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6 청파교회 새벽설교
다니엘이 들려주는 하나님 나라
<다니엘서 2장 44-45절>
44. 이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실 터인데, 그 나라는 영원히 망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백성에게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 나라가 도리어 다른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입니다.
45. 아무도 돌을 떠내지 않았는데, 돌 하나가 난데없이 날아들어 와서 쇠와 놋쇠와 진흙과 은과 금을 으깨는 것을 임금님이 보신 것은, 위대하신 하나님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임금님께 알려 주신 것입니다. 이 꿈은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고, 이 해몽도 틀림없습니다."
묵시문학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다니엘서 2장입니다. 1장을 다룰 때 이미 이야기 나눴겠습니다만, 다니엘서는 요한계시록과 함께 묵시문학에 속합니다. 묵시란 말에는 ‘감춰진 것이 드러난다’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감춰진 것은 바로 미래입니다. 미래에 하나님이 감춰놓은 비밀이 드러나게 될 거라는 의미가 이 묵시라는 말에 담겨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왜 하나님은 굳이 비밀을 감춰뒀냐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에스겔과 같이 다른 예언서에는 하나님의 비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예언서들에는 하나님의 마음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다니엘서만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다니엘서가 기록될 당시는 계속해서 강대국들이 출현하던 시기였습니다. 앗시리아와 바빌로니아, 메대, 페르시아, 그리스가 줄지어 세계를 정복하고, 자기들끼리 세계를 나누어 가졌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인간의 위대함은 높아만 갔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각 나라의 통치자들은 신처럼 여김을 받았습니다. 가만히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경건한 무리였는데, 이들은 인류의 역사가 ‘사람들을’ 통해 완성될 수 없고 오직 하나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는 민족들이 자멸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고, 그 이후 하나님이 등장하여 최후의 심판을 통해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실 것입니다. 머지않아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인데, 이러한 미래의 일이 현재는 감춰져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마음을 갖고 계시고, 경건한 자들은 차차 이러한 일이 하나님의 손을 통해 드러날 거라 믿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쓰인 문학이 바로 묵시문학이고,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이 바로 이 묵시문학에 속합니다. 감춰진 것은 쉽게 읽혀선 안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묵시문학의 특징은 비유나 상징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느부갓네살의 꿈
묵시문학인 이 다니엘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1-6장 그리고 7에서 마지막 장인 12장입니다.
1-6장에는 다니엘(벨드사살)과 세 명의 친구(하나냐:사드락/미사엘:메삭/아사랴:아벳느고)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바빌로니아로부터 시작하여 페르시아에 이르기까지 연이은 포로 생활 중에서도 하나님을 얼마나 충성스럽게 따랐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강대국의 온갖 위협과 시험 속에서도 믿음을 지킨 인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7-12장은 다니엘이 겪은 여러 환상이 등장하는데, 다니엘이 본 환상은 아직 먼 훗날에 일어날 이야기들입니다. 오늘은 이 가운데 첫 번째 단락인 2장의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다니엘서 2장은 1-6장 이야기 가운데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왜냐하면 이 2장의 이야기가 두 번째 단락인 7-12장의 가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 왕이 왕위에 오른 지 이 년째 되는 해였습니다. 그는 어떤 꿈을 꾸고 나서 마음이 답답해 더 이상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잠에서 깨자마자 바빌로니아에 있는 온갖 지혜자들을 모았습니다. 그 지혜자들은 마술사, 주술가, 점쟁이, 점성가들이었습니다. 왕은 그들에게 자신이 꾼 꿈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는 어떤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이 기억나지 않아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점성가들은 왕에게 당신이 꾼 꿈을 말해주면 해몽해 드리겠다고 말하였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왕은 너희들이 꿈의 내용과 해몽을 먼저 나에게 말하지 않으면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너희의 재산 또한 모조리 없애겠다고(5) 말했습니다. 그 대신 반대로 꿈의 내용과 해몽을 말해 주면, 엄청난 보상을 해 주겠다고(6) 말했습니다.
지혜자들은 어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누군가 꾼 꿈이 무엇인지 맞힐 수 있단 말입니까. 그래서 점성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임금님께서 물으신 것은 너무 어려워서, 육체를 가진 사람과 함께 살지 않는 신들이라면 몰라도, 아무도 그 일을 임금님께 알려 드릴 수 없습니다.”(11) 이 말은 누구에게나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느부갓네살 왕은 꿈의 두려움 때문에 상식이 통하지 않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이야기에 발끈하여 바빌로니아의 모든 지혜자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이에 따라 바빌로니아에 잡혀 온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마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다니엘의 기도
다니엘은 곧 지혜자들을 죽이려고 나온 왕의 시위대 장관 아리옥과 만납니다. 그리고 그에게 슬기롭게 묻습니다. “임금님의 명령이 어찌 그렇게 가혹합니까?”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함과 동시에 아리옥 장관을 높이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러자 아리옥은 다니엘에게 이번에 일어난 일을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아리옥의 이야기를 듣고 다니엘은 곧장 왕에게로 갔습니다. 그는 왕에게 담대히 이렇게 청합니다. 임금님의 꿈을 해몽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합니다. 억울하게 죽는 것이 두려워서 그는 그런 말을 했던 걸까요? 다니엘은 아마도 하나님이 자신을 통해 일하려고 하신다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다니엘은 느부갓네살 왕의 신임을 얻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요청은 받아들여졌고, 그는 이 사실을 세 친구와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하나님의 지혜를 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푸셔서 이 비밀을 알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날 밤, 다니엘은 환상 중에 그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니엘은 하나님의 응답에 감사하며 하나님을 높여 찬양했습니다.
다니엘의 꿈 해석
다음 날, 그는 아리엘을 통해 왕에게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께 듣고 본 그대로 왕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다니엘에 의하면 느부갓네살 왕의 꿈에는 거대한 신상이 등장했습니다. 그 신상은 네 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머리는 순금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슴과 팔은 은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배와 넓적다리는 놋쇠(청동)로 되어 있었고, 무릎 아래는 쇠로 되어 있었는데, 발의 일부는 쇠이고 다른 일부는 진흙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돌 하나가 난데없이 날아오더니 신상이 마치 여름 타작마당의 겨와 같이 바라에 날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신상을 친 그 돌은 온 땅 덮는 큰 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다니엘은 이 꿈을 해석까지 해 줍니다. 다니엘은 꿈을 해석하며 신상의 각 부분은 곧 다른 나라들을 가리킨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먼저 순금으로 된 머리는 ‘바빌로니아’를 가리킵니다(38). 다니엘은 금이 상징하듯이 바빌로니아가 강대국임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바빌로니아보다 못한 나라가 그 뒤를 잇게 될 것인데 그 나라는 바빌로니아보다 약하지만 강력한 나라입니다. 그 나라는 은으로 된 ‘메대’입니다(39). 그리고 그 뒤를 이어서 놋쇠(청동)로 된 배와 넓적다리로 상징되는 페르시아 제국이 제국의 패권을 장악할 것입니다(39). 그리고 이어서 쇠로 된 다리가 상징하는 나라가 제국의 패권을 장악할 것인데 그 나라는 곧 그리스 제국을 가리킵니다(40). 이어서 쇠와 진흙으로 된 발로 상징되는 나라들이 등장할 텐데, 이들은 그리스 제국 이후 여러 나라를 가리키는데, 이 나라들은 서로 연합되거나 분열되게 될 것입니다(41-43).
다니엘은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 다음 꿈 이야기를 풀이해 줍니다. 이러한 왕들 시대에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실 것인데 그 나라는 뭇 나라들과는 다르게 영원히 망하지 않고 다른 백성들에게 넘어가지도 않을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오히려 그 나라가 다른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이 나라는 영원히 설 거라고 말했습니다(44). 이것이 곧 난데없이 날아와 신상을 무너뜨린 큰 돌에 대한 묘사입니다.
자신의 해몽을 들은 느부갓네살은 너무 놀랐습니다. 그는 다니엘의 이야기를 듣자, 자신의 꿈이 생생히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왕은 다니엘의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에게 엎으려 절을 할 뿐만 아니라 많은 예물 또한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무엇보다 하나님이 모든 신 가운데서 으뜸가는 신이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다니엘은 이 일로 모든 지혜자의 어른이 되었습니다(48). 그리고 다니엘의 요구까지 수용하여 그의 세 친구도 바빌로니아의 중요한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라
다니엘서는 묵시 문학에 속합니다. 묵시란 감춰진 것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다니엘은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서 바빌로니아의 왕 느부갓네살 왕의 꿈을 기억나게 해 주었고 그 꿈을 해석까지 해 주었습니다. 그 꿈은 모든 강한 것은 언젠가 지나갈 것이고, 그 끝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있을 거라 꿈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이 통치하는 세상을 일컫습니다. 바로 이것이 감춰진 내용입니다. 세상에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는데, 오직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만이 영원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나라를 사랑과 섬김으로 통치하십니다. 그래서 사랑과 섬김이 무너질 때는 공평과 정의의 팔을 드십니다. 다니엘서의 이야기가 문학에 속한 장르라고 하여 결코 헛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문학은 진실을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다니엘서가 들려주는 하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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