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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열왕기하 (1)]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20230209 청파교회 새벽설교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열왕기하 1장 16-17절> 

 

16. 엘리야가 왕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네 병에 관하여 물어 보려고 사절들을 보내다니, 이스라엘에 네가 말씀을 여쭈어 볼 하나님이 계시지 않더란 말이냐? 그러므로 너는, 네가 올라가 누운 그 병상에서 일어나 내려오지 못하고, 죽고 말 것이다' 하셨습니다." 

17. 엘리야가 전한 주님의 말씀대로, 북왕국 이스라엘에서는 아하시야 왕이 죽었다. 그에게 아들이 없었으므로, 그의 동생 여호람이 그의 뒤를 이어 왕이 되었다. 때는 남왕국 유다에서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이 즉위하여 다스린 지 이년이 되던 해였다.

 

 

바알을 의존하는 아하시야 왕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열왕기하 1장입니다. 열왕기하는 열왕기상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데, 이 두 책의 경계에는 북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아하시야가 있습니다. 열왕기상 마지막 장에 잠시 등장한 이 아하시야아합의 뒤를 이어서 북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어느 날, 아하시야에게 사건 하나가 발생합니다. 그는 다락방 난간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게 됩니다. 고대 사람들이라 그런지 미신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크게 다친 아하시야는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않고, 이름 난 우상부터 찾습니다. 우상의 도움으로 몸이 치유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는 곧장 사절단을 조직해서, 블레셋 성읍인 에글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바알세붑에게 자신의 병이 나을 수 있을지 물어보게 합니다. 바알세붑은 바엘세불과 동일한 이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바알여러 개의 형상으로 숭배되었는데, 에글론의 바알세붑바알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에글론으로 향한 사절단 앞에 갑자기 엘리야가 나타납니다. 엘리야는 사절단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스라엘에 하나님떡하니 자리하고 계시는데, 그분을 두고 이방신을 찾아가다니! 주님은 아하시야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그곳에서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사절단은 찝찝한 기분을 갖고 에글론으로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아하시야 왕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엘리야를 만난 이야기를 왕에게 전해줍니다. 

 

아하시야와 엘리야의 팽팽한 기 싸움

 

왕은 사절단에게 묻습니다. 너희들이 만난 그 사람의 행색에 관해 묻습니다. 사절단은 그 사람은 털이 많고 허리에는 가죽 띠를 띠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자, 아하시야그가 단번에 엘리야임을 알아차립니다. 털이 많다는 표현은 마치 몸에 칼을 대지 않았던 나실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무튼 엘리야에게는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예언자만의 특별한 모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왕은 엘리야가 행한 일을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어서 엘리야를 만나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아하시야는 오십부장에게 부하 50명을 데리고 그를 찾아오라고 명합니다. 그렇게 엘리야를 찾아서 떠난 오십부장과 부하들산꼭대기에 앉아 있는 엘리야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어명이라고 말하며, 어서 그곳에서 내려오라고 소리쳤습니다. 엘리야는 당당했습니다. 그는 한결 같았습니다. 엘리야는 자신이 만약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너희를 모조리 태워버릴 거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자 정말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오십부장과 그의 부하들을 태워 버렸습니다. 

 

이 소식이 왕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아하시야는 이 일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 여겼는지 아니면 뭔가 불안감을 느꼈기 때문인지 다시 한 번 오십부장과 부하들 그에게 보냅니다. 오십부장과 부하들산꼭대기에 있는 엘리야에게 똑같은 왕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어명이니 속히 그곳에서 내려오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도 엘리야의 반응은 동일합니다. 자신이 만일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당신들을 모조리 태워버릴 거라고 응답합니다. 그러자 다시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아하시야의 부하들을 모조리 태워버렸습니다. 

 

아하시야를 만난 엘리야

 

왕은 엘리야 만나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알을 찾는 행위를 멈추고, 엘리야가 자신에게 와주기만을 간절히 바랐습니다. 아하시야는 세 번째로 다시 오십부장을 뽑아 그의 부하들과 함께 엘리야에게 보냅니다. 엘리야를 본 오십부장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전에 일어난 사건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오십부장은 이전 사람들과 다르게 행동했습니다. 엘리야가 있는 산꼭대기로 직접 올라가서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습니다. 우리의 청을 물리치지 말아달라고! 나의 목숨쉰 명의 목숨을 귀하여 여겨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때 주님의 천사가 엘리야에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너를 찾아온 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와 함께 가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곧장 아하시야를 만나러 갑니다. 

 

아하시야를 만난 엘리야는 말합니다. 당신은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냐고! 의중을 물으러 에글론의 바엘세붑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여쭈어 볼 생각은 왜 하지 않았냐고! 질책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사절단에게 말했던 것처럼, 너는 병상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그대로 죽고 말 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결국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 아하시야는 죽고 맙니다. 그리고 그에게는 아들이 없었기에, 그의 뒤를 이어서 아하시야의 여동생 여호람이 왕위에 오릅니다. 

 

기억과 망각의 삶

 

북이스라엘의 왕인 아하시야는 여러 차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합니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한 것도 목격하였고 가뭄으로 허덕이는 이스라엘에 큰 비가 쏟아지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 무례하고 권위에 찬 자신의 부하들이 어떻게 소멸하는지도 들었던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하시야는 쉽게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그는 이방 우상에 쉽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아하시야는 하나님께로 마음을 향할 생각이 아예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복된 인생정의하는 말은 참 많습니다. 그 가운데 기억해야 할 것잊어야 할 것을 잘 분별하는 삶도 이 복된 인생에 속할 것입니다. 우리도 살아오면서 하나님의 손길을 여러 번 경험합니다. 하나님 덕에 위기의 순간도 여러 번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종종 혹은 자주 주님의 은총을 잊는 게 우리의 오랜 버릇입니다. 

 

아하시야는 늘 곁에 계신 주님을 모른 체 했습니다. 주님은 자신을 믿고 따를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삶을 극단적인 상황을 통하여서까지 보여주셨었습니다. 그러나 잠시뿐이었습니다. 아하시야주님보다 우상에게 더 쉽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복된 삶은 잊어야 할 것간직해야 할 것을 잘 구분하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에게 당신의 마음을 들려주십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에게 당신의 마음을 나타내보이셨습니다. 주님의 자비하심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도움들도 기억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아파하고 있는 이웃들의 신음 소리도 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에게 나누었던 손길이나 혹은 후회, 아쉬움들은 떠나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말입니다. 

 

오늘 하루, 잊어야 할 것기억해야 할 것을 잘 분별하셔서 어느 때보다 마음이 풍성한 하루를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이작가야의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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