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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작가야의 일상 에세이

[에세이] 글을 쓴다는 것

누군가 모든 사진에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단 순간을 사진에 담게 되면 순간은 영원이 되고 또 하나의 의미가 된다. 글을 쓰는 행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떠올랐다 금세 사라지는 생각을 붙잡아 기록에 남긴다는 것은 그 생각이 영원이 되는 것이자 새로운 의미가 된다는 것일 테다. 이러한 점에서 사진찍기와 글쓰기는 닮은 구석이 있다. 


어제 한 무리와 설교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무리에 계신 한 분을 포함해 개인적으로 아는 몇몇의 지인들은 설교문의 개요만 잡고 중심내용은 현장에서 이야기로 풀어낸다고 했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글쓰기(설교문)는 삶을 대하는 태도이자 자기 수행의 과정이라고 여긴다. 그래서 가능하면 설교의 기승전결을 원고에 모두 담으려 노력한다. 물론 대중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얗게 되는 고질적인 장애(!)가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내용의 옳고 그름의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하지만 글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인 것을 모르진 않는다. 글을 쓰는 사람이 글을 읽는 사람을 향해 은연하게 권력 행사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안다. 글을 쓰다보면 스스로 알게 된다. 만약 이를 초월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살짝 공중을 떠 다니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생각이 들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 글쓰기의 목표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자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행위라며 말이다. 글로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용기와 권한을 행사하고 싶어하는 이 두 가지 욕망 사이에서 늘 줄타기를 한다. 


*instagram: http://www.instagram.com/ss_im_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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