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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말씀살롱 2025. 5. 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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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24일 토요일 / 봄 날씨의 변덕 진짜 왜 이러냐

 

"지구는 어린 왕자를 바꿔놓았다. 오두막보다 더 크지 않은 별에 살던 이 우주의 시골뜨기는 벌써 권력자와 상인, 염세가와 허영쟁이를 만났고, 착실한 공무원과 학자를 만났다. 어린 왕자는 그들이 어떻게 소외되어 있는가를 알게 되었지만, 그 자신도 더 이상 천진난만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요청되는 사막이며, 그 사랑은 긴 시간을 거쳐 공들여 만들어져야 한다는 깨달음이, 그가 긴 편력 끝에 순진함을 지불하고 얻은 소득이었다." (황현산, <사소한 부탁>, 난다, 2024, p.138) 

 

공짜를 좋아하지만, 세상엔 공짜가 없음을 안다. 왜 인간 세상사에 공짜가 없어야 한단 말인가. 그리 만들어 놓은 조물주를 탓할 수밖에 없으니, 조물주가 걸어놓은 마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어린 왕자도 이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도 뭔가를 지불해 소득을 얻었는데, 그가 지불한 것은 자신의 순진함이요 그로 인해 얻은 것은 세상사의 진실이다. 황현산 선생은 어린 왕자가 천진난만함을 지불하여 얻은 진실을 사막에 비유하였다. 세상은 '사랑이 요청되는 사막'인 것이다. 어린 왕자가 세상 이곳저곳을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보았는데, 그는 세상 어디에서 사랑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사랑은 누군가의 사랑을 하려는 수고와 노력, 애씀이 수반돼야 그것이 출현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문학은 진실을 반영하는 법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러하다. 사랑이란 어딘가에 숨겨져 있어 우리가 그것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대상이 아니다. 사랑은 그것을 살아내려는 사람에 의해 출현하는 것이다. 행위가 수반되지 않으면 사랑은 추상적인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말씀살롱 l 잔잔한 묵상의 시간

말씀을 나누고 공부하는 살롱(salon)입니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삶에 적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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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2013년 3월 9일에 시작되어 2017년 12월 23일에 끝나는 글을 담은 이번 산문집은 첫 번째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낸 것으로, 첫 글부터 마지막 글까지 그 어떤 흐트러짐이나 곁눈질 없이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책이다. 번역가로서의 소임을 다하면서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참혹하리만치 망가져버렸던 우리 정치사회의 면면
저자
황현산
출판
난다
출판일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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