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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시편 (11)] 환난이 닥쳐오더라도

20231207 청파교회 새벽설교

 

환난이 닥쳐오더라도

 

<시편 54편 1-7절>

 

1. 하나님, 주님의 이름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님의 권세로 나의 정당함을 변호하여 주십시오.

2. 하나님,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입으로 아뢰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3. 무법자들이 일어나 나를 치며, 폭력배들이 내 목숨을 노립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자들입니다. (셀라)

4.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돕는 분이시며, 주님은 내게 힘을 북돋우어 주는 분이시다.

5. 원수가 나에게 악한 짓을 하였으니, 주님이 내 원수를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진실하심을 다하여 그들을 전멸시켜 주시기를 빈다.

6.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주님께 제물을 드립니다. 주님, 내가 주님의 선하신 이름에 감사를 드립니다.

7. 주님이 나를 모든 재난에서 건져 주셨으며, 나의 이 눈으로, 원수들의 멸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십 사람들의 불안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시편 54편입니다. 시편 54편은 사무엘상 23장과 26장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다윗은 자신을 시기하는 사울을 피해 도망칩니다. 이곳저곳으로 도망치던 다윗은 십 광야에 이릅니다. 하지만 다윗은 어디를 가도 편안히 머물 수 없었습니다. 십 사람들은 다윗과 함께 자신의 땅으로 들어온 다윗의 군대로 인해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십 사람들은 주위에 도움을 청하였고, 바로 그 도움을 사울에게 청했던 것입니다.

 

사람은 한번 마음에 불안감이 깃들면, 쉽게 그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위협을 느낀 십 사람들은 결국 다윗 군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울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오늘의 시는 바로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 다윗이 드린 기도 혹은 노래입니다.

 

탄식하는 마음

 

다윗은 먼저 탄식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도움을 구합니다. "하나님, 주님의 이름으로 나를 구원하시고, 주님의 권세로 나의 정당함을 변호하여 주십시오. 하나님,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입으로 아뢰는 말씀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무법자들이 일어나 나를 치며, 폭력배들이 내 목숨을 노립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자들입니다." (1-3)

 

다윗은 억울했습니다. 도망자 신세가 오히려 침략자의 모습으로 비쳤기 때문입니다. 오해를 받던 다윗은 자신의 처지가 주님 앞에 잘 헤아림 받기를 바랐습니다. 사울의 눈을 피해 달아나던 그는 있을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심이 확신으로

 

그런데 4절로 넘어가면, 다윗의 탄식이 오히려 확신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은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난 시절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함께 하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함께하실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은 고백이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돕는 분이시며, 주님은 내게 힘을 북돋우어 주는 분이시다. 원수가 나에게 악한 짓을 하였으니, 주님이 내 원수를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진실하심을 다하여 그들을 전멸시켜 주시기를 빈다." (4-5) 다윗은 위태로운 상황 때문에 잠시 흔들렸던 자신의 믿음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이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의심에서 온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어릴 적 추억

 

아주 어릴 적, 바닷가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얕은 물가였는데, 그곳에서 놀다가 잠시 발을 헛디뎌 넘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순간, 발이 닿지 않자 불안감이 엄습해 왔고, 찰나이지만 그 순간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분히 발을 뻗어서 그 자리에 섰으면 됐을 텐데, 불안감과 당혹감 때문에 계속 허둥대기만 했습니다. 물론 구원자 같은 부모님의 손길 덕에 다시 일어서긴 했습니다만, 어린 시절 그날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몸을 입고 살아가는 우리는 근심과 염려부터 자유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붙들고 사는 근심과 걱정이라는 것이 사실 일어나지 않을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이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이면, 자신의 염려와 근심을 붙들지 않고 잘 흘려보냅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그러니까 잘 믿는 사람은 주님 안에서 충분히 가벼워질 줄도 아는 사람인 것입니다. 시인은 엄습한 불안감을 내려놓고, 자신과 늘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해 냈습니다. 그리고 자비하신 주님 앞에 자신을 내맡겼습니다.

 

거저 주어지지 않는 감사

 

그러자 그의 마음에서 감사의 마음이 솟아났습니다. 시인은 환난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도 함께하신 주님께서 앞으로 함께하실 거라는 확신 속에 감사의 고백이 흘러나왔습니다.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주님께 제물을 드립니다. 주님, 내가 주님의 선하신 이름에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이 나를 모든 재난에서 건져 주셨으며, 나의 이 눈으로, 원수들의 멸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6-7)

 

감사는 아주 중요한 신앙의 요소이지만, 삶이 힘들 때는 우리는 감사한 마음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땐 우리는 이 한 가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감사는 발견하려고 애쓸 때에야 감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달리 말해, 감사는 곧 은총의 개념과 연관 지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내 삶에 주신 선물에는 무엇이 있는지 발견하려 애쓸 때, 감사의 제목을 하나라도 건질 수 있습니다. 비교해서는 이 감사한 마음을 갖기 어렵습니다. 내게 베푸신 은혜와 나를 지금까지 인도하신 주님을 기억하려 애쓸 때,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끊어내는 작업

 

시편 54편의 시는 매우 짧은 시 중에 하나입니다. 시인은 어려움 가운데 처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도는 탄식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기도하는 가운데, 자신의 지난 시절을 돌아보게 되었고 그로 인해 주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의 기도는 환난 중에도 감사를 드리는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관습적인 신앙생활을 멈추기 위해서는 끊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불평과 불만, 원망의 말을 끊어낼 때, 우리는 다른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성경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with 청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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