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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파 Note

[청파 Note / 시편 (22)]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20240222 청파교회 새벽설교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시편 109편 1-5절> 

 

1. 하나님, 내가 주님을 찬양합니다. 잠잠히 계시지 마십시오. 

2. 악한 자와 속이는 자가 일제히, 나를 보고 입을 열고, 혀를 놀려서 거짓말로 나를 비난합니다. 

3. 미움으로 가득 찬 말을 나에게 퍼붓고, 이유도 없이 나를 맹렬하게 공격합니다. 

4. 나는 그들을 사랑하여 그들을 위하여 기도를 올리건만, 그들은 나를 고발합니다. 

5. 그들은 선을 오히려 악으로 갚고, 사랑을 미움으로 갚습니다.

 

 

시인의 마음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시편 109편입니다. 시편 109편에는 억울한 일을 당한 한 시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는 주님을 찬양한다며 첫 입을 뗐지만, 곧장 자신의 진짜 속내를 전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하나님, 내가 주님을 찬양합니다. 잠잠히 계시지 마십시오. 악한 자와 속이는 자가 일제히, 나를 보고 입을 열고, 혀를 놀려서 거짓말로 나를 비난합니다. 미움으로 가득 찬 말을 나에게 퍼붓고, 이유도 없이 나를 맹렬하게 공격합니다. 나는 그들을 사랑하여 그들을 위하여 기도를 올리건만, 그들은 나를 고발합니다. 그들은 선을 오히려 악으로 갚고, 사랑을 미움으로 갚습니다.”(1-5) 

 

시인은 억울합니다. 자신이 행하지 않은 일 때문에 오해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오해를 받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지금 맹렬히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인을 더욱 힘들게 하는 원인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시인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했습니다. 그런데 사랑을 받은 그 사람들이 오히려 시인을 괴롭게 한 것입니다. 차리리 내가 누군가에게 의도적인 해를 입혔으면 덜 억울했을 것입니다. 시인은 선을 행하고 사랑을 행했는데, 사랑을 받는 자들이 그를 더 힘들 게 했던 것입니다. 

 

청파교회는 2019년도 표어를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라고 정했습니다. 그리고 교우분들은 그 말씀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선으로 악을 이기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악한 일을 당하면, 악으로 되돌려주고 싶은 게 우리의 진짜 속마음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선을 행했는데도 오히려 악으로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그의 억울함과 허무함이 얼마나 큰 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악인들의 기도

 

그런데 6절로 넘어오면서 시인의 말투매우 거칠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6절부터 19절까지 자신을 괴롭히는 자들을 향해 저주의 말을 내뱉습니다. 그는 그들이 드리는 기도가 죄게 되게 해 주시고, 그의 자식들도 부모가 없는 자식들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재산을 모두 약탈해 주시고, 그들에게 저주가 내리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사실 방금 말씀드린 시인의 말은 자신의 말이라기보다는 자신을 괴롭혔던 자들이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인은 주님께서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악인들이 드린 기도의 내용을 인용하여 고스란히 주님께 드린 것입니다. 

 

시인의 요청

 

그런데 21절에 넘어오면, 다시 시인의 기도가 바뀝니다. 시인은 악인들이 사용한 기도문을 내려놓고, 다시 주님 앞에 자신의 비참한 상황을 아룁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주님은 나의 하나님이시니, 주님의 명성에 어울리게 나를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사랑은 그지없으시니, 나를 건져 주십시오. 나는 가난하고 빈곤합니다. 내 마음이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나는 석양에 기우는 그림자처럼 사라져가고, 놀란 메뚜기 떼처럼 날려 갑니다. 금식으로, 나의 두 무릎은 약해지고, 내 몸에서는 기름기가 다 빠져서 수척해졌습니다. 나는 사람들의 조소거리가 되고, 그들은 나를 볼 때마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멸시합니다.”(21-25) 

 

시인은 주님께 요청합니다. 그는 상처 입은 자신의 몸과 영혼을 구원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시인은 주님 앞에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는 금식하며 기도하느라 두 무릎도 약해졌고 몸도 매우 수척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초라해진 시인의 몰골을 보며 놀리거나 멸시하기까지 했습니다. 아마도 믿음 없는 자들의 눈에는 시인의 간절한 기도가 부질없어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말합니다. 주님의 명성에 어울리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입니다(21). 이 표현은 시편에 종종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어려움에 처한 시인들은 주님께 도움을 구합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도우시는 속도가 느리거나 주님께서 도움을 외면한다고 느낄 때, 시인들은 이러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믿음 없는 자들이 기도에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을 보며, 하나님이 무능력하다거나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길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인들은 하나님의 살아계심하나님의 능력 있음을 드러내실 수 있게 기도에 응답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마음을 돌아본 시인

 

이어서 시인은 마치 이미 하나님께서 도움의 손길을 펼치셨다는 듯이 기도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주, 나의 하나님, 나를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으신 사랑을 따라,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주님, 이것은 주님께서 손수 하신 일이며, 바로 주님이 이 일을 이루셨음을 그들이 알게 해주십시오. 그들이 나에게 저주를 퍼부어도, 주님은 나에게 복을 주십니다. 그들은 치려고 일어났다가 부끄러움을 당하여도, 주님의 종은 언제나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 나를 고발하는 사람들은 수치를 뒤집어쓰게 해주시고, 그들이 받을 수모를 겉옷처럼 걸치고 다니게 해주십시오.”(26-29) 

 

시인은 이미 주님의 도움이 도래했다는 듯이 노래합니다. 시인은 기도를 하다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를 의지하는 자에게 복을 주시는 분, 악인은 부끄러움을 당해도 주님을 의지하는 자는 즐겁게 하시는 분임을 깨닫게 됩니다. 평소 우리도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다가도 위기가 닥치면 곧바로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의 오랜 습성입니다. 시인도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주님은 선한 사람들은 도우시고, 악한 사람들은 벌하시는 분임을 잠시 잊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도움, 나의 노력 

 

오늘 우리는 시편 109편을 통해서 무고한 자가 받은 고통에 대해 나눴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선으로 대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것은 악이었습니다. 아마도 시인은 착하게 사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잘해줘 봐야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시인은 악인들에게 받은 그 저주의 기도문을 그대로 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자들을 향해, 그들이 저주하기를 좋아하였으니, 그 저주가 그들에게 고스란히 내리게 해 달라고(17) 기도했습니다. 시인의 마음은 단단히 닫혔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끝내 이러한 자신의 악한 생각을 거둡니다. 그는 주님께 기도를 드리던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던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믿음 생활은 쉽지 않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길은 자기 손해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실제로 그렇게 사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의 능력으로는 결코 악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주님이 나를 통해 일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노력, 나의 애씀이 없어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도움나의 노력이 합쳐질 때,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게 됩니다. 우리를 도우실 주님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작가야의 말씀살롱

살롱(salon)에서 성경에 담긴 생명과 평화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with 청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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