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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욥기 (5)] 어려운 욥기 읽기

20230817 청파교회 새벽설교

 

어려운 욥기 읽기

 

<욥기 16장 6-8절> 

 

6.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이 고통 줄어들지 않습니다. 입을 다물어 보아도 이 아픔이 떠나가지 않습니다. 

7. 주님께서 나를 기진맥진하게 하시고, 내가 거느리고 있던 자식들을 죽이셨습니다. 

8. 주님께서 나를 체포하시고, 주님께서 내 적이 되셨습니다. 내게 있는 것이라고는, 피골이 상접한 앙상한 모습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나를 치신 증거입니다. 사람들은 피골이 상접한 내 모습을 보고, 내가 지은 죄로 내가 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도 다르지 않음을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욥기 16장입니다. 욥의 친구들은 계속해서 욥과 논쟁을 벌입니다. 세 명의 친구들욥과 한 번씩 대화를 주고받았고, 이제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가장 연장자엘리바스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어제 이야기 나눈 15장에서는 묵묵히 참고 있던 엘리바스의 발언이 있었고, 오늘 함께 읽은 16장은 그 엘리바스의 발언에 대한 욥의 응답입니다. 

 

욥은 먼저 끝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의 모습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하지만 그 놀라움당연히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놀라움아닙니다. 고통받는 자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그런 쓸모없는 충고에 대한 비꼼의 놀라움입니다. 

 

하지만 욥은 모르지 않았습니다. 자신도 사실 이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모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내 처지가 되면, 나도 너희처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너희에게 마구 말을 퍼부으며, 가엾다는 듯이 머리를 내저을 것이다. 내가 입을 열어 여러 가지 말로 너희를 격려하며, 입에 발린 말로 너희를 위로하였을 것이다.”(4-6) 

 

욥은 몸과 마음이 무너진 순간에도 자기 자신을 분별할 줄 알았습니다. 만약 친구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가 되었을 때, 욥 자신도 지금 친구들이 보이는 태도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욥은 자신의 나약함을 알았습니다. 그는 서 있는 위치에 따라서 사람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욥을 적으로 대하는 이들

 

은 이제 친구들을 향한 발언을 그치고, 시선을 하늘로 향합니다. 그는 잠시 하나남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을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그 순간, 말이라고 하는 것참 쓸모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많은 말을 하건 혹은 아예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건 자신의 고통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음을 그는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아직도, 여전히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이 고통 줄어들지 않습니다. 입을 다물어 보아도 이 아픔이 떠나가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기진맥진하게 하시고, 내가 거느리고 있던 자식들을 죽이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체포하시고, 주님께서 내 적이 되셨습니다.”(6-8a) 욥은 침묵하는 주님을 보며, 주님께서 자신을 적으로 대한다고 느꼈습니다. 

 

적으로 대하는 대상은 주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주님뿐만 아니라 세 명의 친구들 그리고 주위에 있던 다른 모든 사람들도 자신을 과녁 삼아서 정죄의 화살을 쏘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주님께서 내게 분노하시고, 나를 미워하시며, 내게 이를 가시며, 내 원수가 되셔서, 살기 찬 눈초리로 나를 노려보시니, 사람들도 나를 경멸하는구나. 욕하며, 뺨을 치는구나. 모두 한패가 되어 내게 달려드는구나.”(9-10) 

 

기반이 무너진 사람

 

소외를 경험해 보신 분들을 잘 아실 겁니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를 당하는 것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말입니다. 자발적인 소외는 상관없습니다. 자신이 일부로 군중들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은 문제 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원하지 않았는데 소외가 일어날 경우가 큰 문제인 것입니다. 

 

사실 사람은 살면서 여러 가지 기반이 갖춰질 때 안정감을 느낍니다. 사람에게 안정은 당연히 찾아오는 그런 손님 같은 존재는 아닙니다. 우리가 평소 잘 느끼지 못하지만, 사회제도 또는 환경이 받쳐 줄 때, 사람은 사회 안에서 안정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언제 자기를 둘러싼 기반을 느끼나 하면, 그 기반이 무너지거나 그 기반을 잃었을 때입니다. 

 

명예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던 다양한 요소들이 무너졌고 그리고 가장 큰 지지대였던 사람들마저 모두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만 것입니다. 

 

욥의 복잡한 내면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았습니다. 아니, 욥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부와 명예 그리고 사람과 하나님마저도 잃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통곡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욥을 보고 “하도 울어서, 얼굴마저 핏빛이 되었고, 눈꺼풀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덮여 있다.”(16)고 말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상을 당한 날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슬픔그의 억울함해소해 주진 못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님이 자신의 진실함흠 없음알아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17-18). 그리고 그렇게 믿으면서도 주님자신의 정직함을 변호해 주시기를 또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욥기는 읽는 어려움 

 

욥기를 계속해서 읽어나가는 일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용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욥기가 가진 어둡고 부정적인 기운 때문에 그렇습니다. 욥기 초반에는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계속 반복되어 나타나는 걸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러나 욥과 친구들의 논쟁을 잘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그 속에서 타인을 함부로 대했던 자신의 지난 과거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또 오히려 반대로 무거웠던 마음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욥기를 통하여 우리의 지난 시간을 계속해서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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