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야의 BibleSalon

말씀살롱 217

바지

2024.6.14. 어딘가 어색한 바지 때문에 하루 종일 신경 쓰이는 날이었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전혀 이상한 것이 없어도 자기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않아서 하루 종일 불편한 날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해 거울 앞에 서기를 여러 번이었습니다. 예민하다면 예민하다는 거고 유별나다면 유별난 것입니다. 아침에 드라이 한 머리가 영 맘에 안 드는 날도 있고, 티셔츠에 묻은 얼룩이 내내 신경 쓰이는 날도 있고, 바지에 잡힌 주름이 영 올곧지 않아서 거슬리는 날이 있습니다. 모든 불만족은 모두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써서 온 것입니다. 내가 크게 여기는 부분을 다른 사람도 크게 여기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내가 누군가를 보며 그렇게 느끼듯이 다른 사람들도 내가 나를 보며 느끼..

Salon 2024.06.15

[청파 Note / 전도서 (1)]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20240613 청파교회 새벽설교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9. 사람이 애쓴다고 해서, 이런 일에 무엇을 더 보탤 수 있겠는가? 10. 이제 보니,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수고하라고 지우신 짐이다. 11. 하나님은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만드셨다. 더욱이,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하게 하셨다. 12.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  전도서가 갖는 의미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전도서 3장입니다. 는 여러 지혜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혜문헌에 속하는 책으로는 성경에는 , 가 있고, 성경 밖 외경에는 와..

Note 2024.06.12

감정

2024.6.11.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습니다. 감정은 힘이 셉니다. 감정 때문에 사람은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감정 때문에 살아갈 의욕을 잃습니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잘 알아차리기 어려우나 그러나 결코 감정은 숨겨져 있는 법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기쁨의 감정이든 슬픔의 감정이든 또는 분노의 감정이든 말입니다.  감정에 크게 휘둘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감정에 크게 요동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손원평 작가의 라는 소설 속 주인공이 부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감정의 동요 없이 세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그 인물이 부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필자는 너무도 잘, 감정에 휘둘리기 때문입니다.  좋은 감정은 그야말로 좋습니다. 좋은 감정은 크게 문제 될 게..

Salon 2024.06.11

소금라떼

2024.6.10.  가끔, 어딘가는 가야 할 것 같고 그러나 어디를 가야 할지 난감할 때, 별것 아닌 것이 별것이 되는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쉬는 날이었습니다. 밀린 빨래와 청소를 마치고 묵혀 둔 에어컨 청소까지 마치고 본격적인 쉼에 들어갔습니다. 점심을 먹고 아껴 둔 예능 한 편을 봤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4시가 되면, 한 소중한 영혼을 맞이하기 위해 외출해야 합니다. 오늘은 날도 좋고 종일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나간 김에 산책이라도 할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소중한 영혼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와 함께 어딘가는 가야 할 것 같고 그러나 어디를 가야 할 지 난감했습니다.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바로 소금라떼였습니다. 그래, 때로는 별것 아닌 솔트라떼가 어디를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

Salon 2024.06.10

축구

2024.6.6.  축구를 언제부터 좋아했을까요? 초등학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필자는 축구가 주는 역동성, 리듬감, 필드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전술이 좋았습니다. 물론 소극적이었던 필자가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축구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춤 생각이 납니다. 상대를 속이는 멋진 몸동작을 보자면 근사하고 화려한 춤 생각이 납니다. 필자는 축구와 춤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춤처럼 느껴지는 축구가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축구는 보는 축구와 하는 축구가 있습니다. 저는 둘 다 좋아하지만, 하는 축구를 훨씬 더 좋아했습니다. 푸른 잔디 구장을 보면 그렇게 심장이 뛸 수가 없습니다. 좋아한다는 건 바로 이런 ..

Salon 2024.06.06

오해

2024.6.5.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기 마련입니다. 진심이 왜곡되는 날 말입니다. 그런 날은 오히려 하지 말 걸, 생각해도 이미 늦은 날입니다. 서로의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삼계탕을 만들 계획을 갖습니다. 처음 하는 요리라 서툴 것이 분명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찾아보다가 밥솥에 짓기로 결심합니다. 밥솥에 닭과 찹쌀을 넣고 1시간 30분을 기다립니다. 거의 다 완성되었습니다. 김이 빠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밥솥 근처로 갔더니 김과 함께 밥솥에 가득 찬 찹쌀 국물이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본인 자신도 어이가 없어서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일이 좀 커졌지만 김이 다 빠지고 청소하고자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대접받는 사람이 다..

Salon 2024.06.06

[청파 Note / 잠언 (5)] 다시 발견한 주님의 마음

20240606 청파교회 새벽설교 다시 발견한 주님의 마음   19. 말만으로는 종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으니 다 알아들으면서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20. 너도 말이 앞서는 사람을 보았겠지만, 그런 사람보다는 오히려 미련한 사람에게 더 바랄 것이 있다.  의인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잠언 29장입니다. 잠언 29장은 에 속한 장입니다. 잠언 29장에도 다양한 잠언의 말씀이 등장하는데, 오늘 우리는 그 가운데 몇 가지의 말씀을 살펴볼까 합니다.   먼저 잠언 29장 7절입니다. 잠언의 저자는 말합니다. “의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잘 알지만, 악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쯤은 못 본 체한다.” 의인과 악인의 대립은 잠언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의인은 가난한 사람의 사정을 잘 아는 자이고, 악인은..

Note 2024.06.05

편견

2024.6.4. 꼬장꼬장해 보이는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늘 중절모를 쓰고 목에는 스카프를 하고 다니는 어르신입니다. 그분은 우리 회사 실무자들에게 관심이 많으셔서 선물도 자주 주십니다. 특히 손수 모은 넥타이를 선물하시는데, 근사한 넥타이지만 대부분 오래되고 한 번쯤은 사용한 넥타이입니다. 하지만 아내분이 도와주셨는지 늘 깔끔하게 포장된 채 저희에게 전달됩니다. 오늘은 그 어르신이 저희에게 음식 대접을 해 주셨습니다. 물론 약속이 잡혔을 때부터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고집이 세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들으려고 하지도 않으며 80세가 된 어르신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 막막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접 만남을 갖고 나자 지금까지의 생각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편견이었습니다. 물론 어르신..

Salon 2024.06.05

두통

2024.6.3. 종종 두통이 찾아옵니다. 두통이 오면, 머리 스스로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임을 주장합니다. 두통이 생기면 아무런 일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일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통증이라서 사람들이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통은 마치 꾀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두통은 참 신기합니다. 외부의 충격으로 온 증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통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여러 근심과 걱정들, 불안, 과도한 업무, 굳어버린 육체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통은 외상이 아닌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주로 발생합니다. 인간의 몸은 신비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복잡하기도 합니다.  사는 것도 비슷합니다. 인생의 무게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이 많고..

Salon 2024.06.04

커피

2024.6.1. 커피를 마십니다. 카페인을 마시고 분위기를 마시고 이야기를 마십니다. 달콤한 커피만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시고 고소한 커피를 더 좋아합니다. 술보다 커피를 더 좋아합니다. 술이 가진 도취적인 매력도 알지만, 커피보다 접근이 어렵기에 커피를 더 선호합니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는 주객전도의 상황도 펼쳐지지만, 좋은 사람과의 만남에는 비싼 커피 값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커피는 서로를 연결하는 매개이지만 그 이상의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맛과 좋은 분위기는 좋은 만남을 더 좋게 만듭니다.  커피 한잔할래요? 이 제안은 제안을 받은 사람의 경계를 허뭅니다. 동성, 이성 가릴 것 없이 이 프러포즈는 마음의 긴장을 낮춥니다. 당신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 당신이 궁금하다, 당신에 대..

Salon 2024.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