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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새벽] 목소리를 낮춤으로

20190723 청파교회 새벽설교

목소리를 낮춤으로 

<여호수아 6장 10-15절>

10. 여호수아가 또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함성을 지르지 말아라. 너희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여라.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말고 있다가, 내가 너희에게 '외쳐라' 하고 명령할 때에, 큰소리로 외쳐라." 
11. 이처럼 여호수아는 주님의 궤를 메고 성을 한 바퀴 돌게 한 다음에 진에 돌아와서, 그 밤을 진에서 지내게 하였다. 
12. 다음날 아침에 여호수아가 일찍 일어났다. 제사장들도 다시 주님의 궤를 메었다. 
13. 제각기 숫양 뿔 나팔을 든 일곱 제사장은 주님의 궤 앞에 서서, 계속 행군하며 나팔을 불었고, 무장한 선발대는 그들보다 앞서서 나아갔으며, 후발대는 주님의 궤를 뒤따랐다. 그 동안 제사장들은 계속하여 나팔을 불었다. 
14. 이튿날도 그들은 그 성을 한 바퀴 돌고 진으로 돌아왔다. 그들은 엿새 동안 이렇게 하였다. 
15. 드디어 이렛날이 되었다. 그들은 새벽 동이 트자 일찍 일어나서 전과 같이 성을 돌았는데, 이 날만은 일곱 번을 돌았다.

마음 훈련

안녕하세요. 이번 주에 아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도 대단했습니다. 부디 이번 여름, 건강에 큰 어려움 없으시길 바랍니다. 

본문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드디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성 함락 계획을 구체화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여리고 성 함락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전략’이라기 보단, 하나의 ‘마음 훈련’이었습니다. 

여호수아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럴 만한 능력과 힘이 있었음에도, 곧바로 여리고 성을 함락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다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리고 성을 매일 하루씩 여섯 번을 돌고, 일곱 번째 날은 나팔소리에 맞춰 일곱 번 돌라하고 하셨습니다. 사실 솔직히 생각해 본다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조건을 내거셨고, 여호수아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말씀에 순종해 그대로 행했습니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라

지난 시간에 말씀을 드렸지만, 여호수아를 비롯한 그 일행들은 이런 ‘기다림의 시간들’을 통해 하나님의 도움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누구에게 속해있는지를 잊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자꾸만 멈춰서는 시간을 통해, 그들은 큰 실패 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방금 말씀드린, 이 대목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여호수아는 들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함성을 지르지 말아라. 너희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여라.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말고 있다가, 내가 너희에게 '외쳐라' 하고 명령할 때에, 큰소리로 외쳐라.” 그들은 여리고 성 함락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마저, 기다렸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감추며, 끝까지 좋은 때를 기다렸습니다. 

사실 ‘자신의 목소리’를 감춘다는 건, 곧 ‘자기 스스로’를 감춘다는 말과 같습니다. 목소리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가 없다는 건, 곧 내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한다는 말과 같고, 또 의사 표현을 못한다는 건, 나 자신을 잊고 지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즉, 함성을 지르지 말고, 목소리를 들리게 하지 말라는 말은, 자신을 잊고 하나님께서 돕는 그 때를 기다리라는 말과 같습니다. 

사람의 목소리

사실 이 ‘사람의 목소리’에는 정말 다양한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목소리’에 담긴 재밌는 이야기 하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사람은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높낮이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람이 화가 나거나 흥분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루는 스승과 제자와 함께 강으로 산책을 가고 있었습니다. 강둑에서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금목걸이를 잃어버렸는데, 그 일로 남자가 자꾸 질책하자 서로 언성이 높아졌던 것입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제자가 스승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를까요?" 스승이 말했습니다.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화가 많이 날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러면 그럴수록 두 사람의 가슴은 더 멀어지게 된다." 

스승은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두 남녀를 가리키며 다시 말했습니다. “화내며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면 두 사람의 가슴은 더욱 멀어져서 마침내는 서로에게 죽은 가슴이 된다. 죽은 가슴을 향해 아무리 소리쳐 말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더욱더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게 되는 것이다." 

스승이 이어서 말했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가? 사랑을 하면 부드럽게 속삭인다. 두 가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느끼기 때문에 큰 소리로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깊으면 두 가슴의 거리가 사라져 속삭임도 필요 없는 순간이 온다. 두 가슴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없이도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를 때와 사랑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멀어진 서로의 가슴

사실 이런 일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 일겁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갈등’의 10퍼센트는 의견 차이에서 오고, 나머지 90퍼센트는 적절치 못한 목소리나 억양에서 온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소리’를 지르는 관계는 ‘가슴’이 멀어진 관계를 뜻합니다. 그래서 자기 말이 조금이라도 잘 들리라고, 그 멀어진 가슴에게 더 크게 소리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소리친다는 말’은 본문의 ‘함성’과는 다른 말입니다. 여리고 성 앞에서 큰 ‘함성’을 지르는 행동은, 하나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심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지만,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 있어서 ‘소리치는 것’은, 서로의 가슴이 그만큼 멀어져 있음을 나타내는 하나의 증거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느낌

여러분, 오늘 하나님에서, 함성을 지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리지 않게 하라는 말은, 곧 나 자신은 잊고, 하나님 자신이 돕던 그 ‘도움의 때’를 기억하라는 말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방금 들려드린 예화를 통해서, 우리는 여기에 한 가지 의미를 더 덧붙일 수 있을 듯합니다.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고, 목소리를 참아내라는 하나님의 이 말씀은, 곧 ‘하나님 마음’을 잘 느낌으로, 멀어져버린 ‘하나님과의 관계’에 더 집중해보라는 말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여러분의 언성이 높아질 때마다, 다시 하나님께서 ‘하나님 자신의 마음’을 느껴보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이시고, 그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여러분들 되시기 바랍니다. 아무 것도 바라는 것 없이, 하나님 앞에 묵묵히 서보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렵겠지만, 그 연습을 잘 해낸다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그 음성을 더 잘 듣고, 더 잘 분별할 수 있으실 겁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안녕하세요. 말씀살롱(BibleSalon)입니다. 다양한 감수성과 인문학 관점을 통해 말씀을 묵상합니다. 신앙이라는 순례길에 좋은 벗이 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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