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 Note / 시편 (10)] 참된 겸손

2023. 11. 29. 16:18Note

20231130 청파교회 새벽설교

 

참된 겸손

 

<시편 49편 16-20절>

 

16.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더라도, 그 집의 재산이 늘어나더라도, 너는 스스로 초라해지지 말아라.

17. 그도 죽을 때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며, 그의 재산이 그를 따라 내려가지 못한다.

18. 비록 사람이 이 세상에서 흡족하게 살고 성공하여 칭송을 받는다 하여도,

19. 그도 마침내 자기 조상에게로 돌아가고 만다. 영원히 빛이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만다.

20. 사람이 제아무리 위대하다 해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으니, 미련한 짐승과 같다.

 

 

깨달은 사람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시편 49편입니다. 시편 49편은 세상의 부귀영화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일단 시편 49편의 저자는 모든 사람을 자기 앞으로 초대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바를 나눕니다. 물론 자신이 아는 것을 전달할 때에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깊이 깨달은 사람은 자신이 깨달은 바를 숨길 수 없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이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인의 심정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하늘의 지혜를 깨달은 시인은 자신이 깨달은 바를 홀로 간직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자신이 깨달은 바를 나눕니다. 그는 먼저 특정 대상들을 초대하는데, 그들은 낮고 가난한 자들과 높고 부요한 자들입니다. 시인은 이들을 초대하여 자신의 지혜와 명철을 나눕니다.

 

생명과 죽음

 

시인은 5-9절에서 말합니다. 자신의 재물을 의지하는 사람도, 돈이 많음을 자랑하는 사람도 시인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딱 한 가지입니다. 바로 생명 혹은 목숨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러합니다. 아무리 대단한 부자라고 하여도 사람은 자기 생명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선불로 자기 생명값을 지불하여 자신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가격은 어마어마하기에 인간이 한평생 수고하고 노력해도 그 값을 벌 수 없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시인은 생명의 권한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시인은 다시 한번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는 10-12절에서 하늘과 땅에 속한 것을 대조하듯 말합니다. 먼저 땅에 속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지혜와 평생 모은 재산, 자기 영화를 추구하는 삶을 말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하늘에 속한 것을 결코 감당할 수 없는데, 바로 하늘에 속한 것은 죽음을 뜻합니다. 지혜와 재산,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삶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죽음인 것입니다.

 

겸손한 사람

 

성경은 겸손에 관해 자주 언급합니다. 주님도 겸손하셨고, 주님이 늘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도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이 말하는 겸손은 일반적인 도덕이나 윤리의 개념과는 조금 다릅니다. 성경이 말하는 겸손은 남을 자신보다 낫게 여기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크심과 자신의 작음을 인정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내 생각이 크신 주님의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아는 것! 이것이 바로 겸손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을 통해 알 수 있는 겸손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유한함을 아는 것입니다. 겸손은 내 인생이 영원하지 않음을 아는 것입니다. 소설가 마르셸 프루스트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단순한 진리를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얼굴은 여전히 삶을 향한 채, 뒷걸음질로 죽음에 다가간다" (마르셀 프루스트, <질투의 끝>, 윤진 옮김, 민음사, 2022, p.21)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진리는 바로 죽음입니다. 시인은 바로 이 죽음 앞에, 모든 것이 무가치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

 

시인은 그럼에도 자신의 부귀영화를 쫓는 사람을 일러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어떤 대상이나 혹은 어떤 가치관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사람입니다. 시인의 눈에 부유함을 쫓는 사람은 곧 자신을 믿는 사람인 것입니다. 이들이 쫓는 것은 어리석은 것들이기 마련인데,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그러한 이유는 죽음이 그들의 목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시인은 혹시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어 재산이 늘어나는 것을 목격한다 하더라도 또 누군가 이 세상에서 성공하여 사람들에게 칭송을 받는다고 하여도 그 사람 앞에서 초라해지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많은 재산과 많은 인기를 누린 사람도 결국 죽음의 때에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삶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이익과 누군가를 시기하는 마음을 잘 내려놓지 못합니다. 욕망 없이 살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기도 하지만, 늘 어려운 지점은 어떻게 욕망을 잘 다스리며 사느냐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겸손은 하나님의 높으심과 자기 인생의 유한함을 아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잊지 않고, 가슴에 품고 사는 것이 바로 겸손한 삶, 다시 말해 하나님 앞에 칭찬받는 삶인 것입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성경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with 청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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