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5일 목요일
오래전, 중고 서점에서 산 신형철 작가의 책을 이제 읽고 있습니다. 슬픔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진 산문인데, 작가님 특유에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음성이 담겨 있습니다.
말이 많은 사람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사람은 살다 보면 말을 많이 해야 할 때가 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자신을 변호해야 하는 그런 상황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누군가의 긴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특히 들어줘야 하는 순간에 들어주지 못합니다. 이미 다 안다는 가정하에 그리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 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그저 노력할 뿐입니다. 작가님은 '어떤 사건/사람의 진실에 최대한 섬세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 모든 태도'를 폭력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계속 불가능으로 남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불가능 안에서 작은 가능성을 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섬세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섬세한 사람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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