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3 청파교회 새벽설교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으신다
<다니엘서 7장 13-14절>
13. 내가 밤에 이러한 환상을 보고 있을 때에 인자 같은 이가 오는데,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계신 분에게로 나아가, 그 앞에 섰다.
14. 옛부터 계신 분이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셔서,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이 그를 경배하게 하셨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여서, 옮겨 가지 않을 것이며, 그 나라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네 마리의 짐승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다니엘서 7장입니다. 다니엘서는 크게 1-6장, 7-12장으로 이루어집니다. 먼저 1-6장에는 다니엘과 세 명의 친구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바빌로니아로부터 시작하여 페르시아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포로 생활 중에서도 하나님을 얼마나 충성스럽게 따랐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7-12장에는 다니엘이 경험한 여러 환상이 등장하는데, 이 환상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니엘=벨드사살, 하나냐=사드락, 미사엘=메삭, 아사랴=아벳느고)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함께 다룰 다니엘서 7장은 다니엘서의 두 번째 단락의 시작에 해당하는 장입니다. 다니엘은 자신이 환상을 본 때가 언제인지를 명확히 명시합니다(1). 그는 벨사살이 바빌로니아의 왕이 된 첫해에 바로 이 꿈을 꾸었습니다. 벨사살 왕은 느부갓네살 왕에 이어서 바빌로니아의 왕이 된 인물이었습니다.
어느 날, 하늘로부터 아주 거센 바람이 바다를 향해 불어왔습니다. 갑자기 거칠게 출렁이는 바다에서 네 개의 커다란 짐승이 수면 밖으로 올라왔습니다. 먼저 첫 번째 짐승은 마치 사자처럼 보였으나 독수리의 날개를 가졌습니다. 또한 그는 사람처럼 두 발로 땅을 디디고 섰는데, 마음까지 사람을 닮았습니다. 두 번째 짐승은 곰처럼 생겼습니다. 이 짐승은 뒷발로 서 있었는데, 그 짐승은 갈빗대 세 개를 입에 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에게 말하기를 ‘일어나서 고기를 많이 먹어라.’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묘사가 알쏭달쏭합니다.
이어서 세 번째 짐승이 나타났는데, 그 짐승은 표범을 닮았습니다. 그런데 등에는 새의 날개가 네 개나 있었고, 머리도 네 개나 달려 있었습니다. 그는 아주 권위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제 마지막 넷째 짐승이 등장합니다. 그 짐승은 다른 짐승들과는 또 다르게 사납고 무섭게 생겼습니다. 이 짐승은 쇠로 된 큰 이빨을 가졌고, 그것으로 먹이를 아주 거칠고 끔찍하게 잡아먹었습니다. 특히 이 네 번째 짐승은 열 개의 뿔을 가졌는데, 갑자기 다른 작은 뿔 하나가 돋아나더니 열 개의 뿔 가운데 세 개가 그 뿔에 밀려서 뿌리째 뽑혔습니다. 그런데 더 괴상한 건 새로 돋아난 뿔은 사람의 눈과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고, 입까지 있어서 거만하게 떠들기까지 했습니다. 모든 묘사가 괴상하고 끔찍하며 또한 난해하기까지 합니다.
옛적부터 계신 분
그런데 다니엘이 본 환상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가 이 상황을 계속 바라보던 가운데 한 옥좌가 등장합니다. 그 옥좌에는 ‘옛적부터 계신 분’이 앉으셨는데, 옷은 눈과 같이 희고, 머리카락은 양 털처럼 깨끗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앉은 옥좌에는 불꽃이 일고, 옥좌의 바퀴에는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불길이 강물처럼 그에게서 흘러나왔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를 수종 드는 사람의 수는 수천이고, 그를 모시고 서 있는 사람은 수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심판하기 위해 책을 펼쳤습니다.
그때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네 번째 짐승에게 있던 작은 뿔이 크게 떠들었습니다. 아마 그는 거만했기 때문에 이 상황에 개의치 않고 혼자 잘난 맛에 떠들었을 것입니다. 다니엘이 눈을 깜빡이던 찰나에 그 네 번째 짐승은 한순간에 살해당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체는 뭉그러져서 타는 불에 던져졌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다른 세 짐승도 힘을 빼앗겼고 생명만 겨우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인자 같은 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옛적부터 계신 분’에게 나아가더니 그 앞에 섰습니다. 그러자 ‘옛적부터 계신 이’가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셨고, 민족과 언어가 다른 모든 백성이 그를 경배하게 했습니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였습니다. 그렇기에 그 권세가 어딘가로 옮겨 가거나, 그 나라가 멸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천사의 환상 해석
환상임을 알면서도 다니엘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환상들이 그를 번민하게 했고, 그로 인해 그는 마음속이 매우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거기에 있던 한 천사를 붙들고 요청했습니다.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난 일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그 뜻을 알려달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 천사는 다니엘의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천사는 다니엘이 본 환상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가 본 네 짐승은 앞으로 이 땅에서 권세를 잡을 네 명의 왕입니다. 그리고 ‘옛적부터 계신 분’의 백성들이 나라를 얻게 될 것이며, 영원히 그 나라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다니엘은 충분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네 번째 짐승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그러자 천사는 말합니다. 네 번째 짐승은 마지막에 권세를 잡을 네 번째 나라로서 다른 모든 나라와는 다르고 온 땅을 삼키고 짓밟고 으스러뜨릴 것입니다. 그리고 머리에 난 열 개의 뿔은 열 명의 왕을 가리킵니다. 열 개의 뿔 사이로 작은 뿔이 난 것은 그 이후에 또 다른 왕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왕은 먼저 있던 왕들과 다르고 또 바로 전에 있던 세 왕을 굴복시킬 것입니다. 이 네 번째 짐승은 기세등등하여 ‘가장 높으신 분’께 대항하여 그의 백성들을 괴롭히고 그의 법까지 바꾸려 들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높은 분’의 백성들은 잠시 그의 권세 아래 놓이게 될 것이나 그에게 심판이 내려서 그의 권세는 빼앗기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여 없어질 것입니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가장 높으신 분’의 거룩한 백성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후, 다니엘은 환상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는 여기까지만 보고, 여기까지만 들었습니다. 그는 환상의 해설을 들었으나 여전히 고민이 되어 얼굴색까지 변하였지만, 이 일을 마음에 잘 간직해 두었습니다.
환상에 담긴 의미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을 일러 묵시문학이라고 했습니다. 묵시는 감춰진 것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감춰진 것은 쉽게 읽혀선 안 되는 법입니다. 그래서 이 묵시문학의 특징은 비유나 상징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본문에 아주 적나라하게 그 비유나 상징이 등장했습니다.
천사가 다니엘의 부탁으로 어느 정도 환상을 해석해 주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이 환상을 더 해석해 봐야 합니다. 먼저 2-3절의 ‘바람에 출렁거리는 바다’는 하나님을 거스르는 혼돈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 혼돈에서 네 개의 짐승이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짐승은 사자처럼 보였고, 독수리의 날개를 가졌다고 했습니다. 예레미야서 50:17에서 바빌로니아의 느부갓네살 왕이 사자에 비유되었고, 에스겔서 17:3에서 이 느부갓네살 왕은 큰 독수리로 비유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첫 번째 짐승은 곧 바빌로니아를 가리킵니다.
뒤이어 나타나는 짐승들은 특히 먹는 것이 강조되었는데, 이 짐승들은 다니엘서 2:31-43에 나오는 나라들과 같은 나라임이 분명합니다. 다니엘서 2장에는 바빌로니아에 이어서 메데와, 페르시아(바사), 그리스(헬라)가 등장했습니다. 먹기를 탐하는 이 나라들에 대한 표현은 바빌로니아에 이어서 권세를 잡을 나라들을 가리킵니다. 이 나라들 또한 힘이 셀 뿐만 아니라 이들 또한 약한 이들을 착취와 억압으로 다스릴 것입니다. 특히 다니엘은 마지막 네 번째로 소개된 나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데, 그 나라는 곧 그리스(헬라)를 가리킵니다. 열 개의 뿔은 곧 열 명의 왕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곧 그리스의 셀류스드 왕조의 가문을 일컫습니다. 그리고 열한 번째 등장한 뿔은 안티오쿠스 (4세) 에피파네스를 가리킵니다. 이 에피파네스 임금은 그의 형이자 자신의 전임자였던 셀류크스 4세가 암살된 다음에 왕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데, 그는 그 과정에서 두 명의 경쟁자를 몰아냅니다. 이것이 곧 세 개의 뿔이 그의 앞에서 빠진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제우스를 가장 높은 신으로 모셨고, 모든 종교를 하나로 통일하려고 했습니다(1마카 1:41-50). 그랬기에 그는 율법을 충실히 지키는 유대인들을 박해했습니다(8:11-12; 11:31-36)
하나님은 실패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아무리 견고한 권세라고 하여도 모든 권세는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다니엘은 환상 마지막에 미래를 보게 됩니다. 그리스 임금은 통치권을 빼앗길 것이고, 완전히 뿌리 뽑혀 멸망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권한은 모두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에게로 옮겨 갈 것입니다. 다니엘은 여기까지 보았습니다. 그는 궁극적으로 도달하게 될 미래는 희망찬 미래임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미래로 가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놓여 있음 또한 알았습니다. 그는 이 사실을 아무도 믿지 못할 거라는 생각과 그럼에도 이것이 결국엔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고 겁까지 났습니다.
하나님을 통해 결국 궁극적인 승리는 맞이할 것이지만, 그전까지 인내하고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기다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승리는 다가올 것이고 또 그 사실을 믿는다면, 당장 눈앞의 현실이 실패로 귀결되는 듯하더라도 우리는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실패해도 하나님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이 사실을 마음에 잘 간직하고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나누는 말씀 사색
www.youtube.com
'N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파 Note / 호세아서 (1)] 하나님이 바라는 것 (1) | 2025.03.27 |
---|---|
[청파 Note / 다니엘서 (3)] 밝은 어둠의 순간 (0) | 2025.03.20 |
[청파 Note / 다니엘서 (1)] 다니엘이 들려주는 하나님 나라 (0) | 2025.03.06 |
[청파 Note / 에스겔서 (9)] 평화의 세상을 여는 일 (0) | 2025.02.27 |
[청파 Note / 에스겔서 (8)] 성전인가? 신당인가? (0) | 2025.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