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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에세이] 목사, 참 사람이 되고 싶다 ​ 목사의 정체성은 무엇으로 증명될까. 갑자기 생각이 거기에 머물렀다. 현재 몸 담고 있는 교단의 정년 은퇴는 70세이다. 은퇴한 목사라. 70세가 되어 은퇴를 하고 나면 그 때부턴 목사가 아니란 말일까. 그 때부턴 무엇으로 존재가 증명될까. 궁금해졌다. 몇 년 동안, 교회 안과 밖의 경계선을 걷고 있어 그런지 목사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따라 다닌다. 잠시 생각해 본다. 무엇이 먼저일까. 목사로의 '나'가 먼저일까, '나'로서의 목사가 먼저일까. 아님 이런 생각 자체가 조삼모사일 뿐인걸까. 나름 가깝게 지내는 목사님들 가운데 참 좋아하는 40대, 50대, 60대 목사님들이 계신다. 그분들은 적어도 후배의 질문에 뻔한 답을 내려주시지 않는다. 오히려 몇 가지의 질문 거리를 더 안겨주신다. 그분들.. 더보기
[에세이] 글을 쓴다는 것 누군가 모든 사진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순간을 사진에 담게 되면 순간은 영원이 되고 또 하나의 의미가 된다. 글을 쓰는 행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떠올랐다 금세 사라지는 생각을 붙잡아 기록에 남긴다는 것은 그 생각이 영원이 되는 것이자 새로운 의미가 된다는 것일 테다. 이러한 점에서 사진찍기와 글쓰기는 닮은 구석이 있다. 어제 한 무리와 설교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무리에 계신 한 분을 포함해 개인적으로 아는 몇몇의 지인들은 설교문의 개요만 잡고 중심내용은 현장에서 이야기로 풀어낸다고 했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글쓰기(설교문)는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자기 수행의 과정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가능하면 설교의 기승전결을 원고에 모두 담으려 노력한다. 물론 대중 앞.. 더보기
[에세이] 어떻게, 살까 안수를 받고 개척교회 담임자가 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목회란 무엇이며 목사는 또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 앞에 나의 마음은 어둠뿐이다 답이 내려지지 않는 이 골치 아픈 질문을 잠시 내려놓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뭘까? 누군가를 흉내내거나 따라 사는 삶이 아니라 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삶의 방식은 뭘까? 라는 질문을 해본다 목회의 길보다 사람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가끔 동네 목사님들을 만나거나 목회에 열심히 전념(?)하는 이들을 만나면 다시 내 마음은 불편해진다 왜 불편할까? 무엇이 나를 답답하게 할까? 내가 그릴 수 있는 내 미래의 밑그림을 그려본다 지금 우리 교회에는 성도들이 없다 그럼 성도를 모으기 위해 전도를 해야한다 (전도는 물품을 나누는 개념이 아니겠다) 성도가 모였다고 치.. 더보기
[에세이] 빈자리 또 사랑 얘기인가? 그 사랑 얘기가 맞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 노래를 듣고 사랑이 담긴 시와 사랑에 대한 글을 읽는 건, 그 안에서 사랑하는 혹 사랑했던 '나'와 마주치기 때문이다. 난 적어도 수많은 설교가들보다 수많은 작사가와 시인을 더 존경한다. 그들은 짧은 문장과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제목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그들의 가슴과 언어를 배우고 싶다. 엊그제 어머니께 전화를 받았다.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신다. 결혼식 다녀오던 길. 식당에서 내려오시다 빗길에 넘어지셨는데 짚던 손목이 부러지셨다고 하셨다. 가슴이 덜컹했지만 놀란 티를 감췄다. 나보다 더 놀라셨을 어머니 때문에. 수술하는 시간에 맞춰 올 수 없어서 다음 날 이른 시간 차표를 끊어 동해로 향했다. ​​​​아버지도 일을 하셔야 했기 때.. 더보기
[에세이] 이런 목사도 있다 새로운 언어를 발견해야 하는 것일까, 일상의 언어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난 목사다. 하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목사는 아니다. 의심 많고 불안해하며 가끔 교계 밖을 기웃거리며 살기도 한다. 그래서 자유로운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또 그렇다고 말하지도 못한다. 나는 그런 목사다. 난 교회 안에만 머무는 용어에 실증이 났다. 긴긴 교회의 역사 안에서 발생된 용어들에 엄청난 거부감을 갖는다. 그 거북한 말들이 나를 더 이상 구원으로 이끌지 못한다. 하지만 주류 기독교인들에게는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는, 성전을 유지하는 용어일테다. 시간이 흐를 수록 내가 변방으로 밀려나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 밀려 났다기 보다는 선택이었고 어쩌면 내가 가야 할 길이 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