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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에세이] 나만이 아는 길 잠에서 깹니다 지금 이 시간은 많은 사람들이 나른해질 시간일 겁니다 저는 그럴 즈음, 잠에서 깹니다 요즘 같이 추운 날에는 잠에서 깨도 이불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저 하는 노동이란 이불속에서 세상 소식을 살피는 정도입니다 그러다 이젠 정말 일어나야겠다, 싶으면 이불을 온몸에 싸매고 책상다리를 하고 20분 침묵을 합니다 해는 이미 중천에 뜬 그 시간 주섬주섬 점심을 챙겨 먹고 설거지와 집 바닥 청소를 하고 씻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하루의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것이 아무 일정이 없는 날의 하루입니다 근데 이런 날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기분이 괜찮은 날도 있습니다 어제 빡빡한 스케줄이 있었거나 어제 보람된 일이 있었거나 그날 저녁에 약속이 있으면 스스로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할 날.. 더보기
[커피] 핸드드립 커피 <유럽식 드립> 핸드드립 커피,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취미입니다. 커피에 담긴 아련한 추억이 여기까지 오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리타로 시작해 하리오까지, 틈틈이 커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새로 하리오 드립 세트를 사고 평범한 설렘으로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몇 달 전, 연남동 을 갔을 때도 그랬고, 어제 대학로 를 갔을 때도 차(Tea)에 가까운 드립 커피의 맛을 보고 어떻게 드립을 하는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기사도 검색해 보고 인터넷도 뒤적뒤적해서 찾아낸 결과,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방식이 크게 세 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1. 유럽식 드립(침지식) 2. 일본식 드립(반투과식, 반침지식) 3. 우리식 드립(투과식) 제가 맛 본 커피는 '유럽식'으로 내린 드립 커피였던 모양입니다. 우.. 더보기
[에세이] 일상 #. 삶은 일상의 점철이다. 작은 일상들이 차곡차곡 쌓여 하루를 만들고 인생을 만든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다. 오늘을 살고 내일은 살지 못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과 조금 더 나아간 며칠뿐이다. 그래서 난 오늘도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움직여야 했다. 그것이 신에 대한 응답인지 신과의 대화인지 잘은 모르겠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믿음일터. #. 교회 문은 단순하고 소박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무심코 그 앞을 지나간다. 난 큰 돈을 들여 일하는 법을 잘 모른다. 그저 소심한 몇 가지의 시도들만 이루어질 뿐. 늦여름까지 교회 문을 열어두고 지냈는데, 가을이 오고 겨울이 다가올수록 찬 공기가 마구마구 올라오는 바람에 교회에 있는 날엔 문을 닫아 놓고 지낸다. 그럼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더보기
요즘 요즘 잠에서 깨면 마음에 구멍이 난 듯 허전함을 느낀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지 잘 모르겠다 떠오르는 생각들은 있지만 정말 그것들 때문인지 모르겠다 지금 나는 잘 걷고 있는 건지, 걷기는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얼마 전 어떤 분과 이야기하며 요즘 눈을 뜨면 자주 혼자인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혼자라고 느끼는 것, 신을 믿는 사람이면 그런 느낌을 받아서는 안 되는 걸까 기도의 의지조차 생기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하나 요즘 내 일상이 그렇다 무엇을 해야할 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무엇을 해야만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게 명확하진 않지만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봐야겠다 요즘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들이 있다 더보기
[에세이] 잘 사는 인생 이 아침, 제가 탄 버스가 비 폭탄을 이기지 못하고 도로 곳곳에 고인 물을 출근길 직장인에게 시원하게 뿌리며 달리네요. 참 인생이란 것도 이런 것 아닐까요?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을 주며 사는 건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다만 누군가에게 피해만 주지 않고 살아도 잘 산 인생 아닐까요? 입고 나온 옷이 충만히 젖는 이 아침, 모두 평안입니다. 이작가야의 아틀리에 이작가야의 아틀리에(Atelier)입니다. Lee's Atelier www.youtube.com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