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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에세이] 산다는 건 고독한 것이다 눈을 떴다. 혼자인 것 같았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람들이 모른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표현하지 않은 마음을 사람들이 알아채 주길 바랐던 것이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말해질 수 없는 마음들이 있다. 하지만 산다는 건 원래 고독한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다는 건 원래부터 고독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불안했던 마음이 잠잠해지는 걸 느꼈다. 신비한 경험이다. 생각을 달리하자 다른 마음이 위로를 건넨 것이다. 세상은 고독한 존재들의 총집합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우리는, 서로 고독하다. 말해질 수 없는 마음들을 안고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한 신비는 고독은 다른 이의 고독과 마주할 때 눈 녹듯 사라진다는 것이다. 고독의 신비이자 삶의 .. 더보기
[쓰임 Note]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건 20190217 쓰임교회 마지막 주일설교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건 5. "나 주가 말한다. 나 주에게서 마음을 멀리하고, 오히려 사람을 의지하며, 사람이 힘이 되어 주려니 하고 믿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6. 그는 황야에서 자라는 가시덤불 같아서, 좋은 일이 오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소금기가 많아서 사람이 살 수도 없는 땅, 메마른 사막에서 살게 될 것이다." 7. 그러나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다. 8. 그는 물가에 심은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개울가로 뻗으니, 잎이 언제나 푸르므로, 무더위가 닥쳐와도 걱정이 없고, 가뭄이 심해도, 걱정이 없다. 그 나무는 언제나 열매를 맺는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이곳에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하길 빕니다. .. 더보기
[쓰임 Note] 계속해 나가는 신앙 20171015 쓰임교회 주일설교 계속해 나가는 신앙 1. 백성은, 모세가 산에서 오랫동안 내려오지 않으니, 아론에게로 몰려가서 말하였다. "일어나서,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 주십시오. 우리를 이집트 땅에서 올라오게 한 모세라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 아론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의 아내와 아들 딸들이 귀에 달고 있는 금고리들을 빼서, 나에게 가져 오시오." 3. 모든 백성이 저희 귀에 단 금고리들을 빼서, 아론에게 가져 왔다. 4. 아론이 그들에게서 그것들을 받아 녹여서, 그 녹인 금을 거푸집에 부어 송아지 상을 만드니, 그들이 외쳤다. "이스라엘아! 이 신이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신이다." 5. 아론은 이것을 보고서 그 신상 앞에 제단을 쌓고 "내일 주.. 더보기
[에세이] 뒤통수와 미용실 이발 할 때의 기준이 뒷머리의 길이가 된 적이 있다. 어느 날 뒷머리를 거울로 비춰보았는데 정리도 안 되고 보기도 싫어 곧장 미용실로 향했다. 지금 다니는 미용실로 옮기기 전, 마지막으로 갔던 동네 미용실 디자이너 선생님께 조금 전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자 뒷머리가 무슨 상관이냐며 사람들은 주로 뒷모습보단 앞모습을 보고 머리 자를 때를 판단해 온다고 했다. 나도 늘 그래왔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뜬금없이 뒷머리가 보기 싫어 미용실로 간 적이 있었던 것이다. 늘 당연하게 여겼는데 그날따라 디자이너 선생님의 대답이 새롭게 들렸던 건 왜일까. 사람이라는 존재가 본모습보다 겉으로 보여 지는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좀 서글프고 답답해서였을까. 사실 ‘앞모습’은 우리가 사람들 앞에 비춰지고 싶.. 더보기
[에세이] 이런 목사도 있다 새로운 언어를 발견해야 하는 것일까, 일상의 언어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난 목사다. 하지만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목사는 아니다. 의심 많고 불안해하며 가끔 교계 밖을 기웃거리며 살기도 한다. 그래서 자유로운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또 그렇다고 말하지도 못한다. 나는 그런 목사다. 난 교회 안에만 머무는 용어에 실증이 났다. 긴긴 교회의 역사 안에서 발생된 용어들에 엄청난 거부감을 갖는다. 그 거북한 말들이 나를 더 이상 구원으로 이끌지 못한다. 하지만 주류 기독교인들에게는 여전히 그 힘을 발휘하는, 성전을 유지하는 용어일테다. 시간이 흐를 수록 내가 변방으로 밀려나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 밀려 났다기 보다는 선택이었고 어쩌면 내가 가야 할 길이 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