은 보통 가족이 중심이 되어 지켜졌습니다. 그래서 한 가정의 가장이 제사장 역할을 했고 그 절기도 가정 내에서만 이루어지면 됐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유월절을 왕의 손에 맡기셨습니다.
주님은 말씀하시기를 “그 날 왕은 자기 자신과 이 땅의 모든 백성을 위하여 송아지 한 마리를 속죄제물로 바쳐야 한다. 그는 이 절기를 지내는 이레 동안 주님께 바칠 번제물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레 동안 날마다 흠 없는 수송아지 일곱 마리와, 숫양 일곱 마리를 번제물로 바치고, 숫염소 한 마리를 날마다 속죄제물로 바쳐야 한다.”(22-2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히스기야 때나 요시야왕 때에 지켜진 유월절도 국가적이고 중앙 집권적으로 준수되긴 했지만, 에스겔서에 와서는 가족 중심으로 지켜지던 유월절이 훨씬 더 국가 중심적으로 지켜지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다루 듯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새로워진 땅에 새롭게 세워질 성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 이면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을 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긴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이 가진 한계와 가능성을 보셨습니다. 사람은 단번에 하나님의 말씀을 지킬 수 없다는 것과 사람은 단번에 변화하지 못한다는 것 그러나 그럼에도 사람은 넘어져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사람에게 무분별한 자유가 아닌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제한적인 자유가 참 자유임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새롭게 맞이할 땅에서 자신이 선택한 백성들이 서로 어떻게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지를 에스겔을 통해 알려주셨습니다. 그 가르침의 방식으로 부모가 아이를 다루듯 모든 부분을 자세히 수치화하여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평화의 세상을 이루는 일에는 많은 시간과 많은 정성이 필요함을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어떤 갈등과 어려움 속에 있다고 하여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걷는 길이 평화로 가는 길임을 알고 주님의 도움을 구하는 가운데 인내하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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