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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열왕기상 (4)] 엘리야의 제사 방식

20230202 청파교회 새벽설교

 

엘리야의 제사 방식

 

<열왕기상 18 36-37절> 

 

36. 제사를 드릴 때가 되니, 엘리야 예언자가 앞으로 나서서, 이렇게 기도하였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을 돌보신 주 하나님, 주님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고, 나는 주님의 종이며, 내가 오직 주님의 말씀대로만 이 모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오늘 저들이 알게 하여 주십시오. 

37. 주님, 응답하여 주십시오. 응답하여 주십시오. 이 백성으로 하여금, 주님이 주 하나님이시며,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시는 주님이심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가뭄을 해결하기위해 떠나는 아합과 오바댜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열왕기상 18장입니다. 열왕기상은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갈등 이야기를 계속 보여주다가 16장에 이르러서 잠시 갈등의 소강상태를 보입니다. 그리고 열왕기상의 저자는 잠시 북쪽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이야기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열왕기상 17장을 보면, 어떠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엘리야가 등장한 이 시기는 이스라엘이 극심한 가뭄에 허덕이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엘리야가 앞으로 보일 행동들에 비하면, 그의 첫 등장은 굉장히 소박했습니다. 사르밧 과부에게 보인 몇 가지 기적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인 열왕기상 18장에 와서는 아주 제대로 자신의 존재 증명을 합니다. 

 

열왕기상 18장은 북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아합그의 부하인 오바댜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아합은 오바댜에게 가뭄을 해결하기위해 자신과 함께 물을 찾으러 떠나자고 청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전 국토를 둘로 나누어 가뭄을 끝낼 방법을 찾으러 떠납니다. 

 

엘리야와 오바댜의 만남

 

그렇게 길을 떠난 오바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야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엘리야로부터 속히 아합과 자신을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이었던 오바댜는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를 만나서 기뻐하기는커녕, 몹시 당황해하기만 합니다. 엘리야는 그동안 자취를 감춘 상태였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혹시 자신이 왕에게 소식을 전하러 가는 동안, 엘리야가 사라져서 왕에게 거짓을 고하게 될까봐 두려웠던 것입니다

 

엘리야는 이미 17장에서 아합과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습니다. 엘리야는 아합에게 자신의 입술이 아니고서는 이스라엘에 다시 비가 내리지 않을 거라고 말한 뒤, 종적을 감춘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꼭꼭 숨어 있던 그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아합 왕을 만나자고 하는 것입니다. 엘리야는 오바댜를 안심시켜 줍니다. 결코 다시 사라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준 뒤, 그를 돌려보냅니다. 

 

엘리야 vs 850명 거짓 예언자

 

드디어 아합과 엘리야가 만납니다. 아합은 엘리야를 향해 왜 이렇게 이스라엘을 괴롭게 하냐며 따지듯 묻습니다. 그러자 엘리야는 자신이 이스라엘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합의 말을 받아친 엘리야는 엄청난 제안 한 가지를 합니다. 그 제안은 엘리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입니다. 바로 1:1,000에 가까운 대결을 신청한 것입니다. 

 

바알 선지자 450명아세라 예언자 400명을 합친, 도합 850명과의 싸움에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엘리야는 아합을 향해 이제 바알을 섬기는 일을 그만 두고, 주님께로 돌아오라고 말하며, 이 엄청난 싸움을 신청했던 것입니다. 

 

그는 대결의 방식을 제안합니다. 먼저 소 두 마리를 가져옵니다. 각 팀마다 소를 각을 떠서 제사를 드릴 준비를 하고 불은 붙이지는 말라고 청했습니다. 준비가 다 끝나고 나면, 자신이 믿는 신의 이름을 부르며, 제단에 불을 붙이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불을 보내셔서 응답해 주시는 분진정한 하나님임을 고백하자고 말했습니다. 엘리야의 믿음과 용기는 대단했습니다. 

 

엘리야의 승리

 

엘리야의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수가 월등히 많은 바알 팀이 먼저 준비를 합니다. 그들은 준비된 소를 장작 위에 올려놓고,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바알 팀은 바알 신이 그들의 기도에 응답해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런데 한낮이 되어도 또 저녁이 되어도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신이 놀러간 거 아니냐엘리야의 조롱바알 추종자들칼과 창으로 피가 나도록 자신의 몸을 찌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음성도, 아무런 기척도 없었습니다. 

 

이제 엘리야가 등장합니다. 흐트러진 제단을 잘 정돈한 뒤, 야곱의 아들들의 수대로 12개의 돌들을 제단 주변에 쌓았습니다. 그리고 각을 뜬 소를 제단에 올린 뒤, 제단에 물을 한 가득 붓기 시작합니다. 물을 붓는 다는 건, 의도적으로 상황을 더 열악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제단 주위로 물이 흥건히 넘쳐흘렀습니다. 

 

그러고 나서, 엘리야는 주님께 기도합니다. “주님, 응답하여 주십시오. 응답하여 주십시오. 이 백성으로 하여금, 주님이 주 하나님이시며,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시는 주님이심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37) 기도가 마치자마자, 하늘에서 불이 한가득 떨어지더니 축축하게 젖은 제단과 제물 가릴 것 없이 모든 것을 태워버렸습니다. 그곳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님의 살아계심을 함께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이 거짓 예언자들을 모두 잡아서 기손 강가에서 처형시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드디어 가뭄이 그쳤습니다. 한바탕 태풍과 같은 일이 지나고 나자,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메말랐던 이스라엘 땅에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차분히 주님과 동행하는 삶

 

오늘 이야기는 한 예언자가 보인 대담함주님이 행한 놀라운 이적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엘리야가 보인 제사 방식바알 선지자들이 보였던 제사 방식에 차이가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알 선지자들은 주술적인 방식을 통하여, 자신들이 믿던 신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26,28절). 아침부터 점심까지 바알의 이름을 외쳐 부르거나, 제단 주위를 뛰노는 등 바알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갖은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바알이라는 신은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사를 드렸습니다. 엘리야는 인간의 수고와 애씀주님 앞에 얼마나 작고 초라한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땅히 찾아야 할 것을 찾았고 마땅히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그는 먼저 선조들의 하나님을 찾았고, 하나님이 하셨던 일들을 기억해냈습니다. 그뿐 아니라 엘리야는 주님 앞에 자신의 작음을 인정했고, 이 일은 오직 주님만이 하실 수 있음을 고백했습니다(36). 즉 엘리야는 요구하기보다, 기다렸습니다. 그는 헛된 수고를 하기보다, 주님의 자비를 구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께 사랑받기 위해서부단히 애를 써야한다고 믿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수고보다는 그분 앞에 고요히 머물며 일상에 깃든 은총을 발견하길 더 바라십니다. 그렇기에 잘 사는 인생열심히 애써서 주님께 인정받으려는 삶보다, 주님의 자비를 먼저 깨닫고 그 사랑에 감격하여 열심히 사는 삶이 잘 사는 삶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 하루, 분주한 마음들을 내려놓으시고, 주님과 차분히 동행하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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