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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욥기 (3)] 욥이 바라던 한 가지

20230809 청파교회 새벽설교

 

욥이 바라던 한 가지

 

<욥기 10장 1-5절> 

 

1. 산다는 것이 이렇게 괴로우니, 나는 이제 원통함을 참지 않고 다 털어놓고, 내 영혼의 괴로움을 다 말하겠다. 

2. 내가 하나님께 아뢰겠다. 나를 죄인 취급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로 나 같은 자와 다투시는지 알려 주십시오. 

3.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이 몸은 학대하고 멸시하시면서도, 악인이 세운 계획은 잘만 되게 하시니 그것이 주님께 무슨 유익이라도 됩니까? 

4. 주님의 눈이 살과 피를 가진 사람의 눈이기도 합니까? 주님께서도 매사를 사람이 보듯이 보신단 말입니까? 

5. 주님의 날도 사람이 누리는 날처럼 짧기라도 하단 말입니까? 주님의 햇수가 사람이 누리는 햇수와 같이 덧없기라도 하단 말입니까?

 

 

욥의 억울한 마음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욥기 10장입니다. 욥기 10장은 빌닷이 한 발언에 대한 욥의 두 번째 응답입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욥상처 입은 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그가 하는 말은 빌닷이 한 말에 대한 응답이지만, 결국 그 말은 하나님을 향한 말입니다. 

 

그는 먼저 이런 말로 입을 뗍니다. “나를 죄인 취급하지 마십시오. 무슨 일로 나 같은 자와 다투시는지 알려 주십시오. 주님께서 손수 만드신 이 몸은 학대하고 멸시하시면서도, 악인이 세운 계획은 잘만 되게 하시니 그것이 주님께 무슨 유익이라도 됩니까?”(2-3) 욥은 선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환난을 당하고, 악하고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 흥하게 되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사실 욥의 이 말은 평소 우리 안에도 있던 말이지만, 쉽게 꺼내지 못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이런 일을 경험합니다. 착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어려움을 당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떵떵거리며 사는 모습을 우리는 목격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에 관해 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잘’-사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 내려 봐야겠지만, 내게 피해를 준 사람은 승승장구하고, 피해를 입은 나는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면, 그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욥도 그러했습니다. 주님 앞에 정직하고 성실히 사는 내가 왜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하는지 억울한 마음물밀듯 몰려왔을 것입니다. 

 

욥의 원망의 말들

 

이어서 욥은 다시 주님을 원망하는 말을 내뱉습니다. “주님의 눈이 살과 피를 가진 사람의 눈이기도 합니까? 주님께서도 매사를 사람이 보듯이 보신단 말입니까? 주님의 날도 사람이 누리는 날처럼 짧기라도 하단 말입니까? 주님의 햇수가 사람이 누리는 햇수와 같이 덧없기라도 하단 말입니까?”(4-5) 주님의 위대하심을 노래하는 듯한 이 말속에는 주님을 원망하는 욥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욥은 위대하신 분께서 왜 낮고 초라한 인간을 이렇게 못살게 구냐며 한탄하듯 원망의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러다가 욥의 생각자신의 근원까지 올라갑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날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하나님께 말합니다. “주님께서 내 아버지에게 힘을 주셔서, 나를 낳게 하시고, 어머니가 나를 품에 안고 젖을 물리게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살과 가죽으로 나를 입히시며, 뼈와 근육을 엮어서, 내 몸을 만드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생명과 사랑을 주시고, 나를 돌보셔서, 내 숨결까지 지켜 주셨습니다.”(10-12) 욥의 이 말도 자신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신 주님노래하는 듯 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결국은 자신을 고통에 내버려 두신 주님원망하는 말로 이어집니다. 욥은 자신에게 생명을 주신 분주님이지만, 결국은 몰래 숨어서 자신이 죄를 짓나 안 짓나 지켜보다가 죄를 지으면 고통을 줄 작정으로 계신 분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통에 허덕이는 욥주님을 향한 원망의 말을 계속 쏟아냅니다. 그는 주님께 자신을 이렇게 못살게 굴 계획이었다면, 차라리 모태에서부터 살아 나오지 말고 죽게 만들어서,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냐며 자신의 속마음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그러고는 어차피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내버려 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함께 있어주는 것

 

여기까지가 오늘 본문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욥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큰 울림이 되어 다가옵니다. 사실 친구들 때문에 시작된 욥의 응답들은 우리도 살아가면서 느끼고 궁금했던 질문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욥의 항변은 불순해 보일까 봐 감히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바로 우리의 진짜 속마음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줍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고통 앞에 침묵하시는 주님을 만나고는 합니다. 때로 하나님의 침묵이 오히려 하나님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만, 절박하고 간절한 순간에 주님께서 침묵하시면, 그 침묵평소보다 더 큰 몸집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은 바로 그러한 순간, 하나님이 보이신 그 침묵의 순간사람이 보일 수 있는 가장 진솔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선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하나님의 침묵을 얼마나 느끼셨습니까? 잘 알려진 소설 중에 엔도 슈샤쿠의 <침묵>이 있습니다. 그 책을 보면, 침묵하시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나옵니다. “주님, 당신은 왜 잠자코 계십니까? 당신은 왜 언제나 침묵만 지키고 계십니까?” 이 말은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보며, 극 중의 인물이 드린 기도이자 물음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깨달은 사실주님께서는 그저 침묵하고 계셨던 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자의 곁에서 함께 괴로워하고 있던 것임을 극중 인물은 깨닫게 됩니다. 

 

이 소설을 보면, 우리가 바라는 놀라운 기적일어나지 않지만, 주님은 그 순간 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적을 보여주십니다. 함께하는 것! 욥은 현재 이 고통의 순간에 홀로 이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극심한 외로움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사실 어쩌면 누군가 내게 도움을 청할 때, 그 도움에 손을 내미는 것그리 거창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함께 머물러 주는 것, 홀로 두지 않는 것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 오늘 욥기 이야기는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살롱에서 나누는 말씀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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